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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콩 섭취가 식후 중성지방 수준을 낮춘다?



(Credit: Daniele Pellati/public domain)


 적당한 견과류 섭취는 심혈관 질환 및 당뇨 같은 대사 질환 예방에 도움이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만약 지방 섭취가 부족하다면 견과류는 좋은 공급원이 되어 줄 수 있습니다. 식물성 불포화지방 및 필수지방산의 섭취 경로가 되기 때문입니다. 이 내용은 제 책인 과학으로 먹는 3대 영양소에서도 언급한 바 있습니다. 




 최근 Journal of Nutrition에 견과류, 특히 땅콩 섭취가 식후 중성지방(TG, Triglyceride) 농도를 줄이고 동맥의 긴장도를 낮출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되었습니다. 펜실베니아 주립대학의 페니 크리스-에써톤 교수(Penny Kris-Etherton, distinguished professor of nutrition, Penn State)가 이끄는 연구팀은 과체중 및 비만 피험자를 대상으로 한 실험을 진행했습니다. 


 15명의 남성 피험자를 나눠서 땅콩을 포함해 갈아만든 음식물을 먹게 한 후 이들의 중성지방 농도를 30/60/120/240분 후 측정하고 동시에 혈관의 단단한 정도를 평가하기 위해 초음파를 시행했습니다. 그 결과 3온스 (85g)의 땅콩을 섭취한 경우 최대 32%의 식후 중성지방 감소를 보였습니다. 


 땅콩에도 많은 지방이 들어있으므로 중성지방 농도가 오히려 감소한다는 것은 의외일 수 있지만, 실제로 견과류 섭취가 혈중 지질 구성을 개선한다는 것은 오래전부터 알려져 있었습니다. 이는 식생활 습관과 혈중 지질 농도 연구는 물론 인체 및 동물 실험을 통해서도 알려진 내용입니다. 견과류를 통해 필요한 지방 성분을 잘 섭취하면 체내에서 지방을 합성하거나 운반할 필요는 그만큼 줄어들게 됩니다. 


 연구팀은 앞으로 더 많은 사람을 대상으로 한 시험을 생각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서 견과류 섭취가 심혀관 질환 감소에 영향을 미치는 기전을 더 자세히 연구하려고 하고 있습니다. 


 적절한 견과류 섭취는 좋은 일이지만, 역시 '적당한' 선을 지킬 필요는 있을 것입니다. 지방 비율이 높은 견과류는 그만큼 열량도 많기 때문에 과량 섭취하는 경우 체중을 증가시킬 위험이 있기 때문입니다. 대부분의 적정 권장 수준은 한 손에 쥐어지는 정도의 양인 하루 30g 정도입니다. 


 이 연구에서는 상당히 많은 양의 견과류를 섭취하고 반응을 봤는데, (땅콩의 경우 100g 당 569kcal) 아마도 적은 양을 섭취해서는 바로 큰 변화가 일어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됩니다. 실제 이 정도의 땅콩을 매일 섭취하는 것은 조금 위험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입니다. 적당한 섭취가 가장 좋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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