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Barbary macaque (Macaca sylvanus) in Gibraltar. Credit: Manuela Gonzalez-Suarez/University of Reading)
사람을 포함한 동물은 살아가는데 필요한 기본적인 공간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사자 같은 최상위 포식자 동물은 많은 먹이를 필요로 하기 때문에 그만큼 넓은 영역이 필요한 반면 토끼처럼 작은 초식 동물은 비교적 작은 면적에서도 생존에 필요한 풀을 찾을 수 있습니다. 그런 만큼 작은 동물일수록 초식 동물처럼 먹이 피라미드에서 낮은 그룹에 위치할수록 생존을 위해 필요한 영역이 작고 개체수가 많아질 수 있습니다.
그런데 사실 면적당 개체수 혹은 밀도에 영향을 주는 인자는 단지 크기와 생태학적 지위만이 아닙니다. 리딩 대학 (University of Reading)의 연구자들이 이끈 국제 과학자팀은 뇌의 크기와 개체수 밀도의 상관 관계를 연구했습니다. 뇌는 포유류에서 가장 많은 에너지를 소모하는 장기로 에너지 요구량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입니다.
쥐, 원숭이, 캥거루, 여우 등 헤엄치거나 날아다니지 않는 656종의 지상 포유류를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연구팀은 뇌의 크기가 비슷한 동물 사이에서 밀도에 매우 큰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예를 들어 몸무게 11kg에 뇌무게 95g인 바르바리 마카크 원숭이 (Barbary macaque)의 개체수 밀도는 제곱 킬로미터당 36마리로 몸무게는 비슷하지만 뇌무게는 123g인 큰긴팔원숭이 (siamang)보다 세 배나 높습니다.
물론 예외적인 경우도 있는데, 가장 두드러진 예외는 쉽게 예상할 수 있듯이 사람입니다. 사람은 막대한 자원을 자신을 위해 사용할 수 있는 높은 지능과 사회성을 지니고 있어 매우 예외적인 경우가 됐습니다. 하지만 인간처럼 높은 지능과 주변 환경을 자신에 맞게 바꿀 수 있는 능력이 없는 일반적인 포유류의 경우 뇌를 키운다는 것은 상당한 비용을 지불하는 것입니다.
이런 사실을 생각해보면 모든 포유류가 인간처럼 머리가 좋아지지 않는 이유도 짐작할 수 있습니다. 머리가 좋아지는 대신 개체수가 적어지면 자손을 남기는데 불리해집니다. 다만 지능이 여러 가지 도구를 다룰 수 있을 정도로 좋아지는 순간을 넘어가면 반대의 상황이 생길 것입니다. 도구를 통해 더 많은 먹이를 구할 수 있기 때문에 증가한 에너지 비용을 상쇄하고도 남는 것이죠. 아마도 인간이 유별나게 지능이 높아진 것은 이 분야에 특화되었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참고
Manuela González‐Suárez et al, The role of brain size on mammalian population densities, Journal of Animal Ecology (2020). DOI: 10.1111/1365-2656.13397
https://phys.org/news/2020-12-survival-thickest-big-brains-mammal.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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