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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만 6천년 전 그린란드 빙하의 일부는 완전히 녹았다.

 



(A large portion of Greenland melted about 416,000 years ago—perhaps a bit like the modern Greenland landscape shown in this photo—and became ice-free tundra, or boreal forest, a new study in the journal Science shows. The results help overturn a previous view that much of the Greenland ice sheet persisted for most of the last two and a half million years. Instead, moderate warming, from 424,000 to 374,000 years ago, led to dramatic melting. This finding indicates that the ice sheet on Greenland may be more sensitive to human-caused climate change than previously understood—and will be vulnerable to irreversible, rapid melting in coming centuries. Credit: Joshua Brown)

냉전 시절 미국의 비밀 얼음 기지에 있던 샘플이 41.6만 년 전 그린란드의 빙하의 일부가 완전히 녹았다는 사실을 보여줬습니다.

1960년 대 미국은 핵무기를 소련 영토 가까운 곳에 숨기기 위해 그린란드의 빙하 아래 얼음 터널을 뚫고 비밀 기지인 캠프 센추리 (Camp Century)를 건설했습니다. 이곳은 그린란드 북서부로 해안가에서 150km, 북극점에서 1300km 정도 떨어진 외딴 빙하 지대입니다.

당시 미 육군은 이곳에 얼음 동굴을 뚫고 내우 환경을 조사했습니다. 이때 1400m 정도 얼음을 뚫고 그 아래 침전층까지 샘플을 얻어 이를 1970년대에 버팔로 대학의 냉장고에 1990년대엔 덴마크의 냉장고에 보관했습니다. 그리고 오랜 세월에 흘러 냉장고 안의 내용물을 옮길 때 잊혀졌던 샘플이 다시 과학자들에게 알려졌습니다.

버몬트 대학의 폴 비어만과 드류 크리스트 (University of Vermont scientist Paul Bierman, Drew Christ)가 이끄는 연구팀은 이 얼어붙은 토양 샘플에서 동위원소 분석을 통해 이것이 41만 6천년 전 시기의 것이라는 사실을 알아냈습니다.

연구팀은 해양 동위원소 11기 (Marine Isotope Stage 11) 라는 시기 (대략 424,000-374,000년 전) 그린란드 북서부에 빙하가 없던 시기가 있었던 것으로 보고 이 토양 샘플을 더 자세히 조사했습니다. 우선 연구팀은 발광 기술 (luminescence technology)을 통해 이 먼지와 흙이 햇빛에 노출되었다는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그리고 만약 이 샘플이 빙하에 의해 끌려온 것이 아니고 외부에 노출된 적이 있다면 이로 인해 우주에서 날아온 고에너지 입자에 의해 먼지 속 베릴륨이나 알루미늄의 동워원소가 생성됩니다. 연구팀은 그 비율을 조사해 아마도 14000년 정도 얼음이 없었던 시기가 있었음을 증명했습니다.

(Video of rotating 3D models of the Camp Century ice and sediment core built from photographs. This core helped reveal that a large portion of Greenland melted about 416,000 years ago and became ice-free tundra, a new study in the journal Science shows. The results help overturn a previous view that much of the Greenland ice sheet persisted for most of the last two and a half million years. Instead, moderate warming led to dramatic melting. This finding indicates that the ice sheet on Greenland may be more sensitive to human-caused climate change than previously understood—and will be vulnerable to irreversible, rapid melting in coming centuries. Credit: Andrew Christ/UVM)

사실 그린란드 얼음은 상당히 오랜 세월 안정적인 것으로 생각됐었습니다. 하지만 일부 과학자들은 아마도 100만년 이내로 한 번은 많이 녹았던 시기가 있었다고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캠프 센추리의 잊혀진 샘플에 결정적인 답이 숨어 있었을지는 몰랐습니다.

아무튼 이번 연구 결과는 우리에게 큰 경고를 보내고 있습니다. 이 시기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는 현재의 422ppm보다 낮은 280ppm 수준에 불과했기 때문입니다. 이 시기에 북극에 가까운 내륙 까지 녹았다면 그린란드 빙하의 상당 부분이 이 시기에 녹았거나 다 녹았을 가능성이 있습니나다.

따라서 아직은 많이 녹지 않았지만, 지금처럼 뜨거운 기온이 계속되면 그린란드 빙하의 상당 부분이 녹아 사라질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우리에게 경각심을 불러 일으키는 결과입니다.

참고

https://phys.org/news/2023-07-greenland-years-high-sea-today.html

Andrew J. Christ et al, Deglaciation of northwestern Greenland during Marine Isotope Stage 11, Science (2023). DOI: 10.1126/science.ade4248. www.science.org/doi/10.1126/science.ade4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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