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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 이야기 201 - 항성과 행성사이의 새로운 천체들 ?



 오랬동안 천문학자들은 태양계 밖의 천체에 대해서는 스스로 빛나는 별인 항성보다 더 크고 밝은 천체만을 다뤄야만 했습니다. 예를 들어 태양계 밖의 행성은 수십년 전만 해도 관측이 어려웠습니다. 그러나 지난 수년간 급격한 관측 기술의 진보로 인해 이제 천문학자들은 적어도 1000 개 이상의 외계 행성을 밝혀낸 상태이며 이 숫자는 시간이 지날 수록 기하 급수적으로 증가하게 될 것으로 보입니다. 현재 추세라면 행성보다 작은 소행성/위성을 밝혀내는 것도 시간 문제이지만 이렇게 되면서 새로운 문제가 발생하고 있습니다. 즉 행성은 어디까지인가 하는 것이죠.


 이전에도 소개드린 것처럼 갈색 왜성의 경계에 근접한 외계 행성이 발견되는 것은 물론이고 이런 천체들이 모항성에서 꽤 멀리 떨어진 경우들도 같이 보고되고 있습니다. ( http://jjy0501.blogspot.kr/2013/12/Bizarre-exoplanet.html 참조) 이런 행성급 천체들의 경우 사실 원시 행성계 원반 (protoplanetary disc) 에서 생성되었다고 보기에는 거리나 크기 면에서 다소 무리가 있습니다.


 최근 토론토 대학 (University of Toronto) 대학의 연구자들은 지구에서 대략 440 광년 정도 떨어진 항성 주변에서 ROXs 42Bb 란 외계 행성을 발견했습니다. 물론 ROXs 42B 주변을 공전하기 때문에 뒤에 소문자 b 를 붙여 행성임을 표시합니다. 그런데 역시 이 외계 행성 역시 위에서 언급한 문제가 존재합니다. 연구의 주저자인 타인 퀴리 (Thayne Currie, a post-doctoral fellow in U of T's Department of Astronomy & Astrophysics) 는 이 천체를 관측한지 7 년 동안 스펙트럼 분석을 통해 온도, 구성물질 등 많은 것을 알아냈지만 이것이 행성인지 갈색왜성인지 결정하는데는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b 라고 표시된 곳에 있는 ROXs 42Bb   This is an image of the ROXs 42B system obtained with the Keck telescope. The star is located in the center of the masked region. ROXs 42Bb orbits at about 150 astronomical units (AU). (1 AU=the distance from Earth to the Sun.) The other object ("c") is a likely unrelated background star. (Credit: Courtesy of Thayne Currie))


 ROXs 42Bb 는 목성 질량의 6 배에서 15 배 사이에 있는 대형 행성이거나 혹은 작은 갈색왜성으로 (가장 가능성 높은 질량은 9배) 모성에서 무려 157 AU 나 떨어져 있습니다. 이는 목성과 비교할 때 30 배 정도 멀리 떨어진 것입니다. 이전에 소개드린 HD 106906 b 와 마찬가지로 이 천체 역시 원시 행성계 원반에서 생성되었다고 보기에는 너무 멀리 떨어져 있습니다.


 현재의 행성 생성 이론에 따르면 가스 행성은 단단한 핵이 행성된 이후 주변에서 가스를 끌어당겨 덩치를 키우는 것으로 생각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어느 선까지는 모항성에 가까울 수록 몸집을 불리는데 유리하기 때문에 (너무 가까운 위치는 오히려 항성풍에 의해 가스가 적음) 이렇게 먼 장소에서 이런 방식으로 생성되었다고 보기에는 무리가 있습니다. 따라서 다른 대안적 가설로 모항성에서 멀리 떨어진 장소에서 가스들이 뭉쳐 이런 천체가 생겨났다고 봐야겠죠. 연구자들은 디스크 불안정성 (disk instability) 그 메카니즘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이렇게 형성되는 천체들은 대개는 쌍성계를 이루지만 일부 천체들은 행성과 갈색왜성의 경계에 속하게 될 것입니다. (즉 중수소를 통한 핵융합 반응을 일으킬 수 있는 최소 질량인 목성 질량의 13 배가 채 안되는 경우) 연구팀은 이와 같은 천체들을 새로운 카테고리로 봐야 할지 고민하고 있습니다. 


 어디에나 경계에 속하는 것들이 있게 마련인데 과연 이것들을 따로 분류를 해야 할까요 ? 아니면 그냥 양쪽 중 하나로 넣으면 될까요 ? 과학자들도 고민되게 마련일 것입니다. 왜행성의 경우처럼 이런 경우가 다수 존재한다면 새 카테고리를 넣을 수 있겠지만 아직은 소수에 불과한 케이스기 때문에 다소 망설일 수 밖에 없습니다. 결론은 더 관측을 해봐야 알 수 있겠죠.  



 참고 


  Journal Reference:

  1. Thayne Currie, Sebastian Daemgen, John Debes, David Lafreniere, Yoichi Itoh, Ray Jayawardhana, Thorsten Ratzka, Serge Correia. Direct Imaging and Spectroscopy of a Candidate Companion Below/Near the Deuterium-Burning Limit In The Young Binary Star System, ROXs 42BAstrophysical Journal Letters,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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