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적으로 토성하면 생각나는 이미지는 행성 주위를 감싼 거대한 고리이지만 사실 토성 자체도 매우 독특한 특징들을 가진 가스 행성입니다. 특히 목성의 대적점 처럼 유명하진 않지만 토성 역시 대기의 흐름이 매우 역동적이며 거대한 폭풍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유명합니다. 이전에 설명드린 토성의 육각형 거대 폭풍은 일반 대중에게 널리 알려져 있지는 않지만 태양계 최대 폭풍 가운데 하나이며 ( http://jjy0501.blogspot.kr/2013/05/142.html 참조) 그 독특한 모양으로 인해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그런데 사실 2010 년 부터 토성의 표면에 이전에 없던 거대 폭풍이 발생해서 과학자들의 주목을 받았습니다. 이 거대 폭풍은 토성의 북반구 중위도 지역에서 발생해서 빠른 속도로 커졌으며 그 폭만 1만 5000 km 이상으로 지구 지름보다 더 큰 크기의 슈퍼 폭풍으로 성장했습니다.
2010 년 말에서 2011 년중반 토성의 중위도 지역이 이 폭풍이 만든 거대한 물결 무늬 구름은 토성과 그 위성을 관측 중인 카시니에 의해 선명하게 관측되었습니다. 이 폭풍은 목성의 대적점과 비교해서 대백점 (great white spot) 으로 불리고 있습니다. 글자 그대로 흰색이기 때문이죠. 이는 아마추어 망원경에서도 관측이 가능할 정도였습니다.
(2012 년 3월 11일 공개된 영상, 북반구 중위도에 마치 흰색 물감을 풀어 놓은 듯한 폭풍의 모습이 관찰되고 있음 The huge storm (great white spot) churning through the atmosphere in Saturn's northern hemisphere overtakes itself as it encircles the planet in this true-color view from NASA’s Cassini spacecraft. Image credit: NASA/JPL-Caltech/SSI )
(2010 년 부터 2011 년 사이 폭풍의 변화 모습 This series of images from NASA’s Cassini spacecraft shows the development of the largest storm seen on the planet since 1990. These true-color and composite near-true-color views chronicle the storm from its start in late 2010 through mid-2011, showing how the distinct head of the storm quickly grew large but eventually became engulfed by the storm’s tail. (Credit: NASA/JPL-Caltech/Space Science Institute))
(설명 영상)
사실 토성의 대기와 기후는 매우 역동적입니다. 토성의 대기는 대부분이 수소 (96%) 이고 소량의 헬륨 (3% 수준) 과 더불어 다양한 색깔을 나타낼 수 있는 메탄/암모니아 등의 미량 원소와 얼음들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따라서 폭풍을 구성하는 물질 역시 지구와는 조금 다릅니다. 그럼에도 토성에서 폭풍이 생기는 것 역시 지구와 비슷하게 온도 차이입니다.
토성 대기의 1 기압 수준에서의 평균 온도는 대략 134K ( 섭씨 -139.15) 입니다. 따라서 이런 저온에서 폭풍이 생긴다는 것은 이상해 보일 수도 있으나 어차피 온도의 상대적인 차이에 의해 상승 기류와 폭풍이 생기게 되므로 이점은 문제 없습니다.
사실 이 거대 폭풍을 일으키는 원인은 대략 20K 정도의 온도 차이인데 과학자들은 이미 카시니가 보내온 적외선 사진을 통해 비콘 (Beacon) 이라고 불리는 지역에서 원인을 알 수는 없지만 온도가 상승한 핫스팟이 있다는 점을 확인했습니다. ( http://jjy0501.blogspot.kr/2012/04/blog-post_2805.html 참조) 이 비콘은 나중에 하나로 합쳐져 주변에 비해 무려 80 K 나 높은 온도를 보이면서 토성의 격렬한 폭풍을 일으키다가 2011 년 8월경에는 서서히 소멸했습니다.
이 관측 결과를 분석하고 모델링한 위스콘신 메디슨 대학 (University of Wisconsin - Madison) 의 스로모프스키 (L.A. Sromovsky : senior scientist at UW-Madison and an expert on planetary atmospheres) 와 그의 동료들은 이 폭풍이 토성의 아랫층의 구성 물질에 대한 단서를 제공했다고 발표했습니다.
토성은 목성과 비슷하게 여러 층의 물질로 된 샌드위치 같은 대기 구성을 하고 있는데 가장 아랫층에는 얼음 결정이 존재하고 중간 층에는 황산 암모늄 (ammonia hydrosulfide) 구름, 그리고 가장 윗층에는 암모니아 구름이 존재한다고 생각하고 있으나 실제로는 확실히 모르는 상태였습니다. 그러나 거대한 폭풍으로 인해 토성의 깊은 대기 속의 구성물질들이 표면으로 나올 기회를 얻으면서 이를 탐사할 기회를 얻게 되었습니다.
이들이 Cassini/VIMS near-infrared spectra 를 분석한 바에 의하면 폭풍 구름의 주 구성성분은 암모니아 얼음 (Ammonia Ice 55%) 이었고 그외에 얼음 (Water Ice 22%) 와 황산 암모늄 (Ammonia hydrosulfide 23%) 로 구성된 것 같다고 합니다. 연구팀은 이 폭풍 구름이 대략 200 km 안쪽에서 부터 상승한 것이며 사실 주 구성성분은 물인데 상승 하면서 온도가 하강함과 동시에 다시 얼음이 되는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구름층을 지나며 암모니아와 황산 암모늄으로 코팅 되는 것으로 생각된다는 것이 이들의 추정입니다.
이에 의하면 역시 토성 대기의 하층부는 얼음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그 위에 황산 암모늄과 암모니아 층이 존재하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가끔씩 거대 폭풍이 발생하면 아랫층의 구성물질이 위까지 올라와 거대한 흰색의 물감을 풀어놓은 듯한 무늬를 만드는 것 같습니다. 토성 역시 그렇게 심심하지 않은 대기를 가진 셈이죠.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우리가 토성을 보면 고리 부터 눈에 들어오는 건 어쩔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참고
Journal Reference:
- L.A. Sromovsky, K.H. Baines, P.M. Fry. Saturn’s Great Storm of 2010–2011: Evidence for ammonia and water ices from analysis of VIMS spectra. Icarus, 2013; 226 (1): 402 DOI: 10.1016/j.icarus.2013.05.043
- Leigh N. Fletcher, Brigette E. Hesman, Patrick G. J. Irwin, Kevin H. Baines, Thomas W. Momary, A. Sanchez-Lavega, F. Michael Flasar, P. L. Read, Glenn S. Orton, Amy Simon-Miller, Ricardo Hueso, Gordon L. Bjoraker, A. Mamoutkine, Teresa Del Rio-Gaztelurrutia, Jose M. Gomez, Bonnie Buratti, Roger N. Clark, Philip D. Nicholson, and Christophe Sotin. Thermal Structure and Dynamics of Saturn’s Northern Springtime Disturbance. Science, 19 May 2011 DOI: 10.1126/science.12047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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