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 콘텐츠로 건너뛰기

맹독충처럼 자폭하는 자폭 흰개미




 

(Termites of the species Neocapritermes taracua with a blue body on the back formed by laccase BP76. Credit: Dr. Aleš Buček)

흰개미나 개미, 벌 같은 사회적 곤충은 군집을 위해서 개체가 희생하는 모습을 흔히 볼 수 있습니다. 사실 이들은 하나의 유기체처럼 움직이며 각각의 개체가 세포에 해당된다고 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외적이 침입하면 백혈구 같은 역할을 하는 병정 개미가 이를 막아내고 이 과정에서 죽더라도 군집을 위해 끝까지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입니다.

하지만 병정 대신 일꾼이 몸을 던져 외적을 방어하는 흰개미도 존재합니다. 바로 네오카프리테미스 타라쿠아 (Neocapritermes taracua)가 그 주인공입니다. 이 흰개미는 등에 초록색에서 파란색의 폭탄 주머니를 지니고 있습니다. 이 폭탄 주머니는 나이가 들면 점점 더 커지는데, 만약 외적이 침입하면 가장 나이들어 살날이 얼마 남지 않은 개체가 희생해 자폭 공격을 시도합니다. 독성 액체를 뿌리면 나도 죽지만 적도 죽는 방식으로 스타크래프트 2의 맹독충 같은 흰개미입니다.

(Explosive Backpacks in Old Termite Workers

The movie shows one worker of Neocapritermes taracua performing autothysis after being attacked by workers of Embiratermes neotenicus. Before body rupture, a pair of blue crystals is easily distinguishable in the N. taracua worker (Movie S1) .Šobotník, J. et al. Science 337, 436 (2012).

Explosive Backpacks in Old Termite Workers

http://www.sciencemag.org/content/337...)

체코 과학원(CAS)의 유기화학자인 야나 스커로바와 프블리나 말로이 레자코바 교수(Dr. Jana Škerlová and her colleagues from the scientific group of Assoc. Prof. Pavlína Maloy Řezáčová)는 이 자폭 흰개미의 화학 반응을 조사했습니다.

엑스선결정학 (X-ray crystallography)을 통해 이 화학 물질을 통해 관찰한 결과 연구팀은 laccase BP76이라는 화학 물질이 평소에는 안정한 상태에 있다가 급격한 화학 반응을 일으켜 벤조퀴논 (benzoquinones) 계통의 독성 물질을 만든다는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스타크래프트의 맹독충이 이 곤충을 모티브로 한 것인지 궁금해지는 이야기입니다.

참고

https://phys.org/news/2024-08-kamikaze-termites-colony-special-enzyme.html

Jana Škerlová et al, Crystal structure of blue laccase BP76, a unique termite suicidal defense weapon, Structure (2024). DOI: 10.1016/j.str.2024.07.015

댓글

이 블로그의 인기 게시물

100 테슬라급 자기장 도달

 미국의 로스 알라모스 국립 연구소 (Los Alamos National Laboratory) 에서 과학자들이 지금까지 인간이 개발한 가장 강력한 자기장을 발생시키는 장치 개발에 도전하고 있습니다. 자기장의 세기를 나타내는 방법으로 자기력선의 밀도를 나타내기 위해 단위 면적당 자기력선의 수를 표시하는 단위인 테슬라 (T) 가 있습니다. (1T = 1Wb/㎡  웨버 (Wb) 는 자속의 단위)   의료용으로 사용되는 초전도체를 이용한 MRI 의 경우 1.5 - 3 테슬라급의 강력한 자기장으로 인체 내부를 볼 수 있게 만들지만 과학 연구용으로 이보다 더 강력한 자기장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최근에 등장한 90 테슬라급 자기장에 이어 이번에 로스 알라모스 국립 연구소에서는 100 테슬라급인 100.75 T 를 실현 했다고 합니다.   이를 구현한 것은 18000 파운드 (8.16 톤 정도) 의 코일과 여기에 에너지를 공급할 1200 메가줄 (Megajoule) 급 모터 제네레이터등의 설비입니다.  (   The 1,200-megajoule motor generator that powers the magnetic pulse.  )  이와 같은 연구를 통해 알아내고자 하는 것은  Quantum Phase transitions and new ultra high field magnetic states Electronic Structure determination Topologically protected states of matter  로 요약할 수 있다고 합니다.   아무튼 수 T 급 MRI 만 해도 자기장의 힘이 엄청난데 100 T 라니 엄청난 자기장이네요. 이는 지구 자기장 세기보다 200만배 강력한 (물론 좁은 범위에서 작용하는 자기장이라 지구 전체...

