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 콘텐츠로 건너뛰기

괴상하게 생긴 암모나이트 이야기



 암모나이트라고 하면 현생 앵무조개와 마찬가지로 나선형의 껍데기 (패각)을 지닌 생물로 흔히 생각됩니다. 맞는 말이지만, 사실 암모나이트류 역시 다양한 형태의 패각을 진화시켰던 역사가 있습니다. 이들 가운데는 왜 이런 괴상한 형태의 껍데기를 지녔는지 잘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도 있습니다. 이 내용은 제 책인 포식자와는 다소 맞지 않는 내용이라서 책에서는 소개하기 어렵지만, 여기서는 소개해도 무방할 것 같습니다. 









 일단 나선형의 껍데기 대신 생각할 수 있는 가장 일반적인 형태는 직선일 것입니다. 이런 형태의 암모나이트 역시 존재합니다. 마치 칼집 모양의 약간 구부러진 곡선 형태의 패각을 지닌 바쿨리테스 Baculites 속의 암모나이트가 그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A fossil cast of the shell of a Baculites grandis on display at the North American Museum of Ancient Life in Lehi, Utah. 출처: wikipedia)


 앞서 앵무조개류에 대해 설명했던 것과 마찬가지로 이렇게 길쭉한 껍데기를 지니고 있으면 몸길이는 상당히 길어집니다. 이런 종류의 암모나이트는 2m에 달하는 것도 있었으나 사실 무게로 따지면 그렇게 큰 암모나이트는 아니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래도 여기까지는 그럴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듭니다. 이런 과정을 거쳐 나선형의 말린 껍데기를 진화시켰을 것일테니 당연히 그 중간 단계도 있겠죠. 하지만 독특한 패각을 진화시킨 암모나이트 무리는 여기서 그치지 않습니다. Heteromorph ammonite라고 불리는 이들의 껍데기는 일부 해석이 극히 곤란한 녀석들도 있습니다. 


(Heteromorph ammonite Didymoceras stevensoni  Exhibit in the Houston Museum of Natural Science, Houston, Texas, USA. Photography was permitted in the museum without restriction.)

(Australiceras sp., Late Jurassic to Early Cretaceous, Volga River, Russia - Houston Museum of Natural Science)


 이들의 다양한 모습은 암모나이트가 매우 다양하게 적응 방산해 우리가 박물관이나 혹은 중생대를 묘사한 그림에서 보기 어려운 다양한 모습을 했다는 점을 보여줍니다. 흥미로운 사실은 일종의 수렴진화로 현재의 소라나 고둥과 비슷한 외형을 지닌 암모나이트도 있었다는 것입니다. 


(Turrilites costatus from Rouen, France, on display at Galerie de paléontologie et d'anatomie comparée, Paris)


 마지막으로 가장 기괴한 암모나이트 가운데 하나인 니포나이트 (Nipponites)의 화석도 빼놓을 수 없을 것입니다. 이들은 도대체 어떻게 이런 패각을 가지고 움직였는지 상상이 잘 되지 않는 외형을 지니고 있습니다. 


(Fossils of Nipponites (Nipponites mirabilis), Ammonites. Exhibit in the National Museum of Nature and Science, Tokyo, Japan)


 이런 기괴한 외형도 뭔가 유리한 점이 있기 때문에 진화했을 것입니다. 그럼에도 이런 껍데기를 가지고 어떻게 살았는지 정말 궁금한 외형이 아닐 수 없습니다. 


 참고 




댓글

이 블로그의 인기 게시물

세상에서 가장 큰 벌

( Wallace's giant bee, the largest known bee species in the world, is four times larger than a European honeybee(Credit: Clay Bolt) ) (Photographer Clay Bolt snaps some of the first-ever shots of Wallace's giant bee in the wild(Credit: Simon Robson)  월리스의 거대 벌 (Wallace’s giant bee)로 알려진 Megachile pluto는 매우 거대한 인도네시아 벌로 세상에서 가장 거대한 말벌과도 경쟁할 수 있는 크기를 지니고 있습니다. 암컷의 경우 몸길이 3.8cm, 날개너비 6.35cm으로 알려진 벌 가운데 가장 거대하지만 수컷의 경우 이보다 작아서 몸길이가 2.3cm 정도입니다. 아무튼 일반 꿀벌의 4배가 넘는 몸길이를 지닌 거대 벌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메가칠레는 1981년 몇 개의 표본이 발견된 이후 지금까지 추가 발견이 되지 않아 멸종되었다고 보는 과학자들도 있었습니다. 2018년에 eBay에 표본이 나왔지만, 언제 잡힌 것인지는 알 수 없었습니다. 사실 이 벌은 1858년 처음 발견된 이후 1981년에야 다시 발견되었을 만큼 찾기 어려운 희귀종입니다. 그런데 시드니 대학과 국제 야생 동물 보호 협회 (Global Wildlife Conservation)의 연구팀이 오랜 수색 끝에 2019년 인도네시아의 오지에서 메가칠레 암컷을 야생 상태에서 발견하는데 성공했습니다.   메가칠레 암컷은 특이하게도 살아있는 흰개미 둥지가 있는 나무에 둥지를 만들고 살아갑니다. 이들의 거대한 턱은 나무의 수지를 모아 둥지를 짓는데 유리합니다. 하지만 워낙 희귀종이라 이들의 생태에 대해서는 거의 알려진 바가 없습니다.  (동영상)...

