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과 올해의 최대 화두는 두말할 필요 없이 코로나 19 입니다. 하지만 인류를 위협하는 전염병은 코로나 19만아 아닙니다. 훨씬 오래된 질병인 말라리아 역시 매년 수억 명을 감염시키고 40만명에 달하는 인명을 앗아가는 무서운 전염병입니다. 다만 대부분 열대지역, 그리고 개발도상국에서만 환자가 생기다보니 우리의 관심에서 다소 멀어진 것 뿐입니다.
과학자들은 전통적인 말라리아 퇴치 방법은 모기 박멸은 물론 갈수록 내성 문제가 심각해지는 말라리아 원충에 대한 새로운 치료제 개발을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동시에 말라리아 역시 백신을 개발해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말라리아 같은 기생충 백신은 바이러스나 세균에 비해 개발이 어렵지만, 최근 하나씩 결실을 맺고 있습니다.
옥스퍼드 대학의 연구팀이 개발한 백신 후보 물질인 R21/Matrix-M는 아프리카의 말라리아 유행 국가인 부르키나 파소 (Burkina Faso)에서 소규모 대상자를 포함한 임상 시험인 phase IIb 를 진행했습니다. 말라리아에 가장 취약한 5-17개월 사이 영유아 450명을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 R21/Matrix-M은 12개월 간 고용량 그룹에서 77%의 예방효과를 보였고 저용량 그룹에서도 71%의 예방효과를 보였습니다. 심각한 부작용은 관찰되지 않았습니다. 고용량 그룹의 예방 효과는 WHO가 목표로 한 말라리아 예방 효과 75%를 넘기 때문에 이 용량으로 백신이 개발될 가능성이 커졌습니다.
앞으로 연구팀은 5-36개월 사이 영유아 4500명을 대상으로 3상 임상 시험을 진행할 예정입니다. 이 임상 시험에서 안전하고 효과적인 말라리아 예방효과가 입증된다면 실제 시판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현재 승인된 유일한 말라리아 백신은 단백질 재조합 백신인 RTS,S/AS01으로 Mosquirix라는 상품명으로 판매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예방 효과가 26-50%에 불과해 더 효과적인 백신 개발이 필요한 상황입니다.
백신 개발은 항상 쉬운 일이 아니고 예상하지 못했던 부작용이나 효과 부족으로 결국 퇴출되는 경우도 적지 않지만, R21/Matrix-M는 우수한 초기 임상 결과로 인해 주목받고 있습니다. 말라리아 백신 개발로 수많은 인명을 구할 수 있게 되기를 희망합니다.
참고
https://medicalxpress.com/news/2021-04-malaria-vaccine-who-specified-efficacy-goal.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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