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 콘텐츠로 건너뛰기

긴 발가락을 지닌 고대 조류



(Reconstruction of Elektorornis chenguangi, showing the possible probing function of the elongate toe. Elektorornis was smaller than a modern sparrow. Credit: Zhongda Zhang / Current Biology)


(A 3D reconstruction of the foot skeleton. Credit: Lida Xing / Current Biology)

(This photograph shows a nearly 100-million-year-old bird foot featuring a very long toe preserved in amber. The specimen also contains the bird's left wing tip. Credit: Lida Xing)


 9900만년 전 백악기에 살았던 독특한 발을 지닌 원시 조류가 발견됐습니다. 중국 지질학 대학의 리다 싱 (Lida Xing at China University of Geosciences (Beijing))를 비롯한 연구팀은 길이 3.5cm에 무게 5.5g인 호박 속에서 오래전 멸종된 조류의 발과 다리 화석을 확인했습니다. 호박 새라는 의미의 일렉토로르니스 (Elektorornis chenguangi)라고 명명된 이 원시 조류는 호박 속에 화석이 남았다는 점도 독특하지만, 세 번째 발가락이 비정상적으로 길어진 점이 가장 큰 특징입니다. (사진)


 micro CT 스캔을 통해 3차원적으로 재구성된 일렉토로르니스의 발은 이 새의 세 번째 발가락이 두 번째 발가락보다 41% 길고 조류의 발뼈 가운데 하나인 부척골 (tarsometatarsus)보다 20% 길다는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참고로 세번째 발가락의 길이는 9.8mm 정도인데 참새만한 작은 새라는 점을 생각하면 상당한 길이 입니다. 연구팀은 현생 조류 62종과 멸종조류 20종과 비교해 이런 긴 세 번째 등판에서 발가락을 지닌 새는 없다는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일렉토로르니스는 에난티오르니테스 Enantiornithes라는 멸종 조류의 일종으로 이들은 주로 나무 위에서 사는 조류였습니다. 백악기에 흔한 조류 가운데 하나였지만, 백악기 말 대멸종에서 모두 사라졌습니다. 아무튼 현생 조류와 그다지 다르지 않은 삶을 살았던 이들 가운데 일렉토로르니스만 이런 이상한 발가락을 진화시켰는지는 아직 모릅니다. 


 한 가지 흥미로운 부분은 현생 영장류 가운데도 손가락 하나만 긴 종이 있다는 것입니다. 바로 아이 아이 (aye-aye)가 그 주인공입니다. 아이아이는 긴 손가락 하나를 이용해서 나무 속에 있는 벌레를 꺼내 먹습니다. 어쩌면 일렉토로르니스 역시 같은 방식으로 살았을지 모릅니다. (복원도 참조) 아마도 이 가설을 검증하기 위해서는 전체 골격을 포함한 더 많은 화석들이 발견되어야 할 것입니다. 


 아무튼 백악기 조류의 다양한 적응 방산을 보여주는 또 다른 사례 가운데 하나일 것 같습니다. 


 참고 


Current Biology, Xing et al.: "A new enantiornithine bird with unusual pedal proportions found in amber" https://www.cell.com/current-biology/fulltext/S0960-9822(19)30691-8 , DOI: 10.1016/j.cub.2019.05.077

댓글

이 블로그의 인기 게시물

100 테슬라급 자기장 도달

 미국의 로스 알라모스 국립 연구소 (Los Alamos National Laboratory) 에서 과학자들이 지금까지 인간이 개발한 가장 강력한 자기장을 발생시키는 장치 개발에 도전하고 있습니다. 자기장의 세기를 나타내는 방법으로 자기력선의 밀도를 나타내기 위해 단위 면적당 자기력선의 수를 표시하는 단위인 테슬라 (T) 가 있습니다. (1T = 1Wb/㎡  웨버 (Wb) 는 자속의 단위)   의료용으로 사용되는 초전도체를 이용한 MRI 의 경우 1.5 - 3 테슬라급의 강력한 자기장으로 인체 내부를 볼 수 있게 만들지만 과학 연구용으로 이보다 더 강력한 자기장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최근에 등장한 90 테슬라급 자기장에 이어 이번에 로스 알라모스 국립 연구소에서는 100 테슬라급인 100.75 T 를 실현 했다고 합니다.   이를 구현한 것은 18000 파운드 (8.16 톤 정도) 의 코일과 여기에 에너지를 공급할 1200 메가줄 (Megajoule) 급 모터 제네레이터등의 설비입니다.  (   The 1,200-megajoule motor generator that powers the magnetic pulse.  )  이와 같은 연구를 통해 알아내고자 하는 것은  Quantum Phase transitions and new ultra high field magnetic states Electronic Structure determination Topologically protected states of matter  로 요약할 수 있다고 합니다.   아무튼 수 T 급 MRI 만 해도 자기장의 힘이 엄청난데 100 T 라니 엄청난 자기장이네요. 이는 지구 자기장 세기보다 200만배 강력한 (물론 좁은 범위에서 작용하는 자기장이라 지구 전체...

