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 콘텐츠로 건너뛰기

비세라 (Vishera) 프로세서 공식 출시




 1 세대 불도저인 잠베지 FX 프로세서가 출시되어 엄청난 전력소모와 이에 걸맞지 않은 낮은 성능으로 인해 큰 실망감을 안겨준지 거의 1 년후, AMD 는 같은 32 nm 공정이지만 이를 개선한 버전이랄 수 있는 2세대 불도저인 비세라 (Vishera, 파일 드라이버 기반) 을 공식 출시했습니다. 출시전부터 이게 AMD 의 마지막 하이엔드 CPU 가 될 것이라든지 사실은 출시 안된다든지 하는 악성 루머에 시달렸지만 아무튼 실제 출시된 모습은 그렇게 나쁘지만은 않은 모습이라고 하겠습니다. 






 나쁘지 않다는 것은 주로 가격인데 성능이 획기적으로 개선되지는 않았지만 신제품인 점을 감안할 때 가격이 크게 개선 (?) 되어 이제 가격대 성능비 자체로는 어느 정도 메리트가 있다고 할 수 있는 수준이 된 것입니다. 다만 전력 대 성능비는 여전히 나쁘기 때문에 한국처럼 전기 누진세가 있는 나라에서는 사용자의 신중한 판단이 요구된다고 할 수 있습니다. (또 물론 전기를 많이 먹는 만큼 발열도 적지 않겠죠) 




(새로운 비세라 FX 제품군의 가격은 모두 200 달러 미만으로 아예 하이엔드라기 보다 메인스트림 급을 겨냥하고 나온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런데 8 코어 제품이 4코어 제품 (HT 제외) 랑 경쟁해야 하는 걸 보면 역시 불도저 아키텍처의 한계를 느낄 수 있어 보입니다. )


 일단 IPC 는 이전 세대의 잠베지 FX 와 비세라 FX 는 대동소이 합니다. 하지만 동클럭에서 연산 능력을 비교했을 때 플웨즈 벤치에서 (아래 링크 참조) 정수 보다 부동소수점 연산 능력이 약간 상승한 것으로 측정된 바로 봐서는 그래도 1세대 불도저와 2 세대 파일 드라이버는 뭔가 변한 것 같기는 하다고 결론을 내릴 수 있을 것입니다. 여기에 실제 응용 프로그램 테스트에서도 멀티 스레드에서 6%, 싱글 스레드 성능은 7% 오른 것으로 결론을 내렸습니다. 즉 이전에 이야기가 나온 것처럼 10% 까지는 아니지만 IPC 가 소폭 상승한 것은 사실인 것 같습니다. 즉 공정만 개선한 잠베지 FX 는 아니라는 것이죠. 게임에서도 소폭 성능 향상이 있습니다.  




 오버클럭을 하지 않았을 때 FX 8350 의 기본 클럭은 FX 8150 보다 더 높습니다. 하지만 탐스 하드웨어에서 측정한 바로는 전력 소보가 이전 8150 보다 더 높지는 않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즉 IPC 향상과 클럭 향상이 있지만 전력을 더 크게 먹지는 않는다는 것이죠. 다만 아직도 인텔의 아이비 브릿지에 비해서는 전력 소모가 매우 큰 것이 사실입니다. 이런 부분에 민감한 유저, 특히 컴퓨터를 장시간 사용하거나 발열에 민감한 유저라면 (예를 들어 에어컨을 켜기 힘들거나 혹은 작고 슬림한 케이스 사용자) 비세라는 여전히 꺼려질 수 있는 프로세서입니다. 




 다만 8150 에 비해서 8350 은 생각보다 많은 부분이 개선되었으며 가격도 매우 저렴해졌기 때문에 어느 정도는 경쟁력을 갖추었다고 생각됩니다. 물론 AM3+ 메인보드를 그냥 이용할 수 있다는 점도 장점입니다.  




