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ig1. Baby universes branching off of our universe shortly after the Big Bang appear to us as black holes. (Credit:Kavli IPMU))
(Fig2. Hyper Suprime-Cam (HSC) is a gigantic digital camera on the Subaru Telescope (Credit:HSC project / NAOJ))
몇 년 전 세상을 떠난 물리학자 스티븐 호킹의 주요 연구는 블랙홀에 관한 것입니다. 그의 블랙홀 이론 가운데 흥미로운 주장은 빅뱅의 결과로 항성 질량보다 한참 낮은 초미니 블랙홀인 원시 블랙홀 (Primordial black hole, PBHs)이 존재한다는 것입니다. 실제로 존재한다고 해도 분포 밀도가 워낙 낮고 방출하는 에너지가 매우 적어 지금까지 그 존재는 증명하지 못했지만, 호킹 박사가 오래전 이론적으로 제시한 가능성에 대해서 현재도 많은 과학자들이 검증을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카블리 물리 및 수학 우주 연구소 (Kavli Institute for the Physics and Mathematics of the Universe (Kavli IPMU))의 과학자들은 원시 블랙홀의 특성과 그 존재를 증명할 방법에 대해서 연구했습니다. 연구팀에 따르면 만약 원시 블랙홀의 숫자와 질량이 충분히 많다면 현재까지 그 정체를 알 수 없는 암흑 물질의 상당 부분을 설명할 수 있습니다.
연구팀은 원시 블랙홀의 흥미로운 특징에 대해서도 설명했습니다. 원시 블랙홀은 본래는 블랙홀이 될 수 없는 작은 질량이 빅뱅 직후의 높은 압력과 밀도에 의해 뭉쳐져 생긴 것으로 우주 초기의 급격한 팽창인 인플레이션을 겪었습니다. 그 과정에서 블랙홀 역시 팽창해 일종의 아기 우주 (baby universe)를 형성했다는 것입니다. 이 아기 우리 같은 외부 관찰자에게는 작은 점으로 보이지만, 안에서는 그 자체로 팽창하는 우주라고 할 수 있습니다. (개념도 참조) 일종의 멀티버스 (multiverse) 세계인 것인데, 뭔가 SF 소설 같은 구조라고 할 수 있습니다.
다만 과학이 SF 소설과 다른 점은 실제로 존재를 입증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연구팀은 현재 하와이에 있는 대형 망원경인 스바루 망원경에 설치된 Hyper Suprime-Cam (HSC)를 이용해 원시 블랙홀의 존재를 입증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했습니다. HSC는 8.2 구경 스바루 망원경에 설치된 대형 카메라로 8억7000만 화소의 이미지 센서를 지닌 카메라입니다.
연구팀은 수많은 천체를 한 번에 관측할 수 있는 HSC 능력에 주목했습니다. 이 고성능 카메라는 수백만 개의 천체를 동시에 관측할 수 있으며 몇 분에 한 번씩 안드로메다 은하를 관측할 수 있습니다. 만약 이 별에서 오는 빛이 원시 블랙홀 주변을 지나면 중력에 의한 중력렌즈 효과가 발생하기 때문에 숨어 있는 초소형 블랙홀을 찾을 수 있습니다. 설령 그렇다고는 해도 우주가 워낙 넓고 원시 블랙홀은 워낙 작기 때문에 쉽게 찾을 순 없겠지만, 가능성은 있는 것입니다.
과연 작고한 스티븐 호킹의 이론이 결국 옳은 것으로 입증될지 앞으로 연구 결과가 궁금합니다.
참고
https://phys.org/news/2020-12-primordial-black-holes-dark-multiverse.html
Alexander Kusenko et al, Exploring Primordial Black Holes from the Multiverse with Optical Telescopes, Physical Review Letters (2020). DOI: 10.1103/PhysRevLett.125.181304
댓글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