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 콘텐츠로 건너뛰기

우주 이야기 797 - 드문 형태의 중간 질량 블랙홀을 포착하다.


(Data from NASA/ESA's Hubble Space Telescope (yellow-white) and NASA's Chandra X-ray Observatory (purple). The purple-white source in the lower left shows X-ray emission from the remains of a star that was ripped apart as it fell towards an intermediate mass black hole. The host galaxy of the black hole is located in the middle of the image. Credit: X-ray: NASA/CXC/UNH/D.Lin et al, Optical: NASA/ESA/STScI)

(The X-ray source 3XMM J215022.4−055108, viewed with ESA’s XMM-Newton X-ray space observatory in 2006 (left) and 2009 (right). This is the best-ever candidate for a very rare and elusive type of cosmic phenomenon: a so-called intermediate-mass black hole in the process of tearing apart and feasting on a nearby star. This rare breed of black hole was spotted as it disrupted and tore apart a nearby star, gorging on the resulting debris and throwing off an enormous amount of light in the process. It has a mass of around fifty thousand times that of the Sun, and is located within a massive cluster of stars on the outskirts of a galaxy some 740 million light-years away. A comparison between these two images shows how the burst of energy released by this powerful event gradually decreased over the years.  Credit: European Space Agency)


 블랙홀은 크게 두 종류로 나눌 수 있습니다. 항성 질량 블랙홀은 무거운 별의 잔해에서 생성된 것으로 통상 태양 질량의 수십 배 이하 크기입니다. 이에 비해 거대 질량 블랙홀은 태양 질량의 수백만배 이상의 큰 크기로 거의 모든 은하의 중심부에 존재합니다. 


 그런데 드물기는 하지만 그 중간에 해당하는 질량을 지닌 중간 질량 블랙홀도 존재합니다. 이런 중간 질량 블랙홀은 항성 질량 블랙홀이 성장한 것으로 추정되는데 사실 관측이 매우 어려워 많은 내용이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최근 유럽 우주국의 XMM-Newton 관측 위성은 중간 질량 블랙홀이 별을 흡수하면서 X선 방출하는 장면을 포착했습니다. 이 블랙홀은 지구에서 7억 4천만 광년 떨어진 대형은하의 외곽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이 위치에서 발견된 이유는 아마도 이 블랙홀이 구상 성단에 중심에 위치하고 있기 때문으로 해석됩니다. 그래서 다른 별을 흡수할 기회를 쉽게 가질 수 있는 것이죠. 


 별이 밀집한 성단은 은하 중심만큼 질량이 많지는 않지만, 그래도 많은 별과 가스를 지니고 있어 블랙홀이 성장하기 적합한 환경입니다. 그래도 보통 이런 블랙홀은 거의 물질을 흡수하지 않아서 먼 거리에서 우연히 관측되기는 매우 어렵습니다. 


 뉴햄프셔 대학의 다쳉 린(Dacheng Lin of the University of New Hampshire)을 비롯한 연구자들은 XMM-Newton 관측 위성 데이터 및 나사의 찬드라 X선 위성과 스위프트 위성 데이터 등을 비교해 3XMM J215022.4−055108의 존재를 찾아냈습니다. 대략 태양 질량의 5000배 정도 되는 중간 질량 블랙홀로 이번에 검출이 가능했던 이유는 지나가던 별을 흡수하면서 강력한 X선을 방출했기 때문입니다. 아마도 이 블랙홀은 이런 식으로 성장해서 지금 정도 크기가 된 것으로 보입니다. 


 과학자들은 이와 같은 형태로 블랙홀이 성장할 것이라고 생각해 왔으나 그 증거를 포착하기는 어려웠습니다. 이번 발견은 항성 질량 및 중간 질량 블랙홀이 별을 먹으면서 커진다는 사실을 시사하는 결과라고 할 수 있습니다. 물론 이런 경우가 드물긴해도 우주의 크기를 생각하면 더 많이 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앞으로 후속 연구가 필요한 이유입니다. 


 별을 잡아먹으면서 성장하는 블랙홀은 어딘지 모르게 우리에게 친숙한 존재입니다. 블랙홀이라고 하면 뭐든지 삼키는 검은 구멍의 이미지가 강하니까요. 하지만 이 과정에서 블랙홀은 많은 물질을 내뿜으면서 주변 물질 분포를 변화시키고 중력을 통해 천체의 움직임에 영향을 줍니다. 이 과정을 연구하는 것은 블랙홀은 물론 우주의 진화를 이해하는 데 중요한 일이 될 것입니다. 


 참고 


Dacheng Lin et al, A luminous X-ray outburst from an intermediate-mass black hole in an off-centre star cluster, Nature Astronomy (2018). DOI: 10.1038/s41550-018-0493-1, Arxiv: https://arxiv.org/abs/1806.05692]


댓글

이 블로그의 인기 게시물

통계 공부는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까?

