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 콘텐츠로 건너뛰기

새로운 압축 공기 에너지 저장 시스템 SustainX 의 ICAES




 공기를 압축해서 에너지를 저장하는 아이디어 자체는 사실 생각보다 매우 오래된 것입니다. 다만 오늘날 널리 사용되기에는 비용이라는 측면에서는 아무래도 무리라고 할 수 있습니다. 현재에도 운송 기관 (주로는 자동차) 이나 혹은 에너지 (주로 전력망에 공급할) 저장이라는 측면에서 계속 연구는 진행 중에 있지만 아직 널리 쓰인다고 말하긴 힘들겠죠.


 그러나 점차 그린 에너지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면서 압축 공기 에너지 저장 (CAES : Compressed Air Energy Storage) 에 대한 시도도 높아지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된 벤처 회사 중 하나인 SustainX 는 등온 압축 공기 에너지 저장 (isothermal compressed air energy storage (ICAES™) ) 방식으로는 최초의 메가와트급 에너지 저장 시스템을 전력망에 연결시켰다고 발표했습니다. 


 사실 이미 압축 공기 에너지 저장 시스템은 미국과 독일에 존재합니다. 이들은 암염 동굴을 이용해서 전기가 남는 심야에 공기를 압축시켰다가 낮시간에 전력 수요가 증가할 때 이를 방출합니다. 우리나라에서 주로 쓰는 양수력 발전과 목적은 비슷하다고 하겠습니다. 다만 방식이 공기일 뿐이죠. 


 하지만 공기는 물과는 달리 압축과 팽창시에 열을 배출하거나 방출하는 차이점이 존재합니다. (보일 - 샤를의 법칙) 기존의 CAES 방식은 온도가 변하기 때문에 압축 공기에서 원할하게 에너지를 빼내기 위해서는 열을 공급해 주든지 아니면 에너지를 투입한 것에 비해 적게 회수 할 수 밖에 없습니다. 따라서 천연 가스를 연소시키는 하이브리드 방식 등이 연구되고 있습니다. (아래 링크 참조) 


 압축 공기 에너지 저장 : http://blog.naver.com/jjy0501/100188338636
 압축 공기 자동차 :  http://blog.naver.com/jjy0501/100157858746  



 SustainX 의 새로운 ICAES system 은 이 문제를 다른 방식으로 회피합니다. 이들이 만든 압축 공기 에너지 저장 시스템은 거대한 전기 모터/발전기에 사람 키보다 더 큰 피스톤이 6 개 달린 공기 압축/팽창 시스템과 여기에 연결된 파이프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이 파이프는 공기가 압축되었을 때 저장하는 역할을 하는데 이 때 나오는 열은 공기/물 혼합 시스템에 의해 저장됩니다. 즉 열에너지는 따로 물을 이용해 저장하기 때문에 나중에 팽창할 때도 같은 온도를 유지할 수 있는 것입니다. (궁금한 점은 그러면 팽창시에 수증기가 같이 나오지 않는지인데 어떤지는 모르겠네요. 일단 회사에서 나온 보도자료에는 여기까지 설명) 



(ICAES 시스템   Image Credit : SustainX) 


 심야나 혹은 에너지 수요가 적을 때 생산된 남는 전기로 피스톤을 돌려 공기를 압축하고 반대로 전력 수요가 몰릴 때 압축된 공기를 이용해서 반대로 전기를 생산해 공급하는 방식은 사실 전기가 쌀 때 사서 비쌀 때 파는 방식이라 설비 비용만 적다면 경제적으로도 이익이 남을 수 있는 장사입니다. 다만 지금까지는 이런 플랜트들이 대부분 발전 설비 만큼이나 비싸다는 문제가 있었습니다. 


 S165 라고 불리는 이 등온 압축공기 발전 시스템은 1.5 메가와트 (1.5 MW) 급으로 미 에너지부에서 540 만 달러 정도 지원을 받고 나머지는 회사에서 자금을 마련했다고 합니다. 완전한 상업 발전은 2015 년 부터 가능할 것이라고 하는데 일단 첫번째 에너지 저장 발전기가 전력망 (그리드) 에 연결되었다고 발표했습니다. 발전소 위치는 뉴햄프셔 시브룩 (Seabrook, New Hampshire) 입니다.  


 미래를 예측하기는 매우 어렵지만 최근 세일 가스 붐으로 미국에서 전력 생산 단가가 크게 올라가지 않는 상태라 대체 에너지에 대한 수요 역시 아주 크다곤 말할 수 없는 상태입니다. 분명 이런 에너지 저장 시스템은 풍력이나 태양열/광 에너지 처럼 변동이 심한 에너지와 조합했을 때 도움이 되긴 합니다. 또 원자력 처럼 24 시간 돌아가야 하는 경우도 괜찮겠죠. 다만 현재 상태에서 이런 시스템이 대규모로 경제성이 있을 진 두고봐야 알 수 있습니다. 아이디어는 흥미롭지만 말이죠.



 참고 





댓글

이 블로그의 인기 게시물

통계 공부는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까?

