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 콘텐츠로 건너뛰기

셧다운제는 지금부터 ? 여가부 인터넷 게임 제공시간 제한 대상 게임물 평가 계획 고시




 제목 그대로 여가부에서 '인터넷 게임 제공시간 제한 대상 게임물 평가 계획 고시' 를 2012 년 10월 31일 발표했습니다. (아래 링크에서 확정 고시 내용을 볼 수 있음) 

 참고 


 이 확정 고시는 이전에 소개드린 바 있는 게임물 평가 계획의 확정 고시 ( http://blog.naver.com/jjy0501/100168293864 참조) 라고 하겠습니다. 이전에 알려진 대로 스마트폰 게임은 물론 콘솔 게임 등 까지 범위를 훨씬 늘렸다는 게 이 고시안에서 확인되었습니다. (아래 표의 출처는 모두 여가부)





 위의 표에서 기술적 구현이 어렵거나 혹은 상업성이 없으면 평가 대상에서 제외한다고 했는데 이말을 반대로 하면 기술적 구현이 가능하고 상업성이 있으면 평가 대상이라는 의미입니다. 이번 고시안에서는 구체적인 게임명까지 거론했습니다. 





 스마트폰에 대해서는 2 년간 유예한다고 했는데 그 시점이 2011 년 5월 20일 부터 2 년간이라 2013 년 5월 20일 부터 이제 구체적인 셧다운제 (청보법 개정안) 규제 대상에 들어간다는 게 여가부의 설명입니다.  참고로 이번 고시 내용은 6개월 정도 후인 2013 년 5월 20 일부터 시행에 들어가게 됩니다. 여가부는 문화부와 공동으로 게임 중독 실태 조사를 해서 적용 대상 게임물 범위의 개선조치를 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게임물 평가 척도는 논란이 된 '우월감 경쟁심 유발', '뿌듯한 느낌'. '도전 과제 성공' 등의 문항만 삭제했지 사실상 대동 소이한 내용이라 여가부가 여론의 비난에 개의치 않고 본래 자신의 생각을 밀어붙이기로 결정한 듯 보입니다. 하긴 여가부가 처음부터 남의 말 같은 걸 들을 생각이었으면 이런 일은 시작도 할 수 없었겠죠. 





    

  

 위의 조항들 자체는 그래도 문제가 없는 게 아니냐고 주장할 수 있지만 문제가 되는 것은 두가지 입니다. 향후 iOS 및 안드로이드 등 스마트폰 및 타블렛 용 게임에 대해서 이런 규제를 적용해서 셧다운제에 포함시킬 때 과연 해당 회사들이 규모가 작은 한국만을 위해서 이런 기술적 수정 조치를 받아들일 것이냐는 것이죠. 그냥 시장 철수하는게 오히려 상당수 업체에게는 비용상 저렴할 수 있습니다. 


 그러면 청소년은 말할 것도 없고 평소에 간간히 지하철에서 30 분 이내로 게임을 즐기는 저 같은 사람도 국내에서 게임을 정당하게 구입하지 못하게 됩니다. 마치 초기에 국내 심의 평가 제도 처럼 새로운 갈라파고스를 만드는 것이죠. 


 두번째 문제는 일단 게임 자체를 악으로 규정하는 논리가 여기 숨어있다는 것입니다. 문항 자체가 게임의 순기능에 대한 내용이 없고 이것이 나쁜 것이라는 기본 전제가 깔려 있습니다. 하지만 제 생각엔 게임이 해악이 아무리 커도 지금 여가부가 하는 일 만큼 사회적 해악이 더 큰지는 의문입니다.


 여가부는 청소년의 수면권을 보장한다는 이상한 논리를 앞세워 게임을 규제하려고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제도가 지금까지 효과를 봤다는 건 여가부 스스로도 주장하기 민망할 정도일테고 더 나아가 그럼 게임 안하고 케이블 TV 보느라 잠을 못자면 괜찮은 건지 물어보고 싶습니다. 여가부 논리 대로면 TV 셧다운제나 공부 셧다운제도 꼭 필요합니다. 


