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 콘텐츠로 건너뛰기

포유류의 적응 방산은 중생대에 시작됐다


(Illustration of Didelphodon, a marsupial relative from the Late Cretaceous with the strongest pound-for-pound bite force of any known mammal. Credit: Misaki Ouchida)


 중생대를 대표하는 생물은 역시 공룡입니다. 중생대를 다룬 영화나 다큐에서 공룡은 빠질 수 없는 존재입니다. 반면 포유류의 조상은 이 시기 공룡의 발밑에서 겨우 명맥을 유지하는 작은 설치류 같은 생물로 묘사됩니다. 하지만 많은 연구를 통해 이미 중생대에 포유류와 그 멸종된 근연종인 포유형류 (mammaliaform)이 과거 생각보다 훨씬 번성했고 다양하게 적응 방산했다는 사실이 밝혀지고 있습니다. 이 내용은 제 책인 포식자에서도 다룬 내용이기도 합니다. 




 워싱턴 대학의 데이빗 그로스니클(David Grossnickle, a postdoctoral researcher in the Department of Biology at the University of Washington)은 포유류와 포유형류의 적응방산 과정을 조사해 중생대에 중요한 계기가 마련되었다는 것을 다시 입증했습니다. 저널 Trends in Ecology & Evolution에 발표한 연구 결과에 의하면 포유류의 생태적 방산 (ecological radiations) 중상대와 신생대에 크게 세 차례 일어났습니다. 


 첫 번째 적응 방산은 쥐라기인 1억9천만년 - 1억6300만년 사이에 발생했습니다. 이 시기는 초대륙 판게아가 갈라지던 시기로 다양한 환경에 맞춰 적응한 포유류와 포유형류의 분화가 일어났습니다. 이 시기에 현생 포유류의 직계 조상으로 분류할 수 있는 그룹도 등장했습니다. 이후 환경 변화에 의해 다소 하양세를 걷던 포유류는 개화 식물이 등장한 백악기 후기에 이르러 다시 두 번째 적응 방산을 시도했습니다. 이 시기는 9천만년 전에서 6600만년 전까지입니다. 


 그런데 사실 백악기 후기까지 번성했던 포유류는 현재처럼 태반 포유류가 아니라 더 원시적인 포유류인 유대류였습니다. 이 시기 등장했던 유대류 가운데 하나가 디델포돈 보랙스 Didelphodon vorax (사진) 입니다. 다델포돈은 크기를 감안했을 때 무는 힘이 가장 강력한 포유류로 시기를 감안하면 비교적 큰 크기의 포유류였습니다. 




 포유류의 마지막 적응 방산은 대멸종 직후인 6600만년에서 3400만년 전 사이에 일어났으며 이 시기에 현생 포유류의 모든 그룹이 등장했습니다. 이 시기에 유대류의 몰락과 태반 포유류의 부흥이 일어난 것이 가장 큰 특징이라고 하겠습니다. 


 아무튼 포유류의 조상 격인 수궁류는 이미 고생대 말인 페름기에 모습을 드러냈으며 그 후손들은 중생대를 거치면서 현생 포유류의 기본기를 갖췄습니다. 중생대 포유류 없이는 지금 우리와 지구 생태계가 없었다는 점을 생각할 때 공룡보다 크기가 작더라도 이들에 대한 연구 역시 공룡만큼이나 중요할 것입니다. 


 참고 


David M. Grossnickle et al. Untangling the Multiple Ecological Radiations of Early Mammals, Trends in Ecology & Evolution (2019). DOI: 10.1016/j.tree.2019.05.008




