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reconstruction of a single sturgeon scute, close up. Bone-forming cells are marked in magenta. Credit: J. Stundl)
(Jan Stundl holds a sturgeon fish in the laboratory. Credit: J. Stundl)
바다에서 물고기의 성공 비결 중 하나는 비늘입니다. 비늘은 튼튼하면서도 매우 유연해 빠르게 헤엄치는 데 큰 도움이 됩니다. 바다에서 성공한 또 다른 생물인 갑각류의 외골격은 방어와 지지를 한 번에 해결해준다는 장점이 있지만, 탈피하면서 성장하는 데 어려움이 있고 덩치가 커질수록 두껍고 무거워져 비효율적인 반면 물고기의 비늘은 덩치가 커져도 더 두꺼워지거나 무거워질 이유가 없다는 큰 장점이 있습니다.
과학자들은 비늘의 진화가 적어도 3억 5천만 년 이전에 일어났다고 보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 정확한 기원에 대해서는 잘 몰랐습니다. 칼텍의 잔 스턴들(Jan Stundl)은 2017년 케임브리지 대학의 연구팀이 작은 가오리에서 몸통의 신경능선세포 (trunk neural crest cell)가 비늘 같은 구조로 발생한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한 것에 주목했습니다. 연구팀은 진화 계통성 멀리 떨어져 있는 물고기에서도 같은 식으로 비늘이 생길 것으로 보고 스터렛 철갑상어 (sterlet sturgeon (Acipenser ruthenus))를 이용해 연구를 진행했습니다.
철갑상어는 이름과 달리 경골어류로 상어와는 매우 멀리 떨어진 물고기이지만, 큰 덩치 때문인지 상어라고 불리고 있습니다. 상어와 달리 철갑은 맞는 말인데, 매우 튼튼한 비늘을 갖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들은 1억 7천만 년 전부터 지금까지 외형이 크게 변하지 않은 성공적인 생물입니다.
연구팀은 철갑상어 배아의 발생초기에 발달 중인 신경판에서 형성되는 신경능선세포를 형광 염색해 이들이 어떻게 분화하는지 관찰했습니다. 척추동물에서 신경능선세포는 머리와 얼굴, 피부로 이동해 다양한 세포로 분화합니다. 연구팀은 철갑상어 배아에서 몸통에 있는 신경능선세포가 피부로 이동한 후 뼈를 만드는 조골세포 (osteoblast)로 변해 철갑 같은 비늘을 생성한다는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어류는 진화 초기 단계부터 비늘을 획득해서 당시 바다에서 더 우세한 생물이었던 갑각류나 다른 절지동물을 견제하고 성공했을 것입니다. 지금 우리는 비늘이 없지만, 그런 선조들이 없었다면 오늘의 우리도 없었을 것입니다.
그리고 본문과 상관없는 여담이지만, 연구자분은 사실 남성입니다. 머리카락이 길고 마스크 쓰고 계서서 처음에 여성인지 알았네요.
참고
https://phys.org/news/2023-07-fish-evolved-bony-scaly-armor.html
Jan Stundl et al, Ancient vertebrate dermal armor evolved from trunk neural crest, Proceedings of the National Academy of Sciences (2023). DOI: 10.1073/pnas.2221120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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