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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존에 숨어 있던 초기 도시의 증거 발견



 (Screenshots from a 3D animation of the Cotoca site. Credit: Heiko Prümers / DAI)




(Two images of exactly the same area of the Salvatierra site. Left: a photo mosaic from drone footage; right: Lidar image. Credit: Heiko Prümers / DAI)



(Lidar Image of the Cotoca site (generated with “Relief Visualization Toolbox”). Credit: Heiko Prümers / DAI)




(Profile cut showing major platforms at the Cotoca site. Brown points = terrain; green points = vegetation, that was digitally removed to produce a Digital Surface Model. Credit: Heiko Prümers / DAI)





(Map of the Llanos de Mojos savannah and the Casarabe Culture area. Credit: Heiko Prümers / DAI)



 과거 역사학자들은 열대 지방에서는 문명이 형성되기 힘들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그런 생각은 정글 속에서 잊혀진 채 발견된 마야 문명이나 앙코르 와트 같은 고대 및 중세 문명의 발견을 통해서 수정되었습니다. 언뜻 보기에는 농경에 적합하지 않은 지역에서도 인류는 환경에 맞춰 적응하거나 혹은 환경을 바꿔가면서 문명을 이룩했습니다. 



 하지만 그래도 아마존 지역의 경우 농경에 적합하지 않은 척박한 지형이 많아 문명의 형성이 늦어졌을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그런데 최근 이런 과거의 생각을 바꾸는 발견들이 보고되고 있습니다. 물론 마야 문명이나 잉카 문명에 견줄 수 있는 복잡하고 큰 문명을 건설하지는 못했지만, 아마존 깊숙한 내륙에서도 초기 도시화의 증거들이 발견된 것입니다. 



 독일 고고학 연구소의 하이코 프뤼머스 박사와 본 대학의 칼라 자이메스 교수(Dr. Heiko Prümers from the German Archaeological Institute and Prof. Dr. Carla Jaimes Betancourt from the University of Bonn)가 이끄는 연구팀은 볼리비아 내 아마존 지역인 모조스 평원 (Mojos Plains) 남서쪽의 카사라베 (Casarabe) 문명 유적을 탐사했습니다. 



 이 지역은 열대 정글보다는 사바나 지역으로 우기 몇 달간 비가 집중적으로 내리면서 범람하고 나머지 기간에는 건조하기 때문에 농경에 그다지 적합한 지역이 아닙니다. 따라서 16세기 이후 이 지역에서는 특별한 도시와 문명을 발견하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2000년대 들어서 이 지역에서 스페인 정복자 도착 이전에 형성된 문명의 증거들이 발견되기 시작해 카사라베 문명이라는 명칭이 생겨났습니다. 연구팀은 그 전모를 정확히 파악하기 위해 항공 라이다 (Lidar) 촬영을 통해 매우 상세한 지형도를 작성했습니다. 이 라이더는 초당 150만회의 레이저 펄스를 통해 지형을 조사해 3차원 지도를 만들었습니다. 



 2019년부터 시작된 라이더 관측을 통해 대략 200제곱킬로미터 지형을 상세히 조사한 연구팀은 대략 남북으로 1.5km, 동서로 1km 되는 크기의 정착지를 포함해 두 개의 큰 인구 밀집 지대와 4개의 정착지를 확인했습니다. 특히 가장 큰 것은 17세기 본의 크기와 비슷한 수준이었습니다. 



 연구팀에 따르면 이 지역에는 피라미드 같은 신전 건축물도 존재했으나 현재는 많이 침식되어 단순한 언덕 정도로만 보이는 흔적들이 남아 있습니다. 이 문명은 서기 500년에서 1600년 사이 존재하다가 어떤 이유에서인지 사라졌습니다. 스페인 정복활동에 의한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면 이들이 가져온 전염병 등이 어떤 역할을 하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아무튼 이번 연구 결과는 인류 문명의 다양성과 어떤 불리한 조건도 극복해내는 인간의 도전 정신을 보여준다고 생각됩니다. 그리고 이렇게 과학기술이 발전한 시대에도 숨은 문명이 있을 수 있다는 사실 역시 놀랍습니다. 



 참고 



https://phys.org/news/2022-05-early-urbanism-amazon.html


Heiko Prümers, Lidar reveals pre-Hispanic low-density urbanism in the Bolivian Amazon, Nature (2022). DOI: 10.1038/s41586-022-04780-4. www.nature.com/articles/s41586-022-047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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