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redit: YMTC)
낸드 플래시 메모리는 셀 하나에 많은 데이터를 저장할수록 수명이 급격히 짧아지는 특성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초기 나온 TLC 낸드의 경우 보통 지우고 다시 쓸 수 있는 횟수(P/E cycle)가 1000번 이내였습니다. 그리고 QLC의 경우 200회 정도에 불과했습니다. 하지만 메모리 제조사들은 여러 가지 방법을 통해 이 횟수를 점점 더 늘려나갔고, SSD나 다른 낸드 플래시 제품의 용량도 커지면서 낸드 플래시 메모리의 수명 문제는 대개의 일반 소비자들이 걱정하지 않아도 되는 수준이 됐습니다.
그런데 중국의 메모리 제조사인 YMTC (양쯔강 메모리 테크놀로지사)가 P/E 사이클이 4000회에 달하는 QLC 낸드 플래시 메모리를 개발했다고 발표했습니다. YMTC는 중국 정부의 막대한 지원을 받아 설립된 메모리 제조사로 2021년부터 우한의 300mm 웨이퍼 팹에서 낸드 플래시 메모리를 제조하고 있습니다.
이 회사가 내세우고 있는 기술은 XTacking이라는 제조 방식으로 메모리 어레이와 주변 회로를 별도의 웨이퍼에서 제조한 후 하이브리드 본딩으로 붙이는 방식입니다. 수율이 낮고 제조가 까다롭긴 하나 밀도와 속도를 높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사실은 미국의 Xperi에서 개발한 방식을 이 회사에서 사용하는 것입니다.
(동영상)
아무튼 이렇게 해서 만든 X3-6070 3D QLC NAND 메모리는 4세대 3D 낸드 기술을 적용해 128층으로 제조되며 XTacking 3.0 아키텍처를 사용해 2400MT/s의 속도를 확보했습니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P/E 사이클을 4000회나 확보해 일반적으로 1000-3000회 사이인 현재 나오는 TLC 메모리를 크게 뛰어넘고 있습니다. 기존의 QLC가 보통 200회이고 많아 봐야 1000회 정도인 점을 생각하면 수명 문제를 완전히 해결한 QLC라고 불러도 과언이 아닌 셈입니다.
놀라운 성과이기는 하나 시장에서 얼마나 성공을 거둘 수 있을지는 두고봐야 알 수 있습니다. 현재 사용되는 QLC SSD도 사실 저장 용량이 매우 커지면서 200회 정도의 P/E 사이클이라도 큰 문제가 없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1TB SSD 기준으로 200TB의 데이터를 쓰고 지우려면 매일 열심히 30GB씩 쓰고 지워도 20년에 가까운 시간이 필요합니다. QLC든 TLC든 사실 가장 중요한 요소는 바로 가격입니다.
YMTC는 무려 240억 달러에 달하는 자금을 지원받아 팹을 건설하고 SSD 제품들도 출시했으나 아직 시장에서 존재감은 미미한 상황입니다. 따라서 높은 가격을 부를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에 가격 경쟁력을 확보할 수 없다면 이미 많은 투자를 해놓은 선두 주자를 따라잡기가 쉽지 않을 것입니다. 놀라운 성과이기는 하지만, 시장에서 성공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는 두고봐야 알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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