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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로 발견된 오파비니아


 

(Artistic reconstruction of Utaurora comosa from the Wheeler Formation, Utah, USA (Cambrian: Drumian). Credit: Artwork by F. Anthony)




(Utaurora comosa from the Wheeler Formation, Utah, USA (Cambrian: Drumian). Holotype and only known specimen, accessioned at the Division of Invertebrate Paleontology in the Biodiversity Institute at the University of Kansas. Credit: S. Pates.)



 지금으로부터 약 5억 년 전 캄브리아기의 기괴한 생물체들을 설명할 때 단골로 등장하는 고대 생물이 바로 5개의 눈을 가진 괴생물 오파비니아 (Opabinia regalis)입니다. 이상하게 늘어난 집게 같은 입은 물론이고 현생 동물에서는 보기 힘든 5개의 기괴한 눈 때문에 버제스 혈암에서 발겨된 괴생물체 가운데 아노말로카리스와 함께 대중적인 인기가 높은 고생물이기도 합니다. 제 책인 포식자에서도 소개한 바 있습니다. 



 책 정보: http://book.naver.com/bookdb/book_detail.nhn?bid=13347200



 그런데 잘 알려지지 않은 사실 가운데 하나가 오파비니아가 100년 넘게 근연종이 발견되지 않은 희귀종이라는 것입니다. 아노말로카리스가 여러 근연종이 발견된 것과 대조적입니다. 



 하버드 대학 생물 및 진화 생물학과 (Department of Organismic and Evolutionary Biology (OEB))의 연구팀은 유타주에 있는 캄브리아기 중기에 해당되는 휠러 지층 (Wheeler Formation of Utah)에서 발견된 우타우로라 콤모사(Utaurora comosa)의 화석을 다시 분석했습니다. 2008년 발굴 당시 이 화석은 아노말로카리스 같은 라디오돈트 (radiodont) 무리로 생각했습니다. 라디오돈트와 오파비니아 같은 생물들은 절지 동물의 조상 그룹으로 여겨지고 있습니다. 



 연구팀은 현생 절지동물 및 근연동물, 라디오돈트의 화석과 우타우로라의 화석을 면밀히 비교했습니다. 그 결과 머리 부분의 보존 상태가 좋지 않아 눈이 다섯 개인지는 확인할 수 없지만, 오파비니아와 가장 근접한 생물이라는 사실이 밝혀졌습니다. 두 번째 오파비니아류 (Opabiniid)가 100년 만에 발견된 셈입니다. 



 라디오돈트, 오파비니아, 그리고 여러 가지 초기 절지동물문 근연 그룹의 진화 과정에 대해서는 아직도 모르는 부분이 많습니다. 다섯 개의 눈을 지닌 현생 동물이 없는 점을 볼 때 오파비니아는 후손 없이 사라진 것으로 보이지만, 이들이 어떻게 이런 이상한 형태로 진화했고 사라졌는지는 거의 알려진 바가 없었습니다. 



 연구팀에 따르면 우타우로라는 오파비니아보다 수백만년 이전 지층에서 발견되었기 때문에 오파비니아 보다 조상뻘에 해당하는 생물입니다. 앞으로 오파비니아류의 화석이 더 발굴되고 연구가 이뤄진다면 대체 무슨 사연으로 눈이 다섯 개가 되었는지도 알 수 있을 것입니다. 



 참고 



 New opabiniid diversifies the weirdest wonders of the euarthropod stem group, Proceedings of the Royal Society B: Biological Sciences (2022). DOI: 10.1098/rspb.2021.2093. rspb.royalsocietypublishing.or … .1098/rspb.2021.2093


https://phys.org/news/2022-02-century-opabiniid.html


https://en.wikipedia.org/wiki/Opabin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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