 사실 저도 통계 전문가가 아니기 때문에 이런 주제로 글을 쓰기가 다소 애매하지만, 그래도 누군가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해서 글을 올려봅니다. 통계학, 특히 수학적인 의미에서의 통계학을 공부하게 되는 계기는 사람마다 다르긴 하겠지만, 아마도 비교적 흔하고 난감한 경우는 논문을 써야 하는 경우일 것입니다. 오늘날의 학문적 연구는 집단간 혹은 방법간의 차이가 있다는 것을 객관적으로 보여줘야 하는데, 그려면 불가피하게 통계적인 방법을 쓸 수 밖에 없게 됩니다. 이런 이유로 분야와 주제에 따라서는 아닌 경우도 있겠지만, 상당수 논문에서는 통계학이 들어가게 됩니다.   문제는 데이터를 처리하고 분석하는 방법을 익히는 데도 상당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는 점입니다. 물론 대부분의 학과에서 통계 수업이 들어가기는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대학 학부 과정에서는 대부분 논문 제출이 필요없거나 필요하다고 해도 그렇게 높은 수준을 요구하지 않지만, 대학원 이상 과정에서는 SCI/SCIE 급 논문이 필요하게 되어 처음 논문을 작성하는 입장에서는 상당히 부담되는 상황에 놓이게 됩니다.  그리고 이후 논문을 계속해서 쓰게 될 경우 통계 문제는 항상 나를 따라다니면서 괴롭히게 될 것입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간혹 통계 공부를 어떻게 하는 것이 좋겠냐는 질문이 들어옵니다. 사실 저는 통계 전문가라고 하기에는 실력은 모자라지만, 대신 앞서서 삽질을 한 경험이 있기 때문에 몇 가지 조언을 해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1. 입문자를 위한 책을 추천해달라  사실 예습을 위해서 미리 공부하는 것은 추천하지 않습니다. 기본적인 통계는 학과별로 다르지 않더라도 주로 쓰는 분석방법은 분야별로 상당한 차이가 있을 수 있어 결국은 자신이 주로 하는 부분을 잘 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학과 커리큘럼에 들어있는 통계 수업을 듣는 것이 더 유리합니다. 잘 쓰지도 않을 방법을 열심히 공부하는 것은 아무래도 효율

150년 만에 다시 울린 희귀 곤충의 울음 소리

  ( The katydid Prophalangopsis obscura has been lost since it was first collected, with new evidence suggesting cold areas of Northern India and Tibet may be the species' habitat. Credit: Charlie Woodrow, licensed under CC BY 4.0 ) ( The Museum's specimen of P. obscura is the only confirmed member of the species in existence. Image . Credit: The Trustees of the Natural History Museum, London )  과학자들이 1869년 처음 보고된 후 지금까지 소식이 끊긴 오래 전 희귀 곤충의 울음 소리를 재현하는데 성공했습니다. 프로팔랑곱시스 옵스큐라 ( Prophalangopsis obscura)는 이상한 이름만큼이나 이상한 곤충으로 매우 희귀한 메뚜기목 곤충입니다. 친척인 여치나 메뚜기와는 오래전 갈라진 독자 그룹으로 매우 큰 날개를 지니고 있으며 인도와 티벳의 고산 지대에 사는 것으로 보입니다.   유일한 표본은 수컷 성체로 2005년에 암컷으로 생각되는 2마리가 추가로 발견되긴 했으나 정확히 같은 종인지는 다소 미지수인 상태입니다. 현재까지 확실한 표본은 수컷 성체 한 마리가 전부인 미스터리 곤충인 셈입니다.   하지만 과학자들은 그 형태를 볼 때 이들 역시 울음 소리를 통해 짝짓기에서 암컷을 유인했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그런데 높은 고산 지대에서 먼 거리를 이동하는 곤충이기 때문에 낮은 피치의 울음 소리를 냈을 것으로 보입니다. 문제는 이런 소리는 암컷 만이 아니라 박쥐도 잘 듣는다는 것입니다. 사실 이들은 중생대 쥐라기 부터 존재했던 그룹으로 당시에는 박쥐가 없어 이런 방식이 잘 통했을 것입니다. 하지만 신생대에 박쥐가 등장하면서 플로팔랑곱

9000년 전 소녀의 모습을 복원하다.

( The final reconstruction. Credit: Oscar Nilsson )  그리스 아테나 대학과 스웨덴 연구자들이 1993년 발견된 선사 시대 소녀의 모습을 마치 살아있는 것처럼 복원하는데 성공했습니다. 이 유골은 그리스의 테살리아 지역의 테오페트라 동굴 ( Theopetra Cave )에서 발견된 것으로 연대는 9000년 전으로 추정됩니다. 유골의 주인공은 15-18세 사이의 소녀로 정확한 사인은 알 수 없으나 괴혈병, 빈혈, 관절 질환을 앓고 있었던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이 소녀가 살았던 시기는 유럽 지역에서 수렵 채집인이 초기 농경으로 이전하는 시기였습니다. 다른 시기와 마찬가지로 이 시기의 사람들도 젊은 시절에 다양한 질환에 시달렸을 것이며 평균 수명 역시 매우 짧았을 것입니다. 비록 젊은 나이에 죽기는 했지만, 당시에는 이런 경우가 드물지 않았을 것이라는 이야기죠.   아무튼 문명의 새벽에 해당하는 시점에 살았기 때문에 이 소녀는 Dawn (그리스어로는  Avgi)라고 이름지어졌다고 합니다. 연구팀은 유골에 대한 상세한 스캔과 3D 프린팅 기술을 적용해서 살아있을 당시의 모습을 매우 현실적으로 복원했습니다. 그리고 그 결과 나타난 모습은.... 당시의 거친 환경을 보여주는 듯 합니다. 긴 턱은 당시를 살았던 사람이 대부분 그랬듯이 질긴 먹이를 오래 씹기 위한 것으로 보입니다.   강하고 억센 10대 소녀(?)의 모습은 당시 살아남기 위해서는 강해야 했다는 점을 말해주는 듯 합니다. 이렇게 억세보이는 주인공이라도 당시에는 전염병이나 혹은 기아에서 자유롭지는 못했기 때문에 결국 평균 수명은 길지 못했겠죠. 외모 만으로 평가해서는 안되겠지만, 당시의 거친 시대상을 보여주는 듯 해 흥미롭습니다.   참고  https://phys.org/news/2018-01-teenage-girl-years-reconstructed.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