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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극 유일의 활화산 에러버스 산의 내부를 들여다 보다

 


(Aerial view of Mount Erebus craters. Credit: NSF/Josh Landis)




(Left: 3D visualization from the magnetotelluric scan of Erebus interior (red is most conductive and magma rich); Right: schematic depiction of magmatic processes. Upward flow from a deep crustal valve zone undergoes episodic breakthrough of CO2 and entrained magma. Spatially continuous upflow of CO2-dominated magma is in contrast to depth-limited magma zones of H2O arc volcanoes. Credit: Phil Wannamaker)




 유타 대학과 뉴질랜드 캔터베리 대학의 과학자들이 이끄는 국제 과학자 팀이 남극 유일의 활화산인 에러버스 산 (Mount Erebus)의 내부 구조를 알아내는 데 성공했습니다. 



 에러버스 산은 남극 로스 섬(Ross Island)에 있는 유일한 활화산으로 현재도 가스와 용암을 분출하면서 과학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 하지만 주변의 두꺼운 얼음과 빙산 때문에 지진파를 통해 내부를 관찰하기가 어렵습니다. 



 연구팀은 지진파 대신 지구자기장 음향 (magnetotelluric sounding)을 이용한 방법을 사용했습니다. 자연적으로 존재하는 태양이나 번개 같은 자연 자기장이 지표를 뚫고 내부로 관통하는 것을 이용한 기술입니다. 물론 자기장의 양은 미약하지만, 최신 기술로 과학자들은 지표 아래 100km까지 들여다 볼 수 있습니다. 



 2014-2017년 사이 연구팀은 에러버스 산 주변 129곳에서 지구자기장 음향을 분석했습니다. 그리고  산 아래 있는 마그마의 독특한 3차원적 구조를 확인했습니다. 분출된 마그마는 마치 옆으로 꽈배기처럼 꼬여서 올라오는 형태를 지니고 있으며 맨틀 상부에서 자기장의 세기가 갑자기 낮아지는 부위가 존재했습니다. 아마도 몇 개의 단층이 존재해 마그마 기둥 구조에 영향을 주고 있고 일부는 밸브 같은 역할을 하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참고로 에러버스 화산은 환태평양대에 흔한 물이 풍부한 화산이 아니라 이산화탄소가 풍부한 화산으로 상대적으로 희귀한 원소를 많이 포함한 알칼리성 용암과 분출물을 만들어냅니다. 이는 지구 지각 구성과 대기 구성에 많은 영향을 미칩니다. 




 아마도 이렇게 빙하 사이에서 가스를 분출하는 화산은 지구 역사에서 드물지 않았을 것입니다. 특히 7-8억 년 전 눈덩이 지구 시절에는 막대한 양의 이산화탄소 이런 방식으로 빠져나와 지구 기후를 바꿨을 것입니다. 엉뚱한 생각 같지만, 문득 우주에 이런 화산이 어딘가 다른 행성에서 분출하고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드네요. 



 참고 



https://phys.org/news/2022-05-antarctica-volcano-co2-volcanoes-persistent.html


https://en.wikipedia.org/wiki/Mount_Erebus



Trans-crustal structural control of CO2-rich extensional magmatic systems revealed at Mount Erebus Antarctica, Nature Communications (2022). DOI: 10.1038/s41467-022-3062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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