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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억년전 박테리아도 자외선 차단제가 있었다?



(A sunshield for iron-oxidizing bacteria: These tiny organisms build their own sun umbrella by forming iron minerals or rust around their cells; this protects them from harmful UV rays. Image: Kappler/Gauger/University of Tübingen)

 
 우리는 평소에 그 고마움을 모르고 살아가지만, 인간을 비롯한 지상의 생물들이 안전하게 살 수 있는 이유는 지구의 오존층 덕분입니다. 자외선 가운데 UV-C(100~280nm 파장)는 강력한 전리방사선으로 DNA에 심한 손상을 줄 수 있어 특히 위험하지만, 다행히 오존층에서 완전히 차단당합니다.


 하지만 지금으로부터 30~40억 년 전, 지구 역사의 초창기에는 대기 중 산소 농도가 매우 희박했습니다. 당시에는 광합성을 하는 생명체가 등장하기 전이니까요. 오존층은 대기 중 산소에서 생성되므로 당연히 오존층이 없어 해로운 자외선이 그대로 지표로 쏟아지던 시절이었습니다. 따라서 생명체는 바다 깊은 곳에서만 살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동시에 과학자들은 수십 억 년 전 광합성을 하는 박테리아가 바다 표면에서 산소를 만들었다는 것도 알고 있습니다. 그렇게 하지 않았다면 지구 대기에 지금처럼 산소가 풍부하지 못했을 것이고 육지로 생명체가 이동하지도 못했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이 모순을 해결할 유일한 가설은 고대 광합성 박테리아가 자외선을 차단할 매우 효과적인 방법을 개발했다는 것입니다. 다만, 어떻게 그것이 가능했는지는 화석상의 증거로 남기가 매우 어려워 정확한 방법을 알아내기는 어렵습니다. 

 튀빙겐 대학교(University of Tübingen)의 티나 가우거(Tina Gauger)와 안드레아스 카플러(Andreas Kappler) 교수는 지질학(Geology) 최신호에 어쩌면 얇은 두께의 철 화합물이 초기 미생물들에게 자외선 차단 기능을 제공했을 수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들이 주목한 것은 30억 년 전 바다에 흔하게 존재했던 미생물입니다. 당시 바다에는 지금과는 달리 철 이온이 풍부했고 초기 광합성 미생물은 이를 이용해 철을 산화시켜 산소를 만드는 대신 산화철을 만들었습니다. 이들이 만든 거대한 퇴적층은 현재 중요한 철광석 자원이기도 하죠. 

 연구팀은 현재 존재하는 이들의 후손을 대상으로 산화철 광물인 페리하이드라이트(ferrihydrite)의 유무에 따라 UV-C 자외선에 어떻게 반응하는지를 연구했습니다. 그 결과 놀랍게도 나노미터 크기의 페리하이드라이트 화합물이 박테리아의 표면에 일종의 자외선 차단제를 만들어 강력한 자외선 환경에서도 버틸 수 있는 보호막을 제공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연구팀은 이 결과를 토대로 어쩌면 30억 년 전 초기 광합성 박테리아들이 천연적인 자외선 차단제를 이용해서 얕은 바다에서도 생존이 가능했을 것이라는 가설을 세웠습니다. 물론 현재는 오존층이 있어서 이런 자외선 차단 시스템은 필요하지 않지만, 지구 초기의 박테리아들에게는 유용했을 것입니다. 


 물론 30억 년 전 박테리아들이 정말 철 화합물을 자외선 차단제로 사용했는지는 더 과학적 검증이 필요합니다. 어쩌면 더 기발한 방법을 사용했을 수도 있겠죠. 분명한 사실은 생명 진화가 당시 박테리아들에게 자외선을 이기는 방법을 알려줬기 때문에 우리가 지금 존재한다는 사실입니다.  
 참고 ​


Journal Reference:
  1. Tina Gauger, Kurt Konhauser, Andreas Kappler. Protection of phototrophic iron(II)-oxidizing bacteria from UV irradiation by biogenic iron(III) minerals: Implications for early Archean banded iron formationGeology, 2015; G37095.1 DOI: 10.1130/G370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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