 여가부가 작년부터 게임 산업 규제에 뛰어들어니 이제는 이름과는 달리 도대체 하는 일이 무엇인지 알 수 없는 부서가 되가고 있습니다. 솔직히 코메디 같은 규제를 만들어 오히려 정상적으로 게임 컨텐츠를 즐기는 청소년은 물론이고 성인들까지 피해를 보게 된다면 과연 무엇을 위한 규제인지 궁금해지는 상황이 아닐 수 없습니다. 


 여기에 유저들이 강력하게 반발하면 갑자기 하려던 규제를 없던일로 만드는 등 도무지 알 수 없는 정책 집행으로 정확히 하고자 하는 일이 무엇인지 조차 알수가 없는게 여가부의 게임 정책 입니다. 이런 답답한 일이 지속되는데도 여가부가 이렇게 의지를 관철하는 것은 반대 여론이 아직 충분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런 글을 써서 이것이 왜 문제인지, 그리고 왜 반대해야 하는지 알리는 이유입니다. 




댓글

이 블로그의 인기 게시물

통계 공부는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까?

 사실 저도 통계 전문가가 아니기 때문에 이런 주제로 글을 쓰기가 다소 애매하지만, 그래도 누군가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해서 글을 올려봅니다. 통계학, 특히 수학적인 의미에서의 통계학을 공부하게 되는 계기는 사람마다 다르긴 하겠지만, 아마도 비교적 흔하고 난감한 경우는 논문을 써야 하는 경우일 것입니다. 오늘날의 학문적 연구는 집단간 혹은 방법간의 차이가 있다는 것을 객관적으로 보여줘야 하는데, 그려면 불가피하게 통계적인 방법을 쓸 수 밖에 없게 됩니다. 이런 이유로 분야와 주제에 따라서는 아닌 경우도 있겠지만, 상당수 논문에서는 통계학이 들어가게 됩니다.   문제는 데이터를 처리하고 분석하는 방법을 익히는 데도 상당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는 점입니다. 물론 대부분의 학과에서 통계 수업이 들어가기는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대학 학부 과정에서는 대부분 논문 제출이 필요없거나 필요하다고 해도 그렇게 높은 수준을 요구하지 않지만, 대학원 이상 과정에서는 SCI/SCIE 급 논문이 필요하게 되어 처음 논문을 작성하는 입장에서는 상당히 부담되는 상황에 놓이게 됩니다.  그리고 이후 논문을 계속해서 쓰게 될 경우 통계 문제는 항상 나를 따라다니면서 괴롭히게 될 것입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간혹 통계 공부를 어떻게 하는 것이 좋겠냐는 질문이 들어옵니다. 사실 저는 통계 전문가라고 하기에는 실력은 모자라지만, 대신 앞서서 삽질을 한 경험이 있기 때문에 몇 가지 조언을 해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1. 입문자를 위한 책을 추천해달라  사실 예습을 위해서 미리 공부하는 것은 추천하지 않습니다. 기본적인 통계는 학과별로 다르지 않더라도 주로 쓰는 분석방법은 분야별로 상당한 차이가 있을 수 있어 결국은 자신이 주로 하는 부분을 잘 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학과 커리큘럼에 들어있는 통계 수업을 듣는 것이 더 유리합니다. 잘 쓰지도 않을 방법을 열심히 공부하는 것은 아무래도 효율

