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vaccine is the first of its kind to achieve proven safety and efficacy in crocodiles. Credit: RRA)
백신은 인간에서 여러 가지 감염병을 예방하고 이겨내는 데 도움을 줍니다. 하지만 백신이 필요한 것은 사람만이 아닙니다. 사실 가축에 투여하는 백신도 적지 않습니다. 밀집해서 사육하는 현대 축산업의 특징 상 전염병 창궐은 어쩔 수 없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호주 퀸즐랜드 대학의 연구팀은 좀 특이한 동물 백신을 개발했습니다. 바로 악어에 감염되는 웨스트 나일 바이러스 (West Nile Virus, WNV)에 대한 백신입니다. 웨스트 나일 바이러스는 조류를 숙주로 바이러스로 모기를 통해 사람에 감염되는 웨스트 나일열을 만듭니다. 대부분 경증으로 끝나지만, 일부 환자에서 중증으로 진행할 수 있습니다. 지금까지 특별한 치료제나 백신이 없어 모기에 물리지 않는 것이 최선의 예방법입니다.
웨스트 나일열: https://www.amc.seoul.kr/asan/mobile/healthinfo/disease/diseaseDetail.do?contentId=33901
따라서 사람에서도 없는 웨스트 나일 바이러스 백신을 악어용으로 개발한다는 것은 다소 엉뚱해 보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호주에서 악어 양식업은 꽤 큰 사업이고 웨스트 나일 바이러스의 토착 버전인 곤진 바이러스 (Kungin virus) 때문에 매년 1억 달러에 달하는 손실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언뜻 생각하기엔 두꺼운 악어 가죽 덕분에 괜찮을 것 같은데, 실제로는 사육하는 악어의 30%에서 피부에 특징적인 병변을 발견할 수 있다고 합니다.
연구팀은 호주 현지의 모기에서 추출한 BinJV 균주와 웨스트 나일 바이러스의 키메라 바이러스를 이용한 백신을 개발했습니다. 이 백신은 바이러스에 대한 항원성은 지니고 있으나 실제 질병을 일으키지 않는 바이러스를 사용합니다. 연구 결과 이 백신 후보 물질은 웨스트 나일 바이러스 감염에서 악어들을 보호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사실 사람에 대한 임상 시험과 달리 동물에 대한 약물 및 백신 테스트는 윤리적인 문제가 적어서 오히려 개발이 빠른 편입니다. 따라서 효과적이고 안전하다는 결론이 나오고 경제적이라는 결과가 나오면 악어용 백신도 사용할 수 있습니다. 그래도 백신을 적정 가격에생산하려면 어느 정도 수요가 뒷받침되어야 제약 회사에서도 다룰 텐데, 그 정도 사육 규모가 된다는 사실이 놀랍습니다.
참고
https://phys.org/news/2023-06-vaccine-crocodiles-multi-million-dollar-industry.html
Gervais Habarugira et al, A chimeric vaccine protects farmed saltwater crocodiles from West Nile virus-induced skin lesions, npj Vaccines (2023). DOI: 10.1038/s41541-023-00688-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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