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멸종 위기에 빠진 1억년 간의 우정



(A light microscope image of the five tentacle temnocephalan Temnosewellia c.f rouxi from cultured redclaw crayfish. Credit: David Blair, James Cook University) 


 가재류 (crayfish, 십각목 가재과에 속함)와 편형동물(flatworm)은 사실 별 연관성이 없을 것 같지만, 호주에 사는 독특한 가재류와 편형동물은 오랜 공생 관계를 유지해오고 있습니다. spiny crayfish로 알려진 Euastacus 속의 가재와 temnocephalans라고 불리는 편형 동물은 적어도 백악기 때부터 서로 공생을 해왔습니다. 


 가재는 수 cm 정도이고 편형동물은 수mm 내외의 작은 크기인데 가재는 편형동물에게 안전한 집과 식량을 제공하고 편형동물은 가재의 아가미 사이에 있는 기생충을 잡아먹는 것이 이들의 공생 방식입니다. 작은 가재에 마치 촉수처럼 수많은 편형동물이 달라붙어 있는 모습은 매우 독특합니다. 




 캠브리지 대학의 제니퍼 호열 컷힐 박사(Dr Jennifer Hoyal Cuthill from Cambridge's Department of Earth Sciences)와 그녀의 동료들은 호주 동부의 가재 37종에 대한 연구를 진행했습니다. 그 결과 현재 존재하는 상당수의 가재가 멸종 위기라는 사실을 다시 확인했습니다. (본래 이 생물들은 75%정도가 멸종 위기종임) 그리고 동시에 편형동물 역시 같이 사라질 위기에 직면했습니다. 


 이와 같은 멸종 위기의 중요한 원인은 지구 온난화와 기후 변화입니다. 온도가 올라가고 강수량이 줄면서 일부 지역에서는 민물에서 사는 가재의 개체수가 빠르게 줄고 있습니다. 물론 우리 나라의 사례에서도 보듯이 이것만이 야생 동물 멸종의 위기는 아닙니다. 더 큰 문제는 아마도 인간 그 자체겠죠. 인간이 계속 도로를 내고 도시를 건설하고 농지를 개간함에 따라 야생 동물이 설 자리는 그만큼 줄어들고 있습니다.


 특히 서식지가 조각나면서 한 지역에서 멸종되면 다른 지역에서 다시 개체가 유입되어 전체 개체수가 유지되기가 어려워지고 결국 개체수와 서식지가 감소되는 현상이 전 세계적으로 광범위하게 일어나고 있습니다. 


 호주와 영국 연구팀은 이번 연구에서 이 공생 관계가 1억 년만에 끝장날 (edge of coextinction)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이들이 지금까지 공룡을 멸종시킨 대멸종을 포함해서 여러 위기를 거쳤음을 생각하면 놀랄만한 일이지만, 동시에 인간이 얼마나 자연계에 큰 악영향을 주는지 다시 생각하게 만드는 일이기도 합니다.    


 인류세라는 표현은 그렇게 생각하면 타당하다고 하겠습니다. 


 참고 


Australian spiny mountain crayfish and their temnocephalan ectosymbionts: an ancient association on the edge of coextinction? , Proceedings of the Royal Society B, rspb.royalsocietypublishing.org/lookup/doi/10.1098/rspb.2016.05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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