 AMD 는 비세라 출시 전에 매년 10 - 15% 정도 퍼포먼스를 끌어 올리겠다고 말한 적이 있습니다. 아난드텍 리뷰에서도 실제 비세라가 전력 소모를 크게 증가시키지 않으면서 이 약속을 대략적으로 지킨 것으로 (즉 IPC 향상 + 클럭 향상분을 합쳐) 생각된다고 평가했습니다. 이런 점으로 봐서는 인텔이 아직도 여유있게 리드 하는 것은 맞지만 (특히 전력 소모를 고려한다면) 인텔이 앞으로도 계속 지금의 우위를 지키기 위해서는 인텔 역시 하스웰에서 15 % 이상의 성능 향상을 만들어야 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사실 인텔 프로세서가 전력 대 성능비가 아닌 절대 성능 관점에서 AMD 의 프로세서를 여유있게 따돌린다면 소비자로써는 전혀 좋은 점이 없습니다. 그러면 인텔은 그냥 비슷한 프로세서를 비싸게 판매할 테니 말이죠. 서로 어느 정도 경쟁이 붙지 않는다면 그 손해는 소비자가 보게 됩니다. 그런 관점에서 새로운  비세라 FX 는 AMD 는 물론이고 소비자들에게 서광을 비추는 존재라고 할 수 있습니다. AMD 는 스팀롤러에서 큰 성능 향상을 노리고 있는데 만약 그렇게 된다면 인텔 역시 하이엔드 라인업을 다시 짜야 할 것입니다. 꼭 그렇게 되기를 기대해 봅니다. 


 다만 한가지 우려되는 점은 AMD 가 이렇게 자사 프로세서를 싸게 판매하는 것에서도 알 수 있듯이 현재 AMD 의 재정 형편이 매우 좋지 않다는 사실입니다. 이번 3 분기의 대규모 손실과 매출 감소 (   참조 ) 에대가 다음 4 분기에는 더 심한 실적 하락이 예상되는데 이는 경기 하강이라는 외부적 요인에다 PC 업계 자체의 부진으로 인한 것으로 AMD 의 재기에 많은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예상하게 만드는 불안 요인이라고 하겠습니다.


 따라서 현재 AMD 는 15% (이전에 알려진 20 - 30% 보다는 작지만) 라는 상당수 인력을 감축하는 등 재기의 안간힘을 쓰고 있습니다. 특정회사를 좋아하고 아니고의 성향을 떠나 AMD 의 부진은 모든 잠재적 PC 소비자의 손해로 이어지므로 꼭 다시 재기하기를 바라겠습니다. 


 참고 







댓글

이 블로그의 인기 게시물

통계 공부는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까?

 사실 저도 통계 전문가가 아니기 때문에 이런 주제로 글을 쓰기가 다소 애매하지만, 그래도 누군가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해서 글을 올려봅니다. 통계학, 특히 수학적인 의미에서의 통계학을 공부하게 되는 계기는 사람마다 다르긴 하겠지만, 아마도 비교적 흔하고 난감한 경우는 논문을 써야 하는 경우일 것입니다. 오늘날의 학문적 연구는 집단간 혹은 방법간의 차이가 있다는 것을 객관적으로 보여줘야 하는데, 그려면 불가피하게 통계적인 방법을 쓸 수 밖에 없게 됩니다. 이런 이유로 분야와 주제에 따라서는 아닌 경우도 있겠지만, 상당수 논문에서는 통계학이 들어가게 됩니다.   문제는 데이터를 처리하고 분석하는 방법을 익히는 데도 상당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는 점입니다. 물론 대부분의 학과에서 통계 수업이 들어가기는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대학 학부 과정에서는 대부분 논문 제출이 필요없거나 필요하다고 해도 그렇게 높은 수준을 요구하지 않지만, 대학원 이상 과정에서는 SCI/SCIE 급 논문이 필요하게 되어 처음 논문을 작성하는 입장에서는 상당히 부담되는 상황에 놓이게 됩니다.  그리고 이후 논문을 계속해서 쓰게 될 경우 통계 문제는 항상 나를 따라다니면서 괴롭히게 될 것입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간혹 통계 공부를 어떻게 하는 것이 좋겠냐는 질문이 들어옵니다. 사실 저는 통계 전문가라고 하기에는 실력은 모자라지만, 대신 앞서서 삽질을 한 경험이 있기 때문에 몇 가지 조언을 해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1. 입문자를 위한 책을 추천해달라  사실 예습을 위해서 미리 공부하는 것은 추천하지 않습니다. 기본적인 통계는 학과별로 다르지 않더라도 주로 쓰는 분석방법은 분야별로 상당한 차이가 있을 수 있어 결국은 자신이 주로 하는 부분을 잘 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학과 커리큘럼에 들어있는 통계 수업을 듣는 것이 더 유리합니다. 잘 쓰지도 않을 방법을 열심히 공부하는 것은 아무래도 효율

