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 콘텐츠로 건너뛰기

우주 이야기 948 - 퀘이사의 진짜 색은?



(Figure 3—red vs blue quasar: Red quasar: A brief transitional phase where the nascent quasar is enshrouded in gas and dust. This phase appears to be associated with young jets and strong winds, which ultimately drive away the obscuring gas and dust. Blue quasar: An unobscured quasar with signatures of evolved jets and less extreme winds. Credit: S. Munro)

(Red and blue quasars are related within an evolutionary sequence that connects dust-obscured star formation with quasar activity through gas inflow via merging galaxies and outflows from the quasar. With this model the rare red quasar population represents a brief transitional phase between the starburst and the blue quasar phase during which winds and/or jets drive away the obscuring dust, revealing an unobscured blue quasar, and ultimately shutting down the star formation to form a dormant early-type galaxy. Credit: Gemini Observatory, GMOS-South, NSF;  https://www.pxwall.com/4k-high-definition-galaxy-wallpaper/; Adapted by S. Munro)



 퀘이사는 초기 은하에서 발생한 강력한 블랙홀의 제트를 지구 방향에서 관측한 것입니다. 보통 두 개의 은하가 충돌하면서 엄청난 양의 가스가 블랙홀로 유입되는 경우가 대부분으로 이런 일은 우주 초기에 흔했기 때문에 대개의 퀘이사는 먼 거리에서 관측됩니다. 퀘이사의 파장을 분석한 과학자들은 대부분의 퀘이사가 푸른색이라는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하지만 일부 퀘이사는 붉은색입니다. 붉은 퀘이사의 원인은 퀘이사 주변의 먼지와 가스로 인한 것으로 여겨지고 있습니다. 


 더햄 대학의 리젤케 클린트 (Lizelke Klindt, a Ph.D. researcher in Durham University)를 비롯한 연구팀은 붉은 퀘이사가 사실 은하 진화의 과정에서 나타나는 과정 가운데 하나라고 주장했습니다. 연구팀은 Sloan Digital Sky Survey (SDSS) 및 VLA (Very Large Array) 전파 망원경에서 얻은 데이터를 바탕으로 70-110억 광년 거리에 있는 퀘이사 1만개를 분석해 이와 같은 결론을 얻었습니다. 


 우선 가스가 풍부하고 별은 적은 초기 은하가 서로 충돌하면서 새로운 은하 중심 블랙홀에 막대한 가스가 유입되면서 초기 퀘이사가 탄생합니다. 하지만 이 시기에는 아직 합체된 은하 주변에 많은 가스와 먼지가 있어 퀘이사가 붉은색을 띄게 됩니다. 이후 은하와 퀘이사가 진화하면 주변 가스는 정리되고 푸른 퀘이사가 된 후 가스가 고갈되면 평범한 은하로 진화하는 것입니다. (사진)


 과학자들은 퀘이사가 단지 밝을 뿐 아니라 초기 은하의 진화에서 중요한 단계를 보여준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번 연구 역시 그 사실을 다시 확인시키는 연구 결과로 생각됩니다. 



 참고 


L Klindt et al. Fundamental differences in the radio properties of red and blue quasars: evolution strongly favoured over orientation, Monthly Notices of the Royal Astronomical Society (2019). DOI: 10.1093/mnras/stz1771

댓글

이 블로그의 인기 게시물

세상에서 가장 큰 벌

( Wallace's giant bee, the largest known bee species in the world, is four times larger than a European honeybee(Credit: Clay Bolt) ) (Photographer Clay Bolt snaps some of the first-ever shots of Wallace's giant bee in the wild(Credit: Simon Robson)  월리스의 거대 벌 (Wallace’s giant bee)로 알려진 Megachile pluto는 매우 거대한 인도네시아 벌로 세상에서 가장 거대한 말벌과도 경쟁할 수 있는 크기를 지니고 있습니다. 암컷의 경우 몸길이 3.8cm, 날개너비 6.35cm으로 알려진 벌 가운데 가장 거대하지만 수컷의 경우 이보다 작아서 몸길이가 2.3cm 정도입니다. 아무튼 일반 꿀벌의 4배가 넘는 몸길이를 지닌 거대 벌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메가칠레는 1981년 몇 개의 표본이 발견된 이후 지금까지 추가 발견이 되지 않아 멸종되었다고 보는 과학자들도 있었습니다. 2018년에 eBay에 표본이 나왔지만, 언제 잡힌 것인지는 알 수 없었습니다. 사실 이 벌은 1858년 처음 발견된 이후 1981년에야 다시 발견되었을 만큼 찾기 어려운 희귀종입니다. 그런데 시드니 대학과 국제 야생 동물 보호 협회 (Global Wildlife Conservation)의 연구팀이 오랜 수색 끝에 2019년 인도네시아의 오지에서 메가칠레 암컷을 야생 상태에서 발견하는데 성공했습니다.   메가칠레 암컷은 특이하게도 살아있는 흰개미 둥지가 있는 나무에 둥지를 만들고 살아갑니다. 이들의 거대한 턱은 나무의 수지를 모아 둥지를 짓는데 유리합니다. 하지만 워낙 희귀종이라 이들의 생태에 대해서는 거의 알려진 바가 없습니다.  (동영상)...

