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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i-Fi를 이용해 벽 너머의 글자를 읽는다?



 To showcase the capabilities of the proposed pipeline in imaging complex details, the researchers have shown how WiFi can image the English alphabet, even through walls. Credit: Mostofi Lab)



(Sample imaging in non-through-wall settings: Their method can image details of letter P in ways not possible before. Credit: Mostofi Lab)

Wi-Fi는 우리 주변에서 편리하게 데이터를 무선으로 이용할 수 있게 해주는 고마운 문명의 혜택입니다. 그런데 일부 과학자들는 Wi-Fi가 데이터 전송이라는 본연의 임무 이외에 다른 유용한 일을 할 수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캘리포니아 대학 산타 바바라 캠퍼스의 야사민 모스토피 (Yasamin Mostofi) 교수 연구팀은 Wi-Fi를 이용해 벽 뒤에 있는 물체도 투과해서 볼 수 있는 이미징 기술을 개발했습니다.

이상하게 들릴 수 있지만, 결국 Wi-Fi 역시 전자기파로 얇은 벽을 투과할 수 있으며 중간에 장애물이 있어도 회절에 의해 신호가 전달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당연히 물체에 부딪히면 일부는 반사되어 되돌아오기 때문에 레이더처럼 사용할 수 있는 것입니다.

다만 본래 그런 목적으로 개발된 것이 아니기 때문에 Wi-Fi 이미지의 품질은 유용한 목적으로 사용되기엔 너무 낮았습니다. 연구팀은 최근 열린 2023 IEEE National Conference on Radar (RadarConf)에서 이미지 품질을 높일 수 있는 새로운 기술을 공개했습니다.

이 기술은 켈러의 Geometrical Theory of Diffraction (GTD)혹은 켈러 콘 (Keller cone)이라고 불리는 데 기술적 내용은 복잡하지만, 전파가 닿는 사물의 가장 자리에 집중해 대략적인 윤곽을 알아낼 수 있습니다. 이를 수학적으로 분석하면 얇은 벽 정도는 쉽게 투과해 무엇이 있는지 확인할 수 있습니다.

(동영상)

물론 사실 이미지의 퀄러티는 여전히 좋은 편이 아니지만, 사람의 윤곽을 확인하는 정도라면 충분한 수준입니다. Wi-Fi는 가정은 물론 공공장소에 이미 깔려 있는 기본 인프라이기 때문에 이를 이용하면 군중의 동선 추적이나 방법 시스템, 그리고 의료용 환자 움직임 추적 등 여러 가지 목적으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혼자 사는 노인의 경우 하루 종일 움직임이 관찰되지 않으면 뭔가 문제가 생겼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실제 상용화는 결국 가격이 저렴하고 사람의 동선을 추적하는 데 충분히 신뢰할 수 있는 결과를 보여줄 수 있는지에 따라 결정될 것 같습니다. 과연 Wi-Fi가 새로운 용도를 찾을 수 있을지 결과가 주목됩니다.

참고

https://techxplore.com/news/2023-09-method-wifi-walls.html

https://web.ece.ucsb.edu/~ymostofi/WiFiReadingThroughWal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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