 사실 저도 통계 전문가가 아니기 때문에 이런 주제로 글을 쓰기가 다소 애매하지만, 그래도 누군가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해서 글을 올려봅니다. 통계학, 특히 수학적인 의미에서의 통계학을 공부하게 되는 계기는 사람마다 다르긴 하겠지만, 아마도 비교적 흔하고 난감한 경우는 논문을 써야 하는 경우일 것입니다. 오늘날의 학문적 연구는 집단간 혹은 방법간의 차이가 있다는 것을 객관적으로 보여줘야 하는데, 그려면 불가피하게 통계적인 방법을 쓸 수 밖에 없게 됩니다. 이런 이유로 분야와 주제에 따라서는 아닌 경우도 있겠지만, 상당수 논문에서는 통계학이 들어가게 됩니다.   문제는 데이터를 처리하고 분석하는 방법을 익히는 데도 상당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는 점입니다. 물론 대부분의 학과에서 통계 수업이 들어가기는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대학 학부 과정에서는 대부분 논문 제출이 필요없거나 필요하다고 해도 그렇게 높은 수준을 요구하지 않지만, 대학원 이상 과정에서는 SCI/SCIE 급 논문이 필요하게 되어 처음 논문을 작성하는 입장에서는 상당히 부담되는 상황에 놓이게 됩니다.  그리고 이후 논문을 계속해서 쓰게 될 경우 통계 문제는 항상 나를 따라다니면서 괴롭히게 될 것입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간혹 통계 공부를 어떻게 하는 것이 좋겠냐는 질문이 들어옵니다. 사실 저는 통계 전문가라고 하기에는 실력은 모자라지만, 대신 앞서서 삽질을 한 경험이 있기 때문에 몇 가지 조언을 해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1. 입문자를 위한 책을 추천해달라  사실 예습을 위해서 미리 공부하는 것은 추천하지 않습니다. 기본적인 통계는 학과별로 다르지 않더라도 주로 쓰는 분석방법은 분야별로 상당한 차이가 있을 수 있어 결국은 자신이 주로 하는 부분을 잘 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학과 커리큘럼에 들어있는 통계 수업을 듣는 것이 더 유리합니다. 잘 쓰지도 않을 방법을 열심히 공부하는 것은 아무래도 효율

150년 만에 다시 울린 희귀 곤충의 울음 소리

  ( The katydid Prophalangopsis obscura has been lost since it was first collected, with new evidence suggesting cold areas of Northern India and Tibet may be the species' habitat. Credit: Charlie Woodrow, licensed under CC BY 4.0 ) ( The Museum's specimen of P. obscura is the only confirmed member of the species in existence. Image . Credit: The Trustees of the Natural History Museum, London )  과학자들이 1869년 처음 보고된 후 지금까지 소식이 끊긴 오래 전 희귀 곤충의 울음 소리를 재현하는데 성공했습니다. 프로팔랑곱시스 옵스큐라 ( Prophalangopsis obscura)는 이상한 이름만큼이나 이상한 곤충으로 매우 희귀한 메뚜기목 곤충입니다. 친척인 여치나 메뚜기와는 오래전 갈라진 독자 그룹으로 매우 큰 날개를 지니고 있으며 인도와 티벳의 고산 지대에 사는 것으로 보입니다.   유일한 표본은 수컷 성체로 2005년에 암컷으로 생각되는 2마리가 추가로 발견되긴 했으나 정확히 같은 종인지는 다소 미지수인 상태입니다. 현재까지 확실한 표본은 수컷 성체 한 마리가 전부인 미스터리 곤충인 셈입니다.   하지만 과학자들은 그 형태를 볼 때 이들 역시 울음 소리를 통해 짝짓기에서 암컷을 유인했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그런데 높은 고산 지대에서 먼 거리를 이동하는 곤충이기 때문에 낮은 피치의 울음 소리를 냈을 것으로 보입니다. 문제는 이런 소리는 암컷 만이 아니라 박쥐도 잘 듣는다는 것입니다. 사실 이들은 중생대 쥐라기 부터 존재했던 그룹으로 당시에는 박쥐가 없어 이런 방식이 잘 통했을 것입니다. 하지만 신생대에 박쥐가 등장하면서 플로팔랑곱

R 스튜디오 설치 및 업데이트

 R을 설치한 후 기본으로 제공되는 R 콘솔창에서 코드를 입력해 작업을 수행할 수도 있지만, 보통은 그렇게 하기 보다는 가장 널리 사용되는 R 개발환경인 R 스튜디오가 널리 사용됩니다. 오픈 소스 무료 버전의 R 스튜디오는 누구나 설치가 가능하며 편리한 작업 환경을 제공하기 때문에 R을 위한 IDE에서 가장 널리 사용되어 있습니다. 아래 링크에서 다운로드 받습니다.    https://www.rstudio.com/  다운로드 R 이나 혹은 Powerful IDE for R로 들어가 일반 사용자 버전을 받습니다. 오픈 소스 버전과 상업용 버전, 그리고 데스크탑 버전과 서버 버전이 있는데, 일반적으로는 오픈 소스 버전에 데스크탑 버전을 다운로드 받습니다. 상업 버전의 경우 데스크탑 버전의 경우 년간 995달러, 서버 버전은 9995달러를 받고 여러 가지 기술 지원 및 자문을 해주는 기능이 있습니다.   데스크탑 버전을 설치하는 과정은 매우 쉽기 때문에 별도의 설명이 필요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 인스톨은 윈도우, 맥, 리눅스 (우분투/페도라)에 따라 설치 파일이 나뉘지만 설치가 어렵지는 않을 것입니다. 한 가지 주의할 점이라면 R은 사전에 반드시 따로 설치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R 스튜디오만 단독 설치하면 아무것도 할 수 없습니다. 뭐 당연한 이야기죠.   설치된 R 스튜디오는 자동으로 업데이틀 체크하지 않습니다. 따라서 업데이트를 위해서는 R 스튜디오에서 Help 로 들어가 업데이트를 확인해야 합니다.     만약 업데이트 할 내용이 없다면 최신 버전이라고 알려줄 것이고 업데이트가 있다면 업데이트를 진행할 수 있도록 도와주게 됩니다. R의 업데이트와 R 스튜디오의 업데이트는 모두 개별적이며 앞서 설명했듯이 R 업데이트는 사실 기존 버전과 병행해서 새로운 버전을 새롭게 설치하는 것입니다. R 스튜디오는 실제로 업데이트가 이뤄지기 때문에 구버전을 지워줄 필요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