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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 이야기 1320 - 태초의 퀘이사와 은하의 정체를 확인한 제임스 웹 우주 망원경


 

(JWST NIRCam 3.6 μm image of HSC J2236+0032. The zoom-out image, the quasar image, and the host galaxy image after subtracting the quasar light (from left to right). The image scale in light years is indicated in each panel. Credit: Ding, Onoue, Silverman et al.)

제임스 웹 우주 망원경은 강력한 성능으로 우주에서 가장 멀리 떨어져 있고 가장 오래된 천체들을 관측할 수 있습니다. 이런 목표 중 하나는 바로 우주 초기의 퀘이사들입니다.

허블 우주 망원경의 성능으로는 우주 초기의 강력한 활동성 블랙홀인 퀘이사를 품고 있는 은하의 정확한 형태를 관측하는 데 한계가 있었습니다. 사실 제임스 웹 우주 망원경의 등장 이전에는 30억 년 전 퀘이사를 품은 은하에 대한 관측은 상당히 어려웠습니다.

과학자들은 우주 초기에 엄청나게 큰 은하와 퀘이사 가운데 누가 먼저 생겨서 진화를 이끌었는지에 대해서 궁굼해 왔습니다. 제임스 웹 우주 망원경의 취역 이후 과학자들은 그 질문에 대한 단서를 하나씩 찾고 있습니다.

카블리 우주 물리 및 수학 연구소 (Kavli Institute for the Physics and Mathematics of the Universe (Kavli IPMU))의 과학자들이 이끄는 국제 과학자팀은 제임스 웹 우주 망원경을 통해 빅뱅 후 초기 우주에 존재한 두 퀘이사와 배경 은하의 특징을 관측했습니다.

HSC J2236+0032와 HSC J2255+0251는 적색 편이가 각각 6.4와 6.34로 우주 생성 후 8억 6000만년 밖에 되지 않은 극초기 퀘이사입니다. 3.56/1.50 미크론 파장에서 NIRCam 관측을 통해 연구팀은 이 퀘이사들이 태양 질량의 1300억 배와 340억 배인 은하에 있으며 각각 태양 질량의 14억 배와 2억 배 수준이란 점을 밝혀냈습니다.

우주 초기에 벌써 이렇게 큰 은하와 블랙홀이 생긴 이유는 아직 잘 모르지만, 제임스 웹 우주 망원경 덕분에 과학자들은 그 단서를 하나씩 찾아 나가고 있습니다. 언젠가 여기서 누구도 상상하지 못했던 우주의 비밀이 드러나게 될 것으로 기대합니다.

참고

https://phys.org/news/2023-06-starlight-black-holes-host-galaxies.html

Detection of stellar light from quasar host galaxies at redshifts above 6, Nature (2023). DOI: 10.1038/s41586-023-063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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