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 콘텐츠로 건너뛰기

우주 이야기 1446 - 8개의 렌즈가 모인 회전식 중력 렌즈



 (The Carousel Lens, as seen through the Hubble Space Telescope. Credit: William Sheu/UCLA)





(RGB image of DESI-090.9854-35.9683, generated using the HST F140W filter (0070 pixel−1) as the red channel, HST F200LP filter (0028 pixel−1) as the blue channel, and the pixel-wise average of the two filters as the green channel. Credit: The Astrophysical Journal (2024). DOI: 10.3847/1538-4357/ad65d3)

아인슈타인이 상대성 이론에서 예측했던 중력 렌즈는 이제 먼 우주를 관측하는 천문학자들에게 없어서는 안될 도구로 자리잡았습니다. 은하나 은하단이 행사하는 중력에 의해 빛이 굴절되어 렌즈처럼 작용하는 중력 렌즈는 자연이 인간에게 선물한 망원경으로 멀리 있는 천체를 수십 배 더 확대해 보여줍니다.

그런데 사실 이런 중력 렌즈들은 망원경으로 봤을 때 완전히 상이 깨끗하게 맺히는 경우보다 초점이 제대로 맞지 않는 경우가 더 흔합니다. 아무래도 실제 렌즈가 아니다보니 어쩔 수 없는 일인데, 과학자들이 최근 여러 개의 중력 렌즈가 초점을 맞춘 매우 강력항 중력 렌즈를 찾아냈습니다.

미 국립 로렌스 버클리 연구소의 데이빗 쉬레젤 (David Schlegel, a senior scientist in Berkeley Lab's Physics Division)과 대학원생이었던 윌리엄 쉐우 (William Sheu) 및 동료들은 8개의 중력 렌즈가 일렬로 늘어선 회전식 렌즈 Carousel Lens를 발견했습니다.

이 중력렌즈의 첫 번째 렌즈는 지구에서 50억 광년 떨어진 은하단입니다. 그리고 그 뒤에는 지구에서 관측했을 때 우연히 일렬로 늘어선 7개의 은하가 76억 광년에서 120억 광년 사이 존재합니다. 이 7개의 은하도 렌즈에 원형으로 돌아가면서 보이기 때문에 회전식 렌즈라고 부를 수 있습니다. (위의 사진에서 1-7까지 점)

이 8겹 렌즈를 찾기 위해 과학자들은 Dark Energy Spectroscopic Instrument (DESI) 데이터와 허블 우주 망원경 데이터를 이용해 중력 렌즈를 찾았습니다. 데이터 분석에는 펄뮤터 슈퍼컴퓨터Perlmutter supercomputer at the National Energy Research Scientific Computing Center (NERSC)가 활용됐습니다.

이번에 찾아낸 중력 렌즈는 아주 멀리 있는 우주를 크게 확대해서 볼 수 있어 암흑 에너지와 암흑 물질 연구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앞으로 이를 능가할 우주의 다중 렌즈를 찾아낼 수 있을지도 궁금합니다.

참고

https://phys.org/news/2024-09-magnifying-deep-space-carousel-lens.html

William Sheu et al, The Carousel Lens: A Well-modeled Strong Lens with Multiple Sources Spectroscopically Confirmed by VLT/MUSE, The Astrophysical Journal (2024). DOI: 10.3847/1538-4357/ad65d3

댓글

이 블로그의 인기 게시물

100 테슬라급 자기장 도달

 미국의 로스 알라모스 국립 연구소 (Los Alamos National Laboratory) 에서 과학자들이 지금까지 인간이 개발한 가장 강력한 자기장을 발생시키는 장치 개발에 도전하고 있습니다. 자기장의 세기를 나타내는 방법으로 자기력선의 밀도를 나타내기 위해 단위 면적당 자기력선의 수를 표시하는 단위인 테슬라 (T) 가 있습니다. (1T = 1Wb/㎡  웨버 (Wb) 는 자속의 단위)   의료용으로 사용되는 초전도체를 이용한 MRI 의 경우 1.5 - 3 테슬라급의 강력한 자기장으로 인체 내부를 볼 수 있게 만들지만 과학 연구용으로 이보다 더 강력한 자기장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최근에 등장한 90 테슬라급 자기장에 이어 이번에 로스 알라모스 국립 연구소에서는 100 테슬라급인 100.75 T 를 실현 했다고 합니다.   이를 구현한 것은 18000 파운드 (8.16 톤 정도) 의 코일과 여기에 에너지를 공급할 1200 메가줄 (Megajoule) 급 모터 제네레이터등의 설비입니다.  (   The 1,200-megajoule motor generator that powers the magnetic pulse.  )  이와 같은 연구를 통해 알아내고자 하는 것은  Quantum Phase transitions and new ultra high field magnetic states Electronic Structure determination Topologically protected states of matter  로 요약할 수 있다고 합니다.   아무튼 수 T 급 MRI 만 해도 자기장의 힘이 엄청난데 100 T 라니 엄청난 자기장이네요. 이는 지구 자기장 세기보다 200만배 강력한 (물론 좁은 범위에서 작용하는 자기장이라 지구 전체...