고대 양서류 이야기 (2) - 악어를 닮은 거대 양서류들

  페름기에는 다양한 양막류가 진화해서 앞서 소개한 육상형 템노스폰딜리는 점차 설 자리를 잃게 됩니다. 하지만 양서류는 본래 자신의 서식지인 물과 습지에서 여전히 번성을 누렸습니다. 당시에는 악어류 같은 대형 양서형 파충류도 없던 시절이었기 때문에 이와 비슷한 생태학적 지위는 여전히 양서류의 몫이었습니다. 이들에 대한 이야기는 제 책인 포식자에서 비교적 간단히 다뤘는데, 오늘은 여기에 대한 보충 설명입니다.  책 정보:  http://book.naver.com/bookdb/book_detail.nhn?bid=13347200 Yes 24:  http://www.yes24.com/24/goods/58772859 11번가:  http://books.11st.co.kr/product/SellerProductDetail.tmall?method=getSellerProductDetail&prdNo=1977867160 알라딘:  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134877825 교보문고:  http://www.kyobobook.co.kr/product/detailViewKor.laf?ejkGb=KOR&mallGb=KOR&barcode=9788970447988&orderClick=LAG&Kc= 인터파크 :  http://book.interpark.com/product/BookDisplay.do?_method=detail&sc.prdNo=279593764&sc.saNo=003002003&bid1=search_auto&bid2=detail&bid3=prd_img&bid4=001 영풍문고:  http://www.ypbooks.co.kr/book.yp?bookcd=100843205&gubun=NV ...

이빨이 다시 진화한 개구리

  ( CT scans of Gastrotheca guentheri skulls revealed what appeared to be identical rows of teeth on both the upper and lower jaws, which researchers later confirmed through dissection. Credit: Florida Museum/Daniel Paluh )  개구리는 2억년 전 진화 과정에서 이빨을 잃어버리고 큰 턱과 혀를 이용해 곤충 같은 작은 먹이를 잡아 먹는 방향으로 진화했습니다. 파충류나 포유류 같은 다른 사지류와의 경쟁에서 밀려 양서류가 쇠퇴하고 멸종하던 시기에도 개구리는 여전히 생존할 수 있었던 비결입니다.   이빨이 없는 덕분에 큰 혀를 발사하기 편해졌을지는 모르지만, 이빨이 없으면 종종 불편할 때가 있습니다. 씹는 대신 삼키기 때문에 음식을 씹을 수 없다는 점은 문제되지 않지만, 필사적으로 달아나려는 먹이를 잡기 힘들기 때문입니다. 이런 이유 때문에 일부 개구리는 이빨 같이 보이는 엄니 (fang)을 지니고 있으나 이는 사라진 이빨이 다시 난 것이 아니라 다른 부분이 진화한 것입니다.   이는 돌로의 법칙 ( Dollo's Law )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진화 과정에서 퇴화한 부분이 다시 생겨나지 않으며 대신 필요하면 다른 부분이 진화해 그 역할을 대신한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아가미가 사라진 사지 동물은 다시 물에 들어온다고 해도 아가미가 다시 생기진 않습니다. 대신 고래처럼 폐가 커져서 그 기능을 대신하게 됩니다.   하지만 모든 법칙엔 예외가 있기 마련입니다. 남미에서 발견된 멸종 위기 개구리 중 하나인 구엔터 유대류 개구리 ( Gastrotheca guentheri, Guenther's marsupial frog, dentate marsupial frog)는 완전한 형태의 이빨을 지니고 있습니다. 참고로 유대류 개구리라는 명칭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