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agram of the BASE-STEP trap to help store and transport antimatter. Credit: CERN)
(The BASE experiment. Credit: CERN)
(The storage containers will be used to move antimatter from one facility to another. Credit: CERN)
반물질은 SF 소설의 흔한 소재이지만, 사실 쉽게 생산하고 저장하기 힘든 물질입니다. 어렵게 생산한 반물질은 물질과 닿는 순간 바로 감마선으로 쌍소멸을 일으키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왜 반물질이 물질보다 약간 적어서 우주에 물질이 남게 되었는지를 포함해 반물질과 관련된 연구를 하는 일은 대단히 까다롭습니다. 특히 반전자보다 훨씬 무거운 반양성자 (antiproton)을 저장하는 일은 더 어렵습니다.
유럽 입자 물리 연구소 (CERN)는 반양성자를 저장하고 수송하기 위한 새로운 기술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이 반양성자들은 연구소의 양성자 싱크로트론에서 생산된 것으로 생성 직후 3500MeV의 큰 에너지를 지녀 금방 물질과 충돌해 사라지게 됩니다. 따라서 반양성자 감속기 (Antiproton Decelerator)에서 에너지를 5.3MeV로 줄인 후 다시 엘레나 Extra Low ENergy Antiproton (ELENA)라는 설비에서 속도를 90KeV로 줄이게됩니다.
물론 이 과정에서 대부분의 반양성자가 사라지는데, 1ng의 양성자를 모으기 위해서는 수천년의 시간이 걸릴 만큼 생산 속도가 느립니다. 따라서 SF 소설에서 나오는 것처럼 반물질이 물질과 닿아 폭발을 일으킬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됩니다. 이론적으로는 질량의 1%가 에너지로 변하는 수소 핵융합 반응보다 100% 에너지로 변하는 반물질이 100배 많은 에너지를 방출하긴 하지만, 양이 워낙 적어서 폭발 사고 가능성은 걱정할 이유가 없다는 것입니다.
아무튼 이렇게 냉각시킨 반양성자는 즉시 실험에 사용하는 게 아니기 때문에 어딘가 저장해야 합니다. 그리고 가능하다면 수송 컨테이너에 넣어 다른 곳으로 보내 유럽 내 다른 연구소에서도 사용할 수 있으면 더 좋을 것입니다. 따라서 CERN은 BASE-STEP과 PUMA라는 두 가지 특수 저장 장치를 개발하고 있습니다.
BASE-STEP은 초전도 자석을 이용해서 반양성자를 저장하거나 이동시킵니다. 반물질이기 때문에 물질로 만들어진 용기에 저장할 수 없으며 자기장 그릇에 저장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물론 꺼내거나 집어 넣을 때도 자기장을 이용하는데, 강력한 자기장에 가두기 위해 액체 헬륨으로 냉각되는 초전도 자석을 사용합니다. BASE-STEP은 1.9m 길이의 원통형 저장 장치로 무게는 1톤이 넘지만, 완성된다면 차량 수송도 가능한 버전입니다. 반면 PUMA는 더 큰 저장 시설로 1톤 무게의 초전도 솔레노이드 자석 (superconducting solenoid magnet) 내부를 진공 상태로 만든 후 반양성자를 저장합니다.
이 시스템이 개발되면 반물질의 생산, 저장, 수송이 더 쉬워질 것으로 생각됩니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반물질 폭탄을 만들는 일은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에 테러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될 것 같습니다.
참고
https://newatlas.com/science/cern-building-containers-storing-transporting-antimatter/
댓글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