9000년 전 소녀의 모습을 복원하다.

( The final reconstruction. Credit: Oscar Nilsson )  그리스 아테나 대학과 스웨덴 연구자들이 1993년 발견된 선사 시대 소녀의 모습을 마치 살아있는 것처럼 복원하는데 성공했습니다. 이 유골은 그리스의 테살리아 지역의 테오페트라 동굴 ( Theopetra Cave )에서 발견된 것으로 연대는 9000년 전으로 추정됩니다. 유골의 주인공은 15-18세 사이의 소녀로 정확한 사인은 알 수 없으나 괴혈병, 빈혈, 관절 질환을 앓고 있었던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이 소녀가 살았던 시기는 유럽 지역에서 수렵 채집인이 초기 농경으로 이전하는 시기였습니다. 다른 시기와 마찬가지로 이 시기의 사람들도 젊은 시절에 다양한 질환에 시달렸을 것이며 평균 수명 역시 매우 짧았을 것입니다. 비록 젊은 나이에 죽기는 했지만, 당시에는 이런 경우가 드물지 않았을 것이라는 이야기죠.   아무튼 문명의 새벽에 해당하는 시점에 살았기 때문에 이 소녀는 Dawn (그리스어로는  Avgi)라고 이름지어졌다고 합니다. 연구팀은 유골에 대한 상세한 스캔과 3D 프린팅 기술을 적용해서 살아있을 당시의 모습을 매우 현실적으로 복원했습니다. 그리고 그 결과 나타난 모습은.... 당시의 거친 환경을 보여주는 듯 합니다. 긴 턱은 당시를 살았던 사람이 대부분 그랬듯이 질긴 먹이를 오래 씹기 위한 것으로 보입니다.   강하고 억센 10대 소녀(?)의 모습은 당시 살아남기 위해서는 강해야 했다는 점을 말해주는 듯 합니다. 이렇게 억세보이는 주인공이라도 당시에는 전염병이나 혹은 기아에서 자유롭지는 못했기 때문에 결국 평균 수명은 길지 못했겠죠. 외모 만으로 평가해서는 안되겠지만, 당시의 거친 시대상을 보여주는 듯 해 흥미롭습니다.   참고  https://phys.org/news/2018-01-te...

사막에서 식물을 재배하는 온실 Ecodome

 지구 기후가 변해가면서 일부 지역에서는 비가 더 많이 내리지만 반대로 비가 적게 내리는 지역도 생기고 있습니다. 일부 아프리카 개도국에서는 이에 더해서 인구 증가로 인해 식량과 물이 모두 크게 부족한 현상이 지속되고 있습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한 여러 가지 아이디어들이 나오고 있는데, 그 중 하나가 사막 온실입니다.   사막에 온실을 건설한다는 아이디어는 이상해 보이지만, 실제로는 다양한 사막 온실이 식물재배를 위해서 시도되고 있습니다. 사막 온실의 아이디어는 낮과 밤의 일교차가 큰 사막 환경에서 작물을 재배함과 동시에 물이 증발해서 사라지는 것을 막는데 그 중요한 이유가 있습니다.   사막화가 진행 중인 에티오피아의 곤다르 대학( University of Gondar's Faculty of Agriculture )의 연구자들은 사막 온실과 이슬을 모으는 장치를 결합한 독특한 사막 온실을 공개했습니다. 이들은 이를 에코돔( Ecodome )이라고 명명했는데, 아직 프로토타입을 건설한 것은 아니지만 그 컨셉을 공개하고 개발에 착수했다고 합니다.   원리는 간단합니다. 사막에 건설된 온실안에서 작물을 키움니다. 이 작물은 광합성을 하면서 수증기를 밖으로 내보네게 되지만, 온실 때문에 이 수증기를 달아나지 못하고 갖히게 됩니다. 밤이 되면 이 수증기는 다시 응결됩니다. 그리고 동시에 에코돔의 가장 위에 있는 부분이 열리면서 여기로 찬 공기가 들어와 외부 공기에 있는 수증기가 응결되어 에코돔 내부로 들어옵니다. 그렇게 얻은 물은 식수는 물론 식물 재배 모두에 사용 가능합니다.  (에코돔의 컨셉.  출처 : Roots Up)   (동영상)   이 컨셉은 마치 사막 온실과 이슬을 모으는 담수 장치를 합쳐놓은 것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물론 실제로도 잘 작동할지는 직접 테스트를 해봐야 알 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