고대 양서류 이야기 (2) - 악어를 닮은 거대 양서류들

  페름기에는 다양한 양막류가 진화해서 앞서 소개한 육상형 템노스폰딜리는 점차 설 자리를 잃게 됩니다. 하지만 양서류는 본래 자신의 서식지인 물과 습지에서 여전히 번성을 누렸습니다. 당시에는 악어류 같은 대형 양서형 파충류도 없던 시절이었기 때문에 이와 비슷한 생태학적 지위는 여전히 양서류의 몫이었습니다. 이들에 대한 이야기는 제 책인 포식자에서 비교적 간단히 다뤘는데, 오늘은 여기에 대한 보충 설명입니다.  책 정보:  http://book.naver.com/bookdb/book_detail.nhn?bid=13347200 Yes 24:  http://www.yes24.com/24/goods/58772859 11번가:  http://books.11st.co.kr/product/SellerProductDetail.tmall?method=getSellerProductDetail&prdNo=1977867160 알라딘:  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134877825 교보문고:  http://www.kyobobook.co.kr/product/detailViewKor.laf?ejkGb=KOR&mallGb=KOR&barcode=9788970447988&orderClick=LAG&Kc= 인터파크 :  http://book.interpark.com/product/BookDisplay.do?_method=detail&sc.prdNo=279593764&sc.saNo=003002003&bid1=search_auto&bid2=detail&bid3=prd_img&bid4=001 영풍문고:  http://www.ypbooks.co.kr/book.yp?bookcd=100843205&gubun=NV ...

이빨이 다시 진화한 개구리

  ( CT scans of Gastrotheca guentheri skulls revealed what appeared to be identical rows of teeth on both the upper and lower jaws, which researchers later confirmed through dissection. Credit: Florida Museum/Daniel Paluh )  개구리는 2억년 전 진화 과정에서 이빨을 잃어버리고 큰 턱과 혀를 이용해 곤충 같은 작은 먹이를 잡아 먹는 방향으로 진화했습니다. 파충류나 포유류 같은 다른 사지류와의 경쟁에서 밀려 양서류가 쇠퇴하고 멸종하던 시기에도 개구리는 여전히 생존할 수 있었던 비결입니다.   이빨이 없는 덕분에 큰 혀를 발사하기 편해졌을지는 모르지만, 이빨이 없으면 종종 불편할 때가 있습니다. 씹는 대신 삼키기 때문에 음식을 씹을 수 없다는 점은 문제되지 않지만, 필사적으로 달아나려는 먹이를 잡기 힘들기 때문입니다. 이런 이유 때문에 일부 개구리는 이빨 같이 보이는 엄니 (fang)을 지니고 있으나 이는 사라진 이빨이 다시 난 것이 아니라 다른 부분이 진화한 것입니다.   이는 돌로의 법칙 ( Dollo's Law )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진화 과정에서 퇴화한 부분이 다시 생겨나지 않으며 대신 필요하면 다른 부분이 진화해 그 역할을 대신한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아가미가 사라진 사지 동물은 다시 물에 들어온다고 해도 아가미가 다시 생기진 않습니다. 대신 고래처럼 폐가 커져서 그 기능을 대신하게 됩니다.   하지만 모든 법칙엔 예외가 있기 마련입니다. 남미에서 발견된 멸종 위기 개구리 중 하나인 구엔터 유대류 개구리 ( Gastrotheca guentheri, Guenther's marsupial frog, dentate marsupial frog)는 완전한 형태의 이빨을 지니고 있습니다. 참고로 유대류 개구리라는 명칭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