고대 양서류 이야기 (2) - 악어를 닮은 거대 양서류들

  페름기에는 다양한 양막류가 진화해서 앞서 소개한 육상형 템노스폰딜리는 점차 설 자리를 잃게 됩니다. 하지만 양서류는 본래 자신의 서식지인 물과 습지에서 여전히 번성을 누렸습니다. 당시에는 악어류 같은 대형 양서형 파충류도 없던 시절이었기 때문에 이와 비슷한 생태학적 지위는 여전히 양서류의 몫이었습니다. 이들에 대한 이야기는 제 책인 포식자에서 비교적 간단히 다뤘는데, 오늘은 여기에 대한 보충 설명입니다.  책 정보:  http://book.naver.com/bookdb/book_detail.nhn?bid=13347200 Yes 24:  http://www.yes24.com/24/goods/58772859 11번가:  http://books.11st.co.kr/product/SellerProductDetail.tmall?method=getSellerProductDetail&prdNo=1977867160 알라딘:  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134877825 교보문고:  http://www.kyobobook.co.kr/product/detailViewKor.laf?ejkGb=KOR&mallGb=KOR&barcode=9788970447988&orderClick=LAG&Kc= 인터파크 :  http://book.interpark.com/product/BookDisplay.do?_method=detail&sc.prdNo=279593764&sc.saNo=003002003&bid1=search_auto&bid2=detail&bid3=prd_img&bid4=001 영풍문고:  http://www.ypbooks.co.kr/book.yp?bookcd=100843205&gubun=NV ...

이빨이 다시 진화한 개구리

  ( CT scans of Gastrotheca guentheri skulls revealed what appeared to be identical rows of teeth on both the upper and lower jaws, which researchers later confirmed through dissection. Credit: Florida Museum/Daniel Paluh )  개구리는 2억년 전 진화 과정에서 이빨을 잃어버리고 큰 턱과 혀를 이용해 곤충 같은 작은 먹이를 잡아 먹는 방향으로 진화했습니다. 파충류나 포유류 같은 다른 사지류와의 경쟁에서 밀려 양서류가 쇠퇴하고 멸종하던 시기에도 개구리는 여전히 생존할 수 있었던 비결입니다.   이빨이 없는 덕분에 큰 혀를 발사하기 편해졌을지는 모르지만, 이빨이 없으면 종종 불편할 때가 있습니다. 씹는 대신 삼키기 때문에 음식을 씹을 수 없다는 점은 문제되지 않지만, 필사적으로 달아나려는 먹이를 잡기 힘들기 때문입니다. 이런 이유 때문에 일부 개구리는 이빨 같이 보이는 엄니 (fang)을 지니고 있으나 이는 사라진 이빨이 다시 난 것이 아니라 다른 부분이 진화한 것입니다.   이는 돌로의 법칙 ( Dollo's Law )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진화 과정에서 퇴화한 부분이 다시 생겨나지 않으며 대신 필요하면 다른 부분이 진화해 그 역할을 대신한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아가미가 사라진 사지 동물은 다시 물에 들어온다고 해도 아가미가 다시 생기진 않습니다. 대신 고래처럼 폐가 커져서 그 기능을 대신하게 됩니다.   하지만 모든 법칙엔 예외가 있기 마련입니다. 남미에서 발견된 멸종 위기 개구리 중 하나인 구엔터 유대류 개구리 ( Gastrotheca guentheri, Guenther's marsupial frog, dentate marsupial frog)는 완전한 형태의 이빨을 지니고 있습니다. 참고로 유대류 개구리라는 명칭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