댓글

이 블로그의 인기 게시물

100 테슬라급 자기장 도달

 미국의 로스 알라모스 국립 연구소 (Los Alamos National Laboratory) 에서 과학자들이 지금까지 인간이 개발한 가장 강력한 자기장을 발생시키는 장치 개발에 도전하고 있습니다. 자기장의 세기를 나타내는 방법으로 자기력선의 밀도를 나타내기 위해 단위 면적당 자기력선의 수를 표시하는 단위인 테슬라 (T) 가 있습니다. (1T = 1Wb/㎡  웨버 (Wb) 는 자속의 단위)   의료용으로 사용되는 초전도체를 이용한 MRI 의 경우 1.5 - 3 테슬라급의 강력한 자기장으로 인체 내부를 볼 수 있게 만들지만 과학 연구용으로 이보다 더 강력한 자기장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최근에 등장한 90 테슬라급 자기장에 이어 이번에 로스 알라모스 국립 연구소에서는 100 테슬라급인 100.75 T 를 실현 했다고 합니다.   이를 구현한 것은 18000 파운드 (8.16 톤 정도) 의 코일과 여기에 에너지를 공급할 1200 메가줄 (Megajoule) 급 모터 제네레이터등의 설비입니다.  (   The 1,200-megajoule motor generator that powers the magnetic pulse.  )  이와 같은 연구를 통해 알아내고자 하는 것은  Quantum Phase transitions and new ultra high field magnetic states Electronic Structure determination Topologically protected states of matter  로 요약할 수 있다고 합니다.   아무튼 수 T 급 MRI 만 해도 자기장의 힘이 엄청난데 100 T 라니 엄청난 자기장이네요. 이는 지구 자기장 세기보다 200만배 강력한 (물론 좁은 범위에서 작용하는 자기장이라 지구 전체...

고대 양서류 이야기 (2) - 악어를 닮은 거대 양서류들

  페름기에는 다양한 양막류가 진화해서 앞서 소개한 육상형 템노스폰딜리는 점차 설 자리를 잃게 됩니다. 하지만 양서류는 본래 자신의 서식지인 물과 습지에서 여전히 번성을 누렸습니다. 당시에는 악어류 같은 대형 양서형 파충류도 없던 시절이었기 때문에 이와 비슷한 생태학적 지위는 여전히 양서류의 몫이었습니다. 이들에 대한 이야기는 제 책인 포식자에서 비교적 간단히 다뤘는데, 오늘은 여기에 대한 보충 설명입니다.  책 정보:  http://book.naver.com/bookdb/book_detail.nhn?bid=13347200 Yes 24:  http://www.yes24.com/24/goods/58772859 11번가:  http://books.11st.co.kr/product/SellerProductDetail.tmall?method=getSellerProductDetail&prdNo=1977867160 알라딘:  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134877825 교보문고:  http://www.kyobobook.co.kr/product/detailViewKor.laf?ejkGb=KOR&mallGb=KOR&barcode=9788970447988&orderClick=LAG&Kc= 인터파크 :  http://book.interpark.com/product/BookDisplay.do?_method=detail&sc.prdNo=279593764&sc.saNo=003002003&bid1=search_auto&bid2=detail&bid3=prd_img&bid4=001 영풍문고:  http://www.ypbooks.co.kr/book.yp?bookcd=100843205&gubun=NV ...

이빨이 다시 진화한 개구리

  ( CT scans of Gastrotheca guentheri skulls revealed what appeared to be identical rows of teeth on both the upper and lower jaws, which researchers later confirmed through dissection. Credit: Florida Museum/Daniel Paluh )  개구리는 2억년 전 진화 과정에서 이빨을 잃어버리고 큰 턱과 혀를 이용해 곤충 같은 작은 먹이를 잡아 먹는 방향으로 진화했습니다. 파충류나 포유류 같은 다른 사지류와의 경쟁에서 밀려 양서류가 쇠퇴하고 멸종하던 시기에도 개구리는 여전히 생존할 수 있었던 비결입니다.   이빨이 없는 덕분에 큰 혀를 발사하기 편해졌을지는 모르지만, 이빨이 없으면 종종 불편할 때가 있습니다. 씹는 대신 삼키기 때문에 음식을 씹을 수 없다는 점은 문제되지 않지만, 필사적으로 달아나려는 먹이를 잡기 힘들기 때문입니다. 이런 이유 때문에 일부 개구리는 이빨 같이 보이는 엄니 (fang)을 지니고 있으나 이는 사라진 이빨이 다시 난 것이 아니라 다른 부분이 진화한 것입니다.   이는 돌로의 법칙 ( Dollo's Law )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진화 과정에서 퇴화한 부분이 다시 생겨나지 않으며 대신 필요하면 다른 부분이 진화해 그 역할을 대신한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아가미가 사라진 사지 동물은 다시 물에 들어온다고 해도 아가미가 다시 생기진 않습니다. 대신 고래처럼 폐가 커져서 그 기능을 대신하게 됩니다.   하지만 모든 법칙엔 예외가 있기 마련입니다. 남미에서 발견된 멸종 위기 개구리 중 하나인 구엔터 유대류 개구리 ( Gastrotheca guentheri, Guenther's marsupial frog, dentate marsupial frog)는 완전한 형태의 이빨을 지니고 있습니다. 참고로 유대류 개구리라는 명칭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