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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비 갑각류를 만드는 기생충



 (Two amphipods - the top image showing one their natural color, while the bottom image shows the color change they undergo after infection by a parasitic worm. Credit: David Johnson)

기생충 가운데서는 숙주를 조종하는 것들이 존재합니다. 대표적인 것은 고양이를 종숙주로 삼는 톡소포자충이 있습니다. 톡소포자충은 중간 숙주인 쥐에 감염된 후 쥐가 고양이를 무서워하지 않도록 숙주를 조종합니다.

이전 포스트: https://blog.naver.com/jjy0501/100196396189

이런 숙주 조종 기생충 가운데 하나가 습지에 사는 새를 종숙주로 삼는 Levinseniella byrdi입니다. L. byrdi의 알은 새의 배설물과 함께 물에 떨어진 후 달팽이에 의해 먹혀서 부화합니다.

하지만 달팽이는 첫 번째 중간 숙주일 뿐입니다. L. byrdi의 유충은 어느 정도 크고 난 후 다시 물밖으로 나가 단각류 amphipod 라는 작은 갑각류의 아가미로 들어갑니다. 여기서부터 이상한 일이 일어납니다.

본래 단각류는 회색이나 갈색인 매우 수줍은 생명체로 눈에 안 보이는 곳에 숨어 살아갑니다. 성격 때문이 아니라 새 같은 포식자를 피하기 위해서입니다. 하지만 이 기생충에 감염된 후에는 색상도 밝은 오렌지색으로 바뀔 뿐 아니라 천적의 눈에 잘 띄는 오픈된 공간을 좋아하게 바뀝니다. 물론 종숙주인 새에게 잡아먹히기 쉽게 만드는 것입니다.

브라운 대학의 연구팀은 이 기생충의 비결을 알아내기 위해 RNA를 분석해 어떤 유전자가 활성화되는지 확인했습니다. 그 결과 L. byrdi는 숙주의 색소와 관련된 유전자와 외부 자극을 인지하는 유전자를 활성화시키는 반면 면역 반응에 관여하는 유전자를 억제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전자는 종숙주인 새에 쉽게 잡아먹히기 위한 것이고 후자는 기생충이 중간 숙주에서 잘 살아남기 위한 것입니다.

숙주의 유전자 발현을 조절하는 기생충의 존재는 진화의 놀라움을 새삼 느끼게 만듭니다. 그리고 어떻게 이렇게 다양한 숙주를 따라 먹이 사슬을 타고 올라올 수 있는지도 신기합니다.

참고

https://newatlas.com/science/zombie-shrimp-parasites-genes-hack/

https://onlinelibrary.wiley.com/doi/10.1111/mec.170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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