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 콘텐츠로 건너뛰기

해수면은 예상보다 더 많이 상승할 수 있다



(Ice loss from the Thwaites Glacier in the Amundsen Sea Embayment, West Antarctica, has doubled since the 1990s. The glacier appears to be collapsing due to marine ice-sheet instability. Credit: NASA)


 현재 해수면은 매년 2-3mm 정도 상승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과거 지구 평균 해수면과 비교하면 산업 시대 이후로 이미 20cm 정도 상승한 것으로 생각됩니다. 아마도 2100년까지는 적어도 60cm 이상 상승해 상당한 면적의 해안 지역이 침수 위험에 노출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전에 소개드린 것처럼 해수면 상승 속도는 점점 빨라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사실 해수면이 앞으로 얼마나 상승할지 예측하는 일은 그렇게 간단한 문제가 아닙니다. 물론 기온이 오를 수록 더 많은 얼음이 녹을 테고 물의 열팽창도 동반되니 더 빨리 오르긴 하겠지만, 구체적인 상승폭을 예측하는 데는 여러 가지 요소들이 있습니다. 


 루트거 대학 및 뉴브런즈윅 대학의 연구팀은 남극의 거대한 빙상에 영향을 미치는 주요 인자를 시뮬레이션 해서 앞으로의 해수면 상승폭을 예측했습니다. 이들이 저널 Earth Future에 발표한 내용에 따르면 해수면 상승은 과거 예상보다 더 큰 폭으로 일어날 수도 있기 때문에 여기에 대한 대응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연구를 이끈 루트거 대학의 로버트 콥(Robert E. Kopp) 교수는 과거 모델에서 잘 다루지 않았던 해양 얼음 절벽의 불안정성(marine ice-cliff instability)에 대한 물리적 모델을 포함시켰습니다. 남극 빙하는 높은 절벽 같은 끝 부분을 가지고 있는데, 종종 동영상으로 접하는 것처럼이 절벽이 붕괴되면서 작은 얼음 조각이 물속으로 들어가 녹게 됩니다. 


 바다로 들어간 빙산이나 바다에 노출된 빙하는 당연히 온도가 올라가면 더 빨리 녹게 됩니다. 하지만 그 속도는 끝 부분이 얼마나 빨리 붕괴되는지에 영향을 받을 것이기 때문에 이 가능성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습니다. 


 새로운 연구에서는 2100년까지 2-2.5m 해수면 상승도 가능한 것으로 예측되었습니다. 물론 실제로 온도가 얼마나 올라갈지에 따라 상당히 결과는 달라질 것입니다. 파리 기후 협약의 목표가 달성된다면 해수면 상승은 이보다 훨씬 적어지겠지만, 이미 목표치에 절반 정도 온도가 상승해 과연 가능할지는 다소 의문입니다. 


 해수면 상승 속도가 빨라지는 것은 이미 우리가 목격하는 일이고 앞으로 더 많은 지역이 물에 침수될 것이라는 점은 별로 의심의 여지가 없습니다. 저지대 도시와 인구를 어떻게 보호할지가 앞으로 큰 이슈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참고 


Earth's Future, dx.doi.org/10.1002/2017EF000663 

댓글

이 블로그의 인기 게시물

세상에서 가장 큰 벌

( Wallace's giant bee, the largest known bee species in the world, is four times larger than a European honeybee(Credit: Clay Bolt) ) (Photographer Clay Bolt snaps some of the first-ever shots of Wallace's giant bee in the wild(Credit: Simon Robson)  월리스의 거대 벌 (Wallace’s giant bee)로 알려진 Megachile pluto는 매우 거대한 인도네시아 벌로 세상에서 가장 거대한 말벌과도 경쟁할 수 있는 크기를 지니고 있습니다. 암컷의 경우 몸길이 3.8cm, 날개너비 6.35cm으로 알려진 벌 가운데 가장 거대하지만 수컷의 경우 이보다 작아서 몸길이가 2.3cm 정도입니다. 아무튼 일반 꿀벌의 4배가 넘는 몸길이를 지닌 거대 벌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메가칠레는 1981년 몇 개의 표본이 발견된 이후 지금까지 추가 발견이 되지 않아 멸종되었다고 보는 과학자들도 있었습니다. 2018년에 eBay에 표본이 나왔지만, 언제 잡힌 것인지는 알 수 없었습니다. 사실 이 벌은 1858년 처음 발견된 이후 1981년에야 다시 발견되었을 만큼 찾기 어려운 희귀종입니다. 그런데 시드니 대학과 국제 야생 동물 보호 협회 (Global Wildlife Conservation)의 연구팀이 오랜 수색 끝에 2019년 인도네시아의 오지에서 메가칠레 암컷을 야생 상태에서 발견하는데 성공했습니다.   메가칠레 암컷은 특이하게도 살아있는 흰개미 둥지가 있는 나무에 둥지를 만들고 살아갑니다. 이들의 거대한 턱은 나무의 수지를 모아 둥지를 짓는데 유리합니다. 하지만 워낙 희귀종이라 이들의 생태에 대해서는 거의 알려진 바가 없습니다.  (동영상)...