몸에 철이 많으면 조기 사망 위험도가 높다?

 철분은 인체에 반드시 필요한 미량 원소입니다. 헤모글로빈에 필수적인 물질이기 때문에 철분 부족은 흔히 빈혈을 부르며 반대로 피를 자꾸 잃는 경우에는 철분 부족 현상이 발생합니다. 하지만 철분 수치가 높다는 것은 반드시 좋은 의미는 아닙니다. 모든 일에는 적당한 수준이 있게 마련이고 철 역시 너무 많으면 여러 가지 질병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철 대사에 문제가 생겨 철이 과다하게 축적되는 혈색소증 ( haemochromatosis ) 같은 드문 경우가 아니라도 과도한 철분 섭취나 수혈로 인한 철분 과잉은 건강에 문제를 일으킬 수 있습니다. 하지만 높은 철 농도가 수명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잘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하버드 대학의 이야스 다글라스( Iyas Daghlas )와 임페리얼 칼리지 런던의 데펜더 길 ( Dipender Gill )은 체내 철 함유량에 영향을 미치는 유전적 변이와 수명의 관계를 조사했습니다. 연구팀은 48972명의 유전 정보와 혈중 철분 농도, 그리고 기대 수명의 60/90%에서 생존 확률을 조사했습니다. 그 결과 유전자로 예측한 혈중 철분 농도가 증가할수록 오래 생존할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것이 유전자 자체 때문인지 아니면 높은 혈중/체내 철 농도 때문인지는 명확하지 않지만, 높은 혈중 철 농도가 꼭 좋은 뜻이 아니라는 것을 시사하는 결과입니다.   연구팀은 이 데이터를 근거로 건강한 사람이 영양제나 종합 비타민제를 통해 과도한 철분을 섭취할 이유는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어쩌면 높은 철 농도가 조기 사망 위험도를 높일지도 모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임산부나 빈혈 환자 등 진짜 철분이 필요한 사람들까지 철분 섭취를 꺼릴 필요가 없다는 점도 강조했습니다. 연구 내용은 정상보다 높은 혈중 철농도가 오래 유지되는 경우를 가정한 것으로 본래 철분 부족이 있는 사람을 대상으로 한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낮은 철분 농도와 빈혈이 건강에 미치는 악영향은 이미 잘 알려져 있기 때문에 철...

사막에서 식물을 재배하는 온실 Ecodome

 지구 기후가 변해가면서 일부 지역에서는 비가 더 많이 내리지만 반대로 비가 적게 내리는 지역도 생기고 있습니다. 일부 아프리카 개도국에서는 이에 더해서 인구 증가로 인해 식량과 물이 모두 크게 부족한 현상이 지속되고 있습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한 여러 가지 아이디어들이 나오고 있는데, 그 중 하나가 사막 온실입니다.   사막에 온실을 건설한다는 아이디어는 이상해 보이지만, 실제로는 다양한 사막 온실이 식물재배를 위해서 시도되고 있습니다. 사막 온실의 아이디어는 낮과 밤의 일교차가 큰 사막 환경에서 작물을 재배함과 동시에 물이 증발해서 사라지는 것을 막는데 그 중요한 이유가 있습니다.   사막화가 진행 중인 에티오피아의 곤다르 대학( University of Gondar's Faculty of Agriculture )의 연구자들은 사막 온실과 이슬을 모으는 장치를 결합한 독특한 사막 온실을 공개했습니다. 이들은 이를 에코돔( Ecodome )이라고 명명했는데, 아직 프로토타입을 건설한 것은 아니지만 그 컨셉을 공개하고 개발에 착수했다고 합니다.   원리는 간단합니다. 사막에 건설된 온실안에서 작물을 키움니다. 이 작물은 광합성을 하면서 수증기를 밖으로 내보네게 되지만, 온실 때문에 이 수증기를 달아나지 못하고 갖히게 됩니다. 밤이 되면 이 수증기는 다시 응결됩니다. 그리고 동시에 에코돔의 가장 위에 있는 부분이 열리면서 여기로 찬 공기가 들어와 외부 공기에 있는 수증기가 응결되어 에코돔 내부로 들어옵니다. 그렇게 얻은 물은 식수는 물론 식물 재배 모두에 사용 가능합니다.  (에코돔의 컨셉.  출처 : Roots Up)   (동영상)   이 컨셉은 마치 사막 온실과 이슬을 모으는 담수 장치를 합쳐놓은 것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물론 실제로도 잘 작동할지는 직접 테스트를 해봐야 알 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