150년 만에 다시 울린 희귀 곤충의 울음 소리

  ( The katydid Prophalangopsis obscura has been lost since it was first collected, with new evidence suggesting cold areas of Northern India and Tibet may be the species' habitat. Credit: Charlie Woodrow, licensed under CC BY 4.0 ) ( The Museum's specimen of P. obscura is the only confirmed member of the species in existence. Image . Credit: The Trustees of the Natural History Museum, London )  과학자들이 1869년 처음 보고된 후 지금까지 소식이 끊긴 오래 전 희귀 곤충의 울음 소리를 재현하는데 성공했습니다. 프로팔랑곱시스 옵스큐라 ( Prophalangopsis obscura)는 이상한 이름만큼이나 이상한 곤충으로 매우 희귀한 메뚜기목 곤충입니다. 친척인 여치나 메뚜기와는 오래전 갈라진 독자 그룹으로 매우 큰 날개를 지니고 있으며 인도와 티벳의 고산 지대에 사는 것으로 보입니다.   유일한 표본은 수컷 성체로 2005년에 암컷으로 생각되는 2마리가 추가로 발견되긴 했으나 정확히 같은 종인지는 다소 미지수인 상태입니다. 현재까지 확실한 표본은 수컷 성체 한 마리가 전부인 미스터리 곤충인 셈입니다.   하지만 과학자들은 그 형태를 볼 때 이들 역시 울음 소리를 통해 짝짓기에서 암컷을 유인했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그런데 높은 고산 지대에서 먼 거리를 이동하는 곤충이기 때문에 낮은 피치의 울음 소리를 냈을 것으로 보입니다. 문제는 이런 소리는 암컷 만이 아니라 박쥐도 잘 듣는다는 것입니다. 사실 이들은 중생대 쥐라기 부터 존재했던 그룹으로 당시에는 박쥐가 없어 이런 방식이 잘 통했을 것입니다. 하지만 신생대에 박쥐가 등장하면서 플로팔랑곱

9000년 전 소녀의 모습을 복원하다.

( The final reconstruction. Credit: Oscar Nilsson )  그리스 아테나 대학과 스웨덴 연구자들이 1993년 발견된 선사 시대 소녀의 모습을 마치 살아있는 것처럼 복원하는데 성공했습니다. 이 유골은 그리스의 테살리아 지역의 테오페트라 동굴 ( Theopetra Cave )에서 발견된 것으로 연대는 9000년 전으로 추정됩니다. 유골의 주인공은 15-18세 사이의 소녀로 정확한 사인은 알 수 없으나 괴혈병, 빈혈, 관절 질환을 앓고 있었던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이 소녀가 살았던 시기는 유럽 지역에서 수렵 채집인이 초기 농경으로 이전하는 시기였습니다. 다른 시기와 마찬가지로 이 시기의 사람들도 젊은 시절에 다양한 질환에 시달렸을 것이며 평균 수명 역시 매우 짧았을 것입니다. 비록 젊은 나이에 죽기는 했지만, 당시에는 이런 경우가 드물지 않았을 것이라는 이야기죠.   아무튼 문명의 새벽에 해당하는 시점에 살았기 때문에 이 소녀는 Dawn (그리스어로는  Avgi)라고 이름지어졌다고 합니다. 연구팀은 유골에 대한 상세한 스캔과 3D 프린팅 기술을 적용해서 살아있을 당시의 모습을 매우 현실적으로 복원했습니다. 그리고 그 결과 나타난 모습은.... 당시의 거친 환경을 보여주는 듯 합니다. 긴 턱은 당시를 살았던 사람이 대부분 그랬듯이 질긴 먹이를 오래 씹기 위한 것으로 보입니다.   강하고 억센 10대 소녀(?)의 모습은 당시 살아남기 위해서는 강해야 했다는 점을 말해주는 듯 합니다. 이렇게 억세보이는 주인공이라도 당시에는 전염병이나 혹은 기아에서 자유롭지는 못했기 때문에 결국 평균 수명은 길지 못했겠죠. 외모 만으로 평가해서는 안되겠지만, 당시의 거친 시대상을 보여주는 듯 해 흥미롭습니다.   참고  https://phys.org/news/2018-01-teenage-girl-years-reconstructed.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