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 콘텐츠로 건너뛰기

코끼리 똥은 얼마나 많은 쇠똥구리를 먹일 수 있을까?

 


(An adult and a young savanna elephant near the Mpala Research Centre in central Kenya. Credit: Frank Krell)






(Typical elephant droppings found on the road near the Mpala Research Centre in Laikipia, Kenya in 2003. Credit: Dr. Frank Krell/ Denver Museum of Nature & Science)



(Dung beetle Sybax impressicollis, collected on March 8, 2003, from elephant dung in Laikipia, Kenya. The catalogue number is DMNS ZE.133395. It is the first record of this species for Kenya. Credit: Frank Krell)





(One elephant bolus after a night's work by dung beetles. Credit: Frank Krell)

쇠똥구리는 분해가 어려운 대형 초식동물의 배설물을 빠르게 분해해 순환시키는 자연의 청소부입니다. 과거에는 우리나라에도 많았지만, 야생동물이 자취를 감추고 소 역시 항생제를 사용하는 경우가 늘면서 자취를 이제는 보기 힘들어진 상태입니다. 하지만 아직도 아프리카 초원지대에는 수많은 쇠똥구리가 살고 있습니다.

영국 런던 자연사 박물관의 프랭크 크렐 (Frank Krell)은 쉽게 대답하기 어렵지만, 흥미로운 질문에 대해 연구했습니다. 코끼리가 똥을 쌓면 얼마나 많은 쇠똥구리를 먹일 수 있는가 입니다. 물론 흥미만이 아니라 사실 과학적으로도 의미 있는 질문입니다.

크렐은 아내와 함께 3년 간 케냐 중부에 있는 라이키피아 (Laikipia)에서 쇠똥구리를 연구했습니다. 이곳에서는 화장실이 없는 곳에서 대변을 보더라도 대개 30분 안에 사라질 정도로 쇠똥구리가 많습니다. 이렇게 쇠똥구리가 많은 이유는 먹이를 공급하는 코끼리가 5000-7500마리나 서식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코끼리 똥은 아주 쉽게 구분할 수 있기 때문에 연구팀은 시간대에 따라 똥 덩어리 샘플을 확보해 그 안에 얼마나 많은 쇠똥구리가 있는지 조사했습니다. 조사하는 방법은 단순합니다.

코끼리 똥 덩어리와 그 아래 있는 흙을 떠온 후 물에다 풀어 확인하면 됩니다. 그러면 흙과 똥은 가라앉고 쇠똥구리는 물 위에 뜹니다. 이곳의 쇠똥구리는 굳이 경단을 만들지 않고 코끼리 똥 덩어리 안에서 식사를 한 후 그 아래 흙으로 몸을 숨깁니다.

연구팀은 낮 시간대에는 코끼리 똥 덩어리 안에 3,300마리의 쇠똥구리가 있다는 사실을 알아냈습니다. 그리고 더 먹고 난 후에는 총 13,400마리의 쇠똥구리가 남은 똥의 잔해와 흙 속에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놀랍게도 이 많은 쇠똥구리가 2파운드 (0.9kg)의 똥 덩어리에서 나왔습니다.

연구팀은 이를 바탕으로 하루에 코끼리 한마리가 200만 마리의 쇠똥구리가 먹을 양식을 제공한다고 추정했습니다. 그리고 이 지역에는 140억 마리의 살아갈 수 있는 똥 자원이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이 정도 숫자면 어디서 대변을 봐도 순식간에 사라진다는 이야기가 과장이 아닐 것 같습니다.

참고

https://phys.org/news/2024-07-elephant-sustain-million-dung-beetles.html

Frank-Thorsten Krell et al, One elephant may sustain 2 million dung beetles in East African savannas on any given day, The Science of Nature (2024). DOI: 10.1007/s00114-024-01894-9

