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은 혐짤이라 생략)
독일 바퀴벌레 (German cockroach, 학명 Blattella germanica)의 진짜 고향이 과학자들에 의해 밝혀졌습니다. 사람들은 바퀴벌레에 독일이나 미국처럼 마음대로 지명을 붙이긴 했지만, 사실 스페인 독감처럼 적당히 붙인 이름에 불과했습니다.
싱가포르 국립 대학의 연구팀은 6개 대륙 17개국에서 수집한 281마리의 독일 바퀴벌레의 유전자를 분석해서 이들이 어디서 기원했고, 인간을 따라 어떻게 전파됐는지 밝혀냈습니다.
사실 과학자들은 이전부터 독일 바퀴벌레가 아시아에서 기원했을 것으로 생각해 왔습니다. 비슷한 야생 바퀴벌레가 아시아에서 발견되기 때문입니다. 연구팀은 더 정확히 남동아시아에서 기원했다는 사실을 알아냈습니다.
2100년 전 쯤 아시아 바퀴벌레의 조상에서 진화해 인간과 함께 원치 않는 동거를 시작한 독일 바퀴벌레는 크게 두 가지 경로를 통해 세계로 퍼져나갔습니다. 첫 번째 경로는 병사들의 빵 주머니에 숨어 중동을 거쳐 더 다른 지역으로 퍼진 것이었습니다.
두 번째 경로는 영국과 네덜란드 동인도 회사의 무역 루트를 타고 390년 전부터 유럽과 다른 지역으로 더 멀리 퍼져 나간 것입니다. 하지만 이 바퀴벌레는 250년 전쯤 중부 유럽에 창궐해 영국이나 네덜란드 바퀴벌레가 아닌 독일 바퀴벌레라는 엉뚱한 이름을 얻게 됩니다.
아무튼 독일바퀴는 2000년 이상 인간과 함께 살면서 점점 더 박멸하기 어렵게 진화했습니다. 솔직히 우리는 진짜 고향이야 어찌되든 간에 이 바퀴벌레를 박멸하려 했지만, 완전한 박멸은 어렵다는 사실을 알고 있습니다.
아무튼 멀리 독일에서 온 것이 아니라 사실은 우리와 멀지 않은 아시아 친구였다니 의외의 반전이 아닐 수 없습니다. 그래도 바퀴벌레는 박멸해야 합니다.
참고
https://phys.org/news/2024-05-cockroaches-globe-pest-today.html
Qian Tang et al, Solving the 250-year-old mystery of the origin and global spread of the German cockroach, Blattella germanica, Proceedings of the National Academy of Sciences (2024). DOI: 10.1073/pnas.2401185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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