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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초의 대멸종은 진화 자체때문?



(에디아카라 시기의 화석.  Fossil of frond-like Ediacaran species found in Namibia. Credit: Sarah Tweedt, Smithsonian Institution )​
 지구가 꽁꽁얼었던 신원생대 크리요지니아기(Cryogenian period)가 끝나고 (이 시기에 대해서는 이전 포스트 참조 http://blog.naver.com/jjy0501/220440382603 ) 따뜻해진 6억 3,500만 년전 지구에는 새로운 형태의 생명체들이 등장합니다. 에디아카라(Ediacara biota)라고 불리는 이 기묘한 생물들은 현재 존재하는 생물들과 직접적인 연관성을 알기가 매우 어려운 생명체로 아마도 초기 다세포 동물의 실험적인 모습일 것으로 생각되고 있습니다.
 에디아카라 생물체들은 대부분 납작하거나 길쭉한 이상한 모습을 하고 있으며 단단한 이빨이나 껍질의 존재는 찾을 수 없습니다. 그리고 포식활동을 했던 증거인 입이나 혹은 뜯어먹힌 화석도 발견된 바 없습니다. 당시 이 생물체들은 바다 밑바닥에 누워서 평온한 삶을 살았던 것으로 생각됩니다. 따라서 일부 과학자들은 이 시기를 에디아카라 낙원이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이 낙원이 끝장난 것은 대략 5억 4,200만 년 전으로 이 시기 이후로 갑자기 다양한 생물체들이 폭발적으로 등장하면서 우리가 알고 있는 대부분의 생물체의 원형들이 등장했습니다. 그래서 이 시기를 캄브리아기 대폭발이라고 부릅니다.
 그런데 과연 무엇 때문에 에디아카라 낙원이 사라지고 그 자리에 캄브리아기 생물들이 대신했는지는 아직 모릅니다. 사실상 지구 다세포 동물의 첫 대멸종이라는 흥미로운 사건인데도 정확한 원인이 불분명한 것이죠. 여러 가지 이론들이 나와있지만, 그중에 흥미로운 내용은 포식 활동의 진화 그 자체가 원인이었다는 것입니다.
 벤더빌트 대학의 사이먼 다로치 교수(Simon Darroch, assistant professor of earth and environmental sciences at Vanderbilt University)와 그의 동료들은 진화 자체에 의한 생물군의 교체가 지구상 첫 대멸종의 원인이라는 주장을 저널 Proceedings of the Royal Society B에 발표했습니다.  
 연구팀은 뉴펀들란드, 남호주, 러시아, 나미비아의 에디아카라 지층을 조사해서 마지막 순간을 제외하면 에디아카라 생물군이 심각한 환경 변화나 스트레스를 받지 않았다는 것을 밝혀냈습니다. 이 낙원은 외부적인 요인 - 혜성 충돌, 화산활동, 빙하기 등 - 에 의해 무너진 건 아닌 것 같다는 것이죠.

 그렇다면 포식이라는 새로운 삶의 방식을 택한 다세포 생물 - 즉 다세포 동물 - 의 등장 자체가 기존의 생물군을 몰아내고 새로운 생물군을 탄생시킨 요인일 수 있습니다. 일단 포식이라는 현상이 등장하자마자 절대 과거로는 돌아갈 수 없게 되었던 것입니다.
 물론 아직 우리가 모르는 이유가 있을 수도 있기 때문에 단정은 어렵지만, 그렇다고 하면 이 첫 번째 대멸종은 마지막 대멸종인 우리 시대와 마찬가지로 외부적인 요인이 아닌 생명 진화의 결과로 생긴 것이라고 이해할 수 있습니다.
 즉,  첫 번째는 포식이라는 새로운 방식에 의한 것이라면 마지막 인류세에는 지능의 진화라는 새로운 방식에 의해 기존의 생물체가 대규모로 멸종되고 있습니다. 씁쓸한 결론이지만, 우리 시대 역시 인간에 의한 대멸종이 일어나고 있기 때문이죠. 먼 미래 지구를 방문한 외계 고생물학자는 그렇게 결론을 내릴지도 모릅니다.  
 참고
​Biotic replacement and mass extinction of the Ediacara biota, Proceedings of the Royal Society B:Biological Sciencesrspb.royalsocietypublishing.org/lookup/doi/10.1098/rspb.2015.1003

http://phys.org/news/2015-09-evidence-earth-mass-extinction-critters.html#jC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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