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 콘텐츠로 건너뛰기

우주 이야기 946 - 거대 질량 블랙홀을 들여다본 ALMA



(Credit: ALMA (ESO/NAOJ/NRAO), B. Boizelle; NRAO/AUI/NSF, S. Dagnello; Hubble Space Telescope (NASA/ESA); Carnegie-Irvine Galaxy Survey)


  과학자들이 세계 최대의 전파 망원경인 ALMA를 이용해 블랙홀 주변의 sphere of influence 내부를 들여다보고 거대 질량 블랙홀의 질량을 알아내는데 성공했습니다. 벤자민 보이젤레(Benjamin Boizelle, a postdoctoral researcher at Texas A&M University)가 이끄는 텍사스 A&M 대학 (Texas A&M University)과 캘리포니아 대학 (University of California, Irvine)의 과학자들은 지구에서 1억 광년 떨어진 대형 타원 은하인 NGC 3258를 관측했습니다. 


 이런 대형 은하의 중심에는 태양 질량의 수십억 배에 달하는 초대형 블랙홀이 존재하는데, 은하 중심과 블랙홀을 연구하는 과학자들에게 중요한 연구 목표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사실 은하 중심 블랙홀의 질량을 정확히 측정하는 일은 과학자들에게도 상당한 도전입니다. NGC 3258의 중심에는 태양 질량의 22.5억배에 달하는 질량을 지닌 거대 질량 블랙홀이 있는 것으로 생각되지만, 이를 검증할 수단이 필요합니다. 


 통상 블랙홀의 질량은 블랙홀 주변의 물체의 공전 속도를 측정해서 간접적으로 알아냅니다. 예를 들어 블랙홀 주변을 공전하는 별이 있고 이 별의 질량, 공전 주기, 공전 궤도를 알면 블랙홀의 질량을 역으로 계산할 수 있는 것입니다. 하지만 이 경우에도 별을 관측하기에 너무 멀리 떨어진 블랙홀이나 먼지나 가스에 가려 보이지 않는 경우에 측정이 어렵습니다. 


 연구팀은 ALMA의 서브밀리미터 파장 관측 능력을 이용해서 NGC 3258 중심 블랙홀 주변의 가스 원반의 공전 속도를 알아냈습니다. 블랙홀 주변에는 중력으로 인해 여러 개의 가스 고리가 형성되는데, 이렇게 블랙홀의 중력이 지배하는 공간을 sphere of influence라고 부릅니다. NGC 3258의 거대 질량 블랙홀은 크기 만큼이나 이 범위가 커서 블랙홀 주변에서 500광년 떨어진 거리까지 거대 가스 디스크가 존재합니다. 이런 가스와 먼지에 가린 디스크는 적외선이나 가시광보다 파장이 긴 밀리미터/서브밀리미터 관측이 더 유리합니다. 특히 연구팀이 집중한 것은 일산화탄소 (CO)의 파장이었습니다. 


 이번 연구에서 밝혀진 흥미로운 사실은 500광년 거리에서 디스크의 이동 속도가 시속 100만km 정도인 반면 가장 안쪽인 65광년 거리에서는 시속 300만km로 세 배 정도 빠르다는 것입니다. 이 가스 디스크의 구조와 입자의 이동 속도를 통해 과학자들은 12% 정도 오차 범위에서 블랙홀의 질량을 밝히고 블랙홀 주변 환경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습니다. 


 블랙홀은 이름처럼 검지도 않고 모든 것을 흡수하는 역할을 하는 천체가 아닙니다. 블랙홀의 중력과 제트는 은하계의 물질을 분포를 바꿔 은하 진화에 결정적인 역할을 담당합니다. 아직도 수많은 미스터리가남은 블랙홀은 우주에서 가장 매력적인 연구 대상입니다. 


 참고 


B. Boizelle, et al. A Precision Measurement of the Mass of the Black Hole in NGC 3258 from High-Resolution ALMA Observations of its Circumnuclear Disk. The Astrophysical Journal:, Preprint: arxiv.org/abs/1906.06267