댓글

이 블로그의 인기 게시물

100 테슬라급 자기장 도달

 미국의 로스 알라모스 국립 연구소 (Los Alamos National Laboratory) 에서 과학자들이 지금까지 인간이 개발한 가장 강력한 자기장을 발생시키는 장치 개발에 도전하고 있습니다. 자기장의 세기를 나타내는 방법으로 자기력선의 밀도를 나타내기 위해 단위 면적당 자기력선의 수를 표시하는 단위인 테슬라 (T) 가 있습니다. (1T = 1Wb/㎡  웨버 (Wb) 는 자속의 단위)   의료용으로 사용되는 초전도체를 이용한 MRI 의 경우 1.5 - 3 테슬라급의 강력한 자기장으로 인체 내부를 볼 수 있게 만들지만 과학 연구용으로 이보다 더 강력한 자기장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최근에 등장한 90 테슬라급 자기장에 이어 이번에 로스 알라모스 국립 연구소에서는 100 테슬라급인 100.75 T 를 실현 했다고 합니다.   이를 구현한 것은 18000 파운드 (8.16 톤 정도) 의 코일과 여기에 에너지를 공급할 1200 메가줄 (Megajoule) 급 모터 제네레이터등의 설비입니다.  (   The 1,200-megajoule motor generator that powers the magnetic pulse.  )  이와 같은 연구를 통해 알아내고자 하는 것은  Quantum Phase transitions and new ultra high field magnetic states Electronic Structure determination Topologically protected states of matter  로 요약할 수 있다고 합니다.   아무튼 수 T 급 MRI 만 해도 자기장의 힘이 엄청난데 100 T 라니 엄청난 자기장이네요. 이는 지구 자기장 세기보다 200만배 강력한 (물론 좁은 범위에서 작용하는 자기장이라 지구 전체...

고대 양서류 이야기 (2) - 악어를 닮은 거대 양서류들

  페름기에는 다양한 양막류가 진화해서 앞서 소개한 육상형 템노스폰딜리는 점차 설 자리를 잃게 됩니다. 하지만 양서류는 본래 자신의 서식지인 물과 습지에서 여전히 번성을 누렸습니다. 당시에는 악어류 같은 대형 양서형 파충류도 없던 시절이었기 때문에 이와 비슷한 생태학적 지위는 여전히 양서류의 몫이었습니다. 이들에 대한 이야기는 제 책인 포식자에서 비교적 간단히 다뤘는데, 오늘은 여기에 대한 보충 설명입니다.  책 정보:  http://book.naver.com/bookdb/book_detail.nhn?bid=13347200 Yes 24:  http://www.yes24.com/24/goods/58772859 11번가:  http://books.11st.co.kr/product/SellerProductDetail.tmall?method=getSellerProductDetail&prdNo=1977867160 알라딘:  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134877825 교보문고:  http://www.kyobobook.co.kr/product/detailViewKor.laf?ejkGb=KOR&mallGb=KOR&barcode=9788970447988&orderClick=LAG&Kc= 인터파크 :  http://book.interpark.com/product/BookDisplay.do?_method=detail&sc.prdNo=279593764&sc.saNo=003002003&bid1=search_auto&bid2=detail&bid3=prd_img&bid4=001 영풍문고:  http://www.ypbooks.co.kr/book.yp?bookcd=100843205&gubun=NV ...

이빨이 다시 진화한 개구리

  ( CT scans of Gastrotheca guentheri skulls revealed what appeared to be identical rows of teeth on both the upper and lower jaws, which researchers later confirmed through dissection. Credit: Florida Museum/Daniel Paluh )  개구리는 2억년 전 진화 과정에서 이빨을 잃어버리고 큰 턱과 혀를 이용해 곤충 같은 작은 먹이를 잡아 먹는 방향으로 진화했습니다. 파충류나 포유류 같은 다른 사지류와의 경쟁에서 밀려 양서류가 쇠퇴하고 멸종하던 시기에도 개구리는 여전히 생존할 수 있었던 비결입니다.   이빨이 없는 덕분에 큰 혀를 발사하기 편해졌을지는 모르지만, 이빨이 없으면 종종 불편할 때가 있습니다. 씹는 대신 삼키기 때문에 음식을 씹을 수 없다는 점은 문제되지 않지만, 필사적으로 달아나려는 먹이를 잡기 힘들기 때문입니다. 이런 이유 때문에 일부 개구리는 이빨 같이 보이는 엄니 (fang)을 지니고 있으나 이는 사라진 이빨이 다시 난 것이 아니라 다른 부분이 진화한 것입니다.   이는 돌로의 법칙 ( Dollo's Law )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진화 과정에서 퇴화한 부분이 다시 생겨나지 않으며 대신 필요하면 다른 부분이 진화해 그 역할을 대신한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아가미가 사라진 사지 동물은 다시 물에 들어온다고 해도 아가미가 다시 생기진 않습니다. 대신 고래처럼 폐가 커져서 그 기능을 대신하게 됩니다.   하지만 모든 법칙엔 예외가 있기 마련입니다. 남미에서 발견된 멸종 위기 개구리 중 하나인 구엔터 유대류 개구리 ( Gastrotheca guentheri, Guenther's marsupial frog, dentate marsupial frog)는 완전한 형태의 이빨을 지니고 있습니다. 참고로 유대류 개구리라는 명칭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