밸브의 거실 진출 전략이 점점 구체성을 띄고 있습니다. 스팀이란 플랫폼으로 사실상 PC 게임 다운로드 유통 시장을 장악한 밸브는 이제 전세계 5000 만에 달하는 스팀 유저들을 지니고 있습니다. 세계에서 가장 큰 두터운 유저층은 밸브의 큰 자산입니다. 많은 유저들이 이미 스팀에서 영혼과 지갑을 털린 상태로 자신의 스팀 계정을 쉽게 포기하기는 어려운 상태이죠. 돈주고 구매한 게임들이 거기에 있는 상태인데 그냥 두고 나올 순 없을테니 말이죠.
이런 자산을 바탕으로 밸브는 이미 빅피처 모드를 선보인 바 있습니다. ( http://jjy0501.blogspot.kr/2012/09/blog-post_11.html 참고) 이 빅피처 모드를 통해 사용자는 거실에서 보다 편리하게 TV 를 통해 게임을 즐길 수 있도록 배려했습니다. 하지만 이 정도는 본격적인 거실 진출로는 한계가 명확합니다. 일부 사용자만이 자신의 거실 TV 에 컴퓨터를 연결해서 사용하기 때문입니다.
2012 년의 빅피처 모드 이후 2013 년 밸브는 다시 리눅스 기반의 게임 스트리밍 OS 인 스팀 OS 를 내놓습니다. ( http://blog.naver.com/jjy0501/100196637561 참조) 이는 PC에서 구동되는 게임을 TV에서 스트리밍 하게 할 수 있는 방식으로 더 나아가 스팀 OS 상에서 구현되는 게임들을 늘리겠다고 밸브는 언급한바 있습니다. 이렇게 되면 거실 TV 에 꼭 고성능의 PC 를 연결하지 않아도 되는 장점이 있습니다.
한편 이와는 별도로 밸브가 자체적인 하드웨어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는 사실 역시 잘 알려져 있습니다. 밸브의 독자 기기가 공개될 것이라는 이야기가 끊이지 않는 가운데 밸브가 자체적인 컨트롤러인 스팀 컨트롤러를 발표했습니다. 물론 스팀 머신 역시 언급했기 때문에 PC 게임에 기반을 둔 스팀 콘솔이 현실화 되는 셈입니다. 단 이는 기존의 게임기와는 다르게 PC 게임을 거실에서 즐길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주 기능으로 생각됩니다.
밸브가 가진 가장 막강한 재산이 스팀을 통해 구축한 PC 및 인디 게임 유통망과 더불어 5000 만이 넘는 PC 게임 유저라고 생각할 때 이는 매우 타당한 전략입니다. 새로운 콘솔에서만 구동되는 게임이 아니라 PC 에서 구동이 가능한 게임이라면 쉽게 유저들을 끌어 모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새로운 사업 모델이 위유나 Xbox/PS 같은 거치형 콘솔 기기와 경쟁하게 될지 아니면 자기만의 영역을 형성하게 될지, 그것도 아니면 수많은 실패한 IT 기기의 이름에 명단을 올리게 될지는 아직 아무도 장담할 수 없습니다. 다만 새롭게 공개된 스팀 컨트롤러는 밸브 만의 참신한 아이디어가 들어가 있는 것 같습니다.
(스팀 컨트롤러)
스팀 컨트롤러가 지닌 가장 큰 차이점은 마우스와 키보드라는 PC 게임에 최적화된 환경을 고려한 게임 컨트롤러라는 것입니다. 게임 시장이 콘솔과 PC 로 양분되면서 나타난 큰 변화중의 하나는 바로 인터페이스의 차이였습니다. 한쪽은 게임 컨트롤러 다른 한쪽은 마우스와 키보드를 주로 사용하게 되면서 서로 조작 방법에서 크게 차이가 날 수 밖에 없었는데 일단 거실에서 마우스와 키보드로 TV 와 연결된 컴퓨터를 조작하는 일은 여러모로 번거로운 일이었죠.
밸브는 이와 같은 문제를 감안한 컨트롤러를 내놓았습니다. 스팀 컨트롤러는 일반적인 아날로그 스틱이나 방향키 대신 Dual Trackpads 를 탑재해서 더 다양한 동작을 인식할 수 있습니다. 트랙패드와 터치스크린은 마우스와 키보드로 인식이 가능하며 정교한 입력은 물론 진동 피드백 기능을 이용해서 다양한 정보를 사용자에게 바로 제공할 수 있다고 합니다. 중간에 위치한 터치스크린은 물리적 버튼이 아니기 때문에 다양한 입력과 조작이 가능하게 만들 수 있습니다. 그 외에 6 개의 키가 좌우 대칭으로 달려 있어 오른손 잡이든 왼손 잡이든 구애 받지 않고 편리하게 사용이 가능하단 것이 밸브의 설명입니다.
(각 부위에 대한 설명 )
이와 같은 디자인이 과연 실제 조작에서 더 편리한지는 좀 두고봐야 알 것으로 생각됩니다. 하지만 참신한 아이디어들이 들어가 있다는 생각입니다. 일단 밸브는 터치 스크린을 뺀 개발자 버전을 먼저 300 개 공급해 테스트 중 입니다. 이 버전은 완성 버전과는 달리 유선 USB 로 작동하게 됩니다.
스팀 컨트롤러의 가격, 출시 일정등은 미정입니다. 과연 PC 게임을 거실로 가져오려는 밸브의 시도가 먹혀들게 될지 아직은 속단하기 이르지만 가격만 적당하다면 스팀 컨트롤러 자체는 매력적인 기기가 될 가능성도 있어 보입니다.
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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