9000년 전 소녀의 모습을 복원하다.

( The final reconstruction. Credit: Oscar Nilsson )  그리스 아테나 대학과 스웨덴 연구자들이 1993년 발견된 선사 시대 소녀의 모습을 마치 살아있는 것처럼 복원하는데 성공했습니다. 이 유골은 그리스의 테살리아 지역의 테오페트라 동굴 ( Theopetra Cave )에서 발견된 것으로 연대는 9000년 전으로 추정됩니다. 유골의 주인공은 15-18세 사이의 소녀로 정확한 사인은 알 수 없으나 괴혈병, 빈혈, 관절 질환을 앓고 있었던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이 소녀가 살았던 시기는 유럽 지역에서 수렵 채집인이 초기 농경으로 이전하는 시기였습니다. 다른 시기와 마찬가지로 이 시기의 사람들도 젊은 시절에 다양한 질환에 시달렸을 것이며 평균 수명 역시 매우 짧았을 것입니다. 비록 젊은 나이에 죽기는 했지만, 당시에는 이런 경우가 드물지 않았을 것이라는 이야기죠.   아무튼 문명의 새벽에 해당하는 시점에 살았기 때문에 이 소녀는 Dawn (그리스어로는  Avgi)라고 이름지어졌다고 합니다. 연구팀은 유골에 대한 상세한 스캔과 3D 프린팅 기술을 적용해서 살아있을 당시의 모습을 매우 현실적으로 복원했습니다. 그리고 그 결과 나타난 모습은.... 당시의 거친 환경을 보여주는 듯 합니다. 긴 턱은 당시를 살았던 사람이 대부분 그랬듯이 질긴 먹이를 오래 씹기 위한 것으로 보입니다.   강하고 억센 10대 소녀(?)의 모습은 당시 살아남기 위해서는 강해야 했다는 점을 말해주는 듯 합니다. 이렇게 억세보이는 주인공이라도 당시에는 전염병이나 혹은 기아에서 자유롭지는 못했기 때문에 결국 평균 수명은 길지 못했겠죠. 외모 만으로 평가해서는 안되겠지만, 당시의 거친 시대상을 보여주는 듯 해 흥미롭습니다.   참고  https://phys.org/news/2018-01-te...

사막에서 식물을 재배하는 온실 Ecodome

 지구 기후가 변해가면서 일부 지역에서는 비가 더 많이 내리지만 반대로 비가 적게 내리는 지역도 생기고 있습니다. 일부 아프리카 개도국에서는 이에 더해서 인구 증가로 인해 식량과 물이 모두 크게 부족한 현상이 지속되고 있습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한 여러 가지 아이디어들이 나오고 있는데, 그 중 하나가 사막 온실입니다.   사막에 온실을 건설한다는 아이디어는 이상해 보이지만, 실제로는 다양한 사막 온실이 식물재배를 위해서 시도되고 있습니다. 사막 온실의 아이디어는 낮과 밤의 일교차가 큰 사막 환경에서 작물을 재배함과 동시에 물이 증발해서 사라지는 것을 막는데 그 중요한 이유가 있습니다.   사막화가 진행 중인 에티오피아의 곤다르 대학( University of Gondar's Faculty of Agriculture )의 연구자들은 사막 온실과 이슬을 모으는 장치를 결합한 독특한 사막 온실을 공개했습니다. 이들은 이를 에코돔( Ecodome )이라고 명명했는데, 아직 프로토타입을 건설한 것은 아니지만 그 컨셉을 공개하고 개발에 착수했다고 합니다.   원리는 간단합니다. 사막에 건설된 온실안에서 작물을 키움니다. 이 작물은 광합성을 하면서 수증기를 밖으로 내보네게 되지만, 온실 때문에 이 수증기를 달아나지 못하고 갖히게 됩니다. 밤이 되면 이 수증기는 다시 응결됩니다. 그리고 동시에 에코돔의 가장 위에 있는 부분이 열리면서 여기로 찬 공기가 들어와 외부 공기에 있는 수증기가 응결되어 에코돔 내부로 들어옵니다. 그렇게 얻은 물은 식수는 물론 식물 재배 모두에 사용 가능합니다.  (에코돔의 컨셉.  출처 : Roots Up)   (동영상)   이 컨셉은 마치 사막 온실과 이슬을 모으는 담수 장치를 합쳐놓은 것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물론 실제로도 잘 작동할지는 직접 테스트를 해봐야 알 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