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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짜를 통해 진짜를 배운다 - 라스베리 따는 로봇

 


(Raspberry harvesting robot in the green house of the raspberry farm where all field experiments have been performed. Credit: Kai Junge.)



(Closeup up the raspberry harvesting robot in the green house of the raspberry farm where all field experiments have been performed, about to harvest the fruit. Credit: Kai Junge.)

농업이 아무리 기계화되더라도 손상되기 쉬운 과일을 따는 과정은 사람의 손으로 이뤄지고 있습니다. 이미지 인식 기술과 인공지능 기술의 발전에도 불구하고 과일을 안전하게 따는 기술은 아직 인간의 섬세한 손길을 필요로 합니다.

크리에이트 랩과 스위스 로잔 연방공대 (CREATE Lab, EPFL)의 로봇 공학자들이 가짜 라스베리를 이용해 로봇에게 진짜 라스베리를 손상 없이 정확히 따는 방법을 가르쳤다는 소식입니다.

라스베리는 줄기가 아니라 부드러운 과일을 조심해서 따야하기 때문에 사람도 어느 정도 숙련된 기술이 필요합니다. 로봇의 인공지능이 훈련을 통해 이 기술을 습득하려면 수많은 시행 착오가 필요합니다.

귀중한 과일을 로봇 훈련용으로 모두 낭비할 순 없기 때문에 연구팀은 가짜 과일과 식물을 이용해 로봇을 훈련하는 방법을 사용했습니다. 그 결과 로봇을 훨씬 빠르고 저렴하게 훈련시킬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렇게 훈련된 로봇이 실제 라스베리 온실에서 과일을 손상 없이 따는 비율은 60% 정도로 로봇 치곤 높지만 사람의 90%에 크게 미치지 못해 아직은 갈길이 먼 상황입니다. 하지만 가능성만 보여준 이전 연구보다 훨씬 실용화에 가까운 결과라는 점에서 주목됩니다.

(동영상)

과일 따기는 인력이 상당히 많이 들어가기 때문에 고령화로 일손 부족이 심각해지고 있는 우리 나라 농가에서도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사람 대신 안전하고 경제적으로 과일을 딸 수 있는 로봇이 있다면 큰 도움이 될 수 있는 만큼 우리도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참고

https://techxplore.com/news/2023-06-fake-raspberries-robots-real.html

Kai Junge et al, Lab2Field transfer of a robotic raspberry harvester enabled by a soft sensorized physical twin, Communications Engineering (2023). DOI: 10.1038/s44172-023-00089-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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