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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 이야기 1121 - 우라늄 눈송이가 백색왜성에서 초신성 폭발을 일으킨다?



 (This is a Hubble Space Telescope composite image of a supernova explosion designated SN 2014J in the galaxy M82. At a distance of approximately 11.5 million light-years from Earth it is the closest supernova of its type discovered in the past few decades. The explosion is categorized as a Type Ia supernova, which is theorized to be triggered in binary systems consisting of a white dwarf and another star – which could be a second white dwarf, a star like our Sun, or a giant star. Credit: NASA, ESA, A. Goobar (Stockholm University), and the Hubble Heritage Team (STScI/AURA))



 태양 같은 주계열성의 마지막은 대부분의 가스를 잃고 중심부에 백색왜성이라는 작은 천체를 남기는 것입니다. 백색왜성은 별 중심에서 핵융합 반응을 일으키고 남은 물질이 뭉쳐 구성되는데, 태양 정도 질량을 지닌 별은 산소와 탄소까지만 핵융합 반응을 일으킬 수 있어 백색왜성의 구성물질은 대부분 산소와 탄소입니다. 하지만 그외에 수소와 헬륨이 풍부한 대기를 지니고 있으며 더 무거운 원소도 소량 포함되어 있습니다. 



 인디애나 대학 및 일리노이 대학의 과학자팀은 아직도 베일에 가려진 부분이 있는 백색왜성의 초신성 폭발에 대해서 새로운 기전을 제시했습니다. 일반적으로 Type Ia형 초신성은 백색왜성이 동반성에서 물질을 흡수한 후 임계 질량 이상이되면 폭발해서 생성되는 초신성으로 설명됩니다. 그런데 연구팀은 백색왜성이 폭발할 수 있는 또 다른 기전을 제시했습니다. 



 연구팀에 따르면 백색왜성 중심부에서 우라늄 같이 매우 드물지만 무거운 원소가 결정화된 상태로 눈송이(uranium "snowflakes")처럼 존재할 수 있습니다. 물론 이 우라늄은 핵융합 반응의 결과물이 아니라 본래 별이 가지고 있던 무거운 원소로 더 오래된 별에서 생성된 것입니다. 그런데 고온 고압 환경에서 우라늄이 핵분열 반응을 일으키며서 본래도 초고온 초고압 상태인 백색왜성 중심부를 핵융합 반응이 일어날 수 있을 정도로 더 뜨겁고 압력이 높은 장소로 만들 수 있습니다. 이 반응이 한꺼번에 폭발적으로 나타날 경우 백색왜성이 폭발할 수 있습니다. 



 이 이론이 옳다면 물질을 흡수할 수 있는 동반성이 없는 백색왜성에서도 초신성 폭발이 일어날 수 있어 초신성 폭발을 일이킬 수 있는 후보가 더 많아지게 됩니다. 연구팀은 Type Ia 초신성 가운데서도 특수한 경우 (sub-Chandrasekhar ejecta masses/ short delay times)가 이런 메카니즘으로 생성되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다만 아직은 이론적인 연구일 뿐이고 구체적인 증거는 없는 상태입니다. 앞으로 입증할 수 있는 증거를 확보할 수 있는지가 관건일 것 같습니다. 



 참고 



https://phys.org/news/2021-03-theory-uranium-snowflakes-white-dwarfs.html


C. J. Horowitz et al. Actinide Crystallization and Fission Reactions in Cooling White Dwarf Stars, Physical Review Letters (2021). DOI: 10.1103/PhysRevLett.126.13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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