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atures of the Naegleriavirus replication cycle. Credit: Nature Communications. DOI: 10.1038/S41467-024-47308-2)
파울러 자유아메바 (Naegleria fowleri)는 뇌 먹는 아메바로 더 잘 알려져 있습니다. 물 속에 사는 아메바 가운데 하나로 특이하게도 수영하는 사람 (주로 어린이)의 코를 통해 뇌로 침투해 뇌수막염을 일으켜 사망에 이르는 무서운 기생충입니다. 물론 매우 드물게 감염이 일어나지만, 순식간에 치명적인 상태로 갈 수 있다는 점이 문제입니다.
파울러 자유아메바 : https://terms.naver.com/entry.naver?docId=3578436&cid=58943&categoryId=58962
현재 파울러 자유아메바증에 대한 치료제는 암포테리신 B (amphotericin B)가 중심이지만, 이 약을 써도 대부분 사망하기 때문에 새로운 약물 개발이 절실한 상태입니다. 빈 대학의 매티어스 호른과 패트릭 앤쏘퍼 (Matthias Horn and Patrick Arthofer from the Center for Microbiology and Environmental Systems Science at the University of Vienna)가 이끄는 연구팀은 그 단서를 제공할지도 모르는 파울러 자유아메바에 감염 거대 바이러스를 발견했습니다.
거의 작은 박테리아만큼이나 큰 거대 바이러스인 뉴클레오사이토비리코타 (Nucleocytoviricota)는 수십 년 전 처음으로 그 존재가 알려진 바이러스로 바이러스의 기원과 진화에 대한 논쟁을 불러일으켰습니다. 아무튼 이 거대 바이러스는 주로 단세포 생물에 감염되는데, 새로 발견된 네글레라아바이러스 (Naegleriavirus)는 파울러 자유아메바를 포함한 네글레라속의 아메바를 숙주로 삼고 있습니다.
흥미롭게도 이 바이러스는 그렇게 드문 존재는 아니라서 사실은 빈 근처의 하수처리 시설에서 분리했습니다. 이런 탁한 물에 아메바가 흔한 만큼 이들을 감염시키는 바이러스 또한 이런 장소에 흔한 것입니다. 아무튼 이 바이러스는 아메바의 면역 시스템을 무력화시키고 내부에 침투한 다음 수 시간 만에 증식해 아메바를 파괴하고 새로운 바이러스 입자 수백 개를 뿌립니다.
그런 만큼 이 바이러스는 파울러 자유아메바의 무서운 천적이지만, 인체에 바이러스를 주입해 치료하는 일은 간단한 문제가 아니기 때문에 바로 치료에 활용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이들이 아메바의 방어 시스템을 무력화하는 기전을 연구하다보면 새로운 치료법의 실마리가 생길지도 모릅니다. 앞으로 관련 연구가 계속 진행될 거으로 기대합니다.
참고
https://phys.org/news/2024-04-giant-virus-wastewater-treatment-infects.html
https://en.wikipedia.org/wiki/Naegleria_fowleri
Arthofer, P., et al, A giant virus infecting the amoeboflagellate Naegleria. Nature Communications. (2024) DOI: 10.1038/S41467-024-4730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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