150년 만에 다시 울린 희귀 곤충의 울음 소리

  ( The katydid Prophalangopsis obscura has been lost since it was first collected, with new evidence suggesting cold areas of Northern India and Tibet may be the species' habitat. Credit: Charlie Woodrow, licensed under CC BY 4.0 ) ( The Museum's specimen of P. obscura is the only confirmed member of the species in existence. Image . Credit: The Trustees of the Natural History Museum, London )  과학자들이 1869년 처음 보고된 후 지금까지 소식이 끊긴 오래 전 희귀 곤충의 울음 소리를 재현하는데 성공했습니다. 프로팔랑곱시스 옵스큐라 ( Prophalangopsis obscura)는 이상한 이름만큼이나 이상한 곤충으로 매우 희귀한 메뚜기목 곤충입니다. 친척인 여치나 메뚜기와는 오래전 갈라진 독자 그룹으로 매우 큰 날개를 지니고 있으며 인도와 티벳의 고산 지대에 사는 것으로 보입니다.   유일한 표본은 수컷 성체로 2005년에 암컷으로 생각되는 2마리가 추가로 발견되긴 했으나 정확히 같은 종인지는 다소 미지수인 상태입니다. 현재까지 확실한 표본은 수컷 성체 한 마리가 전부인 미스터리 곤충인 셈입니다.   하지만 과학자들은 그 형태를 볼 때 이들 역시 울음 소리를 통해 짝짓기에서 암컷을 유인했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그런데 높은 고산 지대에서 먼 거리를 이동하는 곤충이기 때문에 낮은 피치의 울음 소리를 냈을 것으로 보입니다. 문제는 이런 소리는 암컷 만이 아니라 박쥐도 잘 듣는다는 것입니다. 사실 이들은 중생대 쥐라기 부터 존재했던 그룹으로 당시에는 박쥐가 없어 이런 방식이 잘 통했을 것입니다. 하지만 신생대에 박쥐가 등장하면서 플로팔랑곱

9000년 전 소녀의 모습을 복원하다.

( The final reconstruction. Credit: Oscar Nilsson )  그리스 아테나 대학과 스웨덴 연구자들이 1993년 발견된 선사 시대 소녀의 모습을 마치 살아있는 것처럼 복원하는데 성공했습니다. 이 유골은 그리스의 테살리아 지역의 테오페트라 동굴 ( Theopetra Cave )에서 발견된 것으로 연대는 9000년 전으로 추정됩니다. 유골의 주인공은 15-18세 사이의 소녀로 정확한 사인은 알 수 없으나 괴혈병, 빈혈, 관절 질환을 앓고 있었던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이 소녀가 살았던 시기는 유럽 지역에서 수렵 채집인이 초기 농경으로 이전하는 시기였습니다. 다른 시기와 마찬가지로 이 시기의 사람들도 젊은 시절에 다양한 질환에 시달렸을 것이며 평균 수명 역시 매우 짧았을 것입니다. 비록 젊은 나이에 죽기는 했지만, 당시에는 이런 경우가 드물지 않았을 것이라는 이야기죠.   아무튼 문명의 새벽에 해당하는 시점에 살았기 때문에 이 소녀는 Dawn (그리스어로는  Avgi)라고 이름지어졌다고 합니다. 연구팀은 유골에 대한 상세한 스캔과 3D 프린팅 기술을 적용해서 살아있을 당시의 모습을 매우 현실적으로 복원했습니다. 그리고 그 결과 나타난 모습은.... 당시의 거친 환경을 보여주는 듯 합니다. 긴 턱은 당시를 살았던 사람이 대부분 그랬듯이 질긴 먹이를 오래 씹기 위한 것으로 보입니다.   강하고 억센 10대 소녀(?)의 모습은 당시 살아남기 위해서는 강해야 했다는 점을 말해주는 듯 합니다. 이렇게 억세보이는 주인공이라도 당시에는 전염병이나 혹은 기아에서 자유롭지는 못했기 때문에 결국 평균 수명은 길지 못했겠죠. 외모 만으로 평가해서는 안되겠지만, 당시의 거친 시대상을 보여주는 듯 해 흥미롭습니다.   참고  https://phys.org/news/2018-01-teenage-girl-years-reconstructed.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