댓글

이 블로그의 인기 게시물

100 테슬라급 자기장 도달

 미국의 로스 알라모스 국립 연구소 (Los Alamos National Laboratory) 에서 과학자들이 지금까지 인간이 개발한 가장 강력한 자기장을 발생시키는 장치 개발에 도전하고 있습니다. 자기장의 세기를 나타내는 방법으로 자기력선의 밀도를 나타내기 위해 단위 면적당 자기력선의 수를 표시하는 단위인 테슬라 (T) 가 있습니다. (1T = 1Wb/㎡  웨버 (Wb) 는 자속의 단위)   의료용으로 사용되는 초전도체를 이용한 MRI 의 경우 1.5 - 3 테슬라급의 강력한 자기장으로 인체 내부를 볼 수 있게 만들지만 과학 연구용으로 이보다 더 강력한 자기장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최근에 등장한 90 테슬라급 자기장에 이어 이번에 로스 알라모스 국립 연구소에서는 100 테슬라급인 100.75 T 를 실현 했다고 합니다.   이를 구현한 것은 18000 파운드 (8.16 톤 정도) 의 코일과 여기에 에너지를 공급할 1200 메가줄 (Megajoule) 급 모터 제네레이터등의 설비입니다.  (   The 1,200-megajoule motor generator that powers the magnetic pulse.  )  이와 같은 연구를 통해 알아내고자 하는 것은  Quantum Phase transitions and new ultra high field magnetic states Electronic Structure determination Topologically protected states of matter  로 요약할 수 있다고 합니다.   아무튼 수 T 급 MRI 만 해도 자기장의 힘이 엄청난데 100 T 라니 엄청난 자기장이네요. 이는 지구 자기장 세기보다 200만배 강력한 (물론 좁은 범위에서 작용하는 자기장이라 지구 전체...

고대 양서류 이야기 (2) - 악어를 닮은 거대 양서류들

  페름기에는 다양한 양막류가 진화해서 앞서 소개한 육상형 템노스폰딜리는 점차 설 자리를 잃게 됩니다. 하지만 양서류는 본래 자신의 서식지인 물과 습지에서 여전히 번성을 누렸습니다. 당시에는 악어류 같은 대형 양서형 파충류도 없던 시절이었기 때문에 이와 비슷한 생태학적 지위는 여전히 양서류의 몫이었습니다. 이들에 대한 이야기는 제 책인 포식자에서 비교적 간단히 다뤘는데, 오늘은 여기에 대한 보충 설명입니다.  책 정보:  http://book.naver.com/bookdb/book_detail.nhn?bid=13347200 Yes 24:  http://www.yes24.com/24/goods/58772859 11번가:  http://books.11st.co.kr/product/SellerProductDetail.tmall?method=getSellerProductDetail&prdNo=1977867160 알라딘:  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134877825 교보문고:  http://www.kyobobook.co.kr/product/detailViewKor.laf?ejkGb=KOR&mallGb=KOR&barcode=9788970447988&orderClick=LAG&Kc= 인터파크 :  http://book.interpark.com/product/BookDisplay.do?_method=detail&sc.prdNo=279593764&sc.saNo=003002003&bid1=search_auto&bid2=detail&bid3=prd_img&bid4=001 영풍문고:  http://www.ypbooks.co.kr/book.yp?bookcd=100843205&gubun=NV ...

이빨이 다시 진화한 개구리

  ( CT scans of Gastrotheca guentheri skulls revealed what appeared to be identical rows of teeth on both the upper and lower jaws, which researchers later confirmed through dissection. Credit: Florida Museum/Daniel Paluh )  개구리는 2억년 전 진화 과정에서 이빨을 잃어버리고 큰 턱과 혀를 이용해 곤충 같은 작은 먹이를 잡아 먹는 방향으로 진화했습니다. 파충류나 포유류 같은 다른 사지류와의 경쟁에서 밀려 양서류가 쇠퇴하고 멸종하던 시기에도 개구리는 여전히 생존할 수 있었던 비결입니다.   이빨이 없는 덕분에 큰 혀를 발사하기 편해졌을지는 모르지만, 이빨이 없으면 종종 불편할 때가 있습니다. 씹는 대신 삼키기 때문에 음식을 씹을 수 없다는 점은 문제되지 않지만, 필사적으로 달아나려는 먹이를 잡기 힘들기 때문입니다. 이런 이유 때문에 일부 개구리는 이빨 같이 보이는 엄니 (fang)을 지니고 있으나 이는 사라진 이빨이 다시 난 것이 아니라 다른 부분이 진화한 것입니다.   이는 돌로의 법칙 ( Dollo's Law )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진화 과정에서 퇴화한 부분이 다시 생겨나지 않으며 대신 필요하면 다른 부분이 진화해 그 역할을 대신한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아가미가 사라진 사지 동물은 다시 물에 들어온다고 해도 아가미가 다시 생기진 않습니다. 대신 고래처럼 폐가 커져서 그 기능을 대신하게 됩니다.   하지만 모든 법칙엔 예외가 있기 마련입니다. 남미에서 발견된 멸종 위기 개구리 중 하나인 구엔터 유대류 개구리 ( Gastrotheca guentheri, Guenther's marsupial frog, dentate marsupial frog)는 완전한 형태의 이빨을 지니고 있습니다. 참고로 유대류 개구리라는 명칭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