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orkers of Leptanilla voldemort sp. nov. from Western Australia in ethanol. Credit: ZooKeys (2024). DOI: 10.3897/zookeys.1197.114072)
땅속 어둠속에서 살아가는 신종 개미가 해리포터 시리즈의 악역인 볼드모트 경의 이름을 얻었습니다. 웨스턴 오스트레일리아 대학의 마크 웡 박사 (Dr. Mark Wong, a Forrest Fellow from UWA's School of Biological Sciences)가 이끄는 연구팀은 호주 필베라 Pilbara의 건조 지대에서 신종 개미인 렙타닐라 볼드모트 (Leptanilla voldemort)를 발견해 보고했습니다.
개미는 이미 14,000종이 알려져 있지만, 계속해서 신종이 보고될 정도로 생물학적 다양성이 높습니다. 특히 호주는 개미의 다양성이 가장 높은 지역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땅속에 살고 있는 작은 개미인 렙타닐라 속의 개미는 호주에서는 이번이 두 번째 보고입니다.
연구팀은 25m 깊이의 구멍을 파고 여기에 그물을 설치해 땅속 깊이 살고 있는 생물들을 수집하는 과정에서 렙타닐라를 발견했습니다. 연구팀이 확보한 것은 작은 일개미 두 마리(사진)이었으나 분명히 렙타닐라속 개미의 신종이었습니다.
렙타닐라는 일반적인 개미와 달리 수백마리 정도의 작은 군집을 이루고 살아갑니다. 대개 몸길이 1-2mm에 불과한 작은 개미로 이들이 살고 있는 토양과 모래 입자 사이를 쉽게 빠져나갈 수 있는 크기입니다. 작은 크기에도 날카로운 턱과 독으로 토양 무척추동물을 사냥하는 사냥꾼으로 자신의 몸보다 훨씬 큰 지네류도 잡을 수 있습니다.
(동영상)
평생을 햇빛이 비치지 않는 어둠속에서 살아가는 사냥꾼으로 유령처럼 살아가기 때문에 볼드모트라는 이름을 붙였지만, 사실 눈에 띄지 않게 조용히 살아갈 뿐 사냥감 이외엔 누구도 해치지 않기 때문에 뭔가 억울한 이름처럼 보이기도 하네요.
아무튼 평생 토양 속에서 몰래 살아가는 개미도 있다는 사실이 흥미롭습니다. 우리가 표면에서 보는 개미의 모습은 정말 일부에 지나지 않은 것 같습니다. 그리고 함부로 이름을 부를 수 없는 볼드모트 경의 이름을 붙인 것도 재미있습니다.
참고
https://phys.org/news/2024-04-species-ant-pottering-pilbara-voldemort.html
Mark K. L. Wong et al, Leptanilla voldemort sp. nov., a gracile new species of the hypogaeic ant genus Leptanilla (Hymenoptera, Formicidae) from the Pilbara, with a key to Australian Leptanilla, ZooKeys (2024). DOI: 10.3897/zookeys.1197.1140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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