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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면 부족으로 인한 기억력 장애를 약물로 치료할 수 있다?

 


(Memory engram cells in the brainFENS Forum/Robbert Havekes CC BY-SA 4.0)

수면 부족은 여러 가지 문제를 만들 수 있는데, 그중 하나는 다음날 기억력과 집중력 감소입니다. 이렇게 수면 부족으로 인해 집중력과 기억력이 감소하면 결국 해결책은 잠을 충분히 자는 것 뿐입니다. 하지만 네덜란드 흐로닝언 대학의 로버트 하베커스 교수 (Dr Robbert Havekes, association professor in neuroscience at the University of Groningen)가 이끄는 연구팀은 약물 치료를 통해 이를 호전시킬 수 있다는 놀라운 결과를 내놓았습니다.

연구팀은 기억력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해마 (hippocampus)에 주목했습니다. 해마는 단기 기억을 보관했다가 장기 기억으로 전환하는 역할을 합니다. 예를 들어 장소를 기억하는 공간 기억이나 사람을 인식하는 사회적 기억을 저장하는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리고 다시 이 기억을 꺼내는 데도 역할을 합니다.

연구팀은 쥐를 이용한 동물 모델에서 해마를 활성화시키는 약물이 수면 부족으로 기억에 장애가 온 쥐의 행동을 바꿀 수 있는지 검증했습니다. 우선 형제와 같이 생활하던 쥐에게 새로운 쥐를 넣는 실험을 했습니다. 이 경우 쥐는 이미 알고 있는 형제보다 새로운 쥐에 더 관심을 보입니다. 하지만 하루 지나면 역시 관심도가 떨어지게 됩니다. 두 번째는 물건의 위치를 옮겨 놓고 파악하게 하는 것입니다.

하루 정도 간격을 두고 실험을 하면 수면이 부족한 쥐는 전날 만났던 새로운 쥐를 기억 못하고 적극적으로 흥미를 보이거나 물건의 위치를 기억하지 못하는 행동을 보입니다. 연구팀은 이런 쥐에게 천식과 만성 폐쇄성 폐질환 (COPD)에 사용하는 약물인 로플루밀라스트 (roflumilast)를 투여했습니다. 그러자 수면 부족 쥐에서 사회적 기억력이 회복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공간 지각 능력을 복원하기 위해서는 발기부전 치료제인 바데나필 (vardenafil)을 투여했는데, 이 역시 효과를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연구팀은 이 결과를 토대로 수면 부족 후 기억력 장애가 기억 자체에 문제가 생겨서라기 보다는 기억을 불러들이는데 장애가 생긴 것으로 약물로 완화시킬 수 있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사람에서도 비슷한 효과가 있다면 교대 근무나 장거리 비행 후 시차 적응에 힘들어하는 사람에게 사용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이런 용도로 인간에서의 임상 시험이 진행될지는 모르겠지만, 만약 효과가 있다고 하면 엉뚱한 데 사용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특히 우리 나라에서는 밤생 공부하는 수험생이에게 무리하게 처방하지 않을까 벌써부터 우려가 생깁니다. 다만 당장에는 사람에서 입증된 것도 아니고 부작용이 없는 약물도 아니라서 벌써 걱정할 필요는 없어 보입니다.

참고

https://newatlas.com/medical/memories-sleep-deprivation-restored/

https://www.eurekalert.org/news-releases/1049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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