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 콘텐츠로 건너뛰기

고도 가공식품이 비만을 부른다



고도 가공식품(ultra processed food)이 비만의 원인이라는 점은 널리 알려져 있습니다. 예를 들어 탄산음료, 소시지, 과자류, 아이스크림 등이 살찌는 음식이라는 점은 굳이 길게 설명할 필요가 없을 것입니다. 하지만 미 국립의료원의 과학자들은 고도 가공식품이 얼마나 많은 추가 열량을 섭취하게 유도하는지 알기 위해 건강한 사람을 대상으로 실험을 진행했습니다. 


 미 국립의료원 산하의 국립 당뇨 및 소화, 신장 질환 파트의 케빈 할 (Kevin Hall, a section chief at the National Institute of Diabetes and Digestive and Kidney Diseases)과 그 동료들은 20명의 건강한 자원자를 대상으로 한달 동안 미 국립의료원 대사 임상 연구소 (Metabolic Clinical Research Unit in Bethesda, Md)에서 고도 가공식품과 가공하지 않거나 많이 가공하지 않은 식품을 섭취하는 실험을 했습니다. 


 피험자들은 고도 가공식품군과 비가공식품군으로 나뉜 후 하루 세끼 원하는 음식을 먹었습니다. 대상자들은 하루 5400칼로리의 음식을 제공받았기 때문에 사실상 제한 없이 자신이 먹고 싶은 만큼 마음대로 먹을 수 있었습니다. 다만 비가공식품군은 과일, 견과류, 소고기, 계란 등을 먹은 반면 고도 가공식품군은 과자류나 가공육류, 인스턴스 식품, 빵류 등을 먹었습니다. 2주간 실험 후에는 서로 메뉴를 바꿔 2주간 실험이 더 진행됐습니다. 


 그 결과 예상대로 고도 가공식품에 무제한으로 노출될 경우 하루 508칼로리를 추가로 섭취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고도 가공식품에 설탕이나 소금, 지방처럼 과식을 유도하는 첨가물이 많고 크기 대비 열량이 높다는 점을 생각하면 놀랍지 않은 결과지만 이를 과학적 실험으로 증명했다는데 의의가 있습니다. 


 사실 같은 열량의 고도 가공식품이 신선한 식재료보다 종종 더 저렴할 뿐 아니라 요리하는데 걸리는 시간이 짤기 때문에 돈과 시간이 없는 현대인에게 인스턴트 가공식품과 과자류, 패스트푸드가 주는 매력은 적지 않습니다. 여기에 각종 조미료와 설탕, 소금, 지방을 넣어 더 맛있게 했기 때문에 끌리는 부분도 적지 않지만, 건강에는 좋지 않은 것이죠. 연구팀은 전 세계적인 비만 유병률의 증가가 가공식품의 범람과 연관성이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사실 당연한 이야기일 것입니다. 


 아무튼 연구 결과와 상관없이 이런 연구라면 지원자들이 몰렸을 것 같습니다. 다른 약물 투여나 위험한 일 없이 그냥 원하는 대로 제공하는 음식만 먹으면 되니까요. 사실상 한 달간 뷔페만 먹는 셈인데, 시간적 여유가 있는 사람이라면 꼭 하고 싶은 연구 중 하나였을 것 같습니다. 


 참고 


Kevin D. Hall et al. Ultra-Processed Diets Cause Excess Calorie Intake and Weight Gain: An Inpatient Randomized Controlled Trial of Ad Libitum Food Intake, Cell Metabolism (2019). DOI: 10.1016/j.cmet.2019.05.008



댓글

이 블로그의 인기 게시물

벨 V-280 Valor 시험 비행 성공

( The V-280 Valor flew for the first time at Bell Helicopter's Amarillo Assembly Center in Texas(Credit: Bell Helicopter/YouTube) )  앞서 소개드린 V-280 발러가 첫 번째 비행 테스트에 성공했다는 소식입니다. V-22 오스프리의 소형화 버전이라고 할 수 있는 V-280 발러는  미 육군의 차세대 헬기 사업인 Future Vertical Lift (FVL)에 입찰을 시도하는 틸트로터기로 현재 미 육군이 주력으로 사용하는 블랙호크 헬기와 비슷한 체급입니다. 다만 틸트로터기인 만큼 최고 속도나 항속 거리면에서 더 유리합니다. 스펙은 이전 포스트를 참조해 주시기   이전 포스트:  https://blog.naver.com/jjy0501/221115245986  (동영상)   V-280 발러는 틸트로터기의 더 대중화 될 수 있을지를 검증하는 중요한 무대가 될 것입니다. V-22 오스프리의 경우 복잡한 구조로 인해 가격이 너무 비싸져서 사실 미국은 몰라도 그 동맹국에 널리 도입되기는 어려운 부분이 있습니다. V-280 역시 가격이 아주 저렴할 것 같지는 않지만, 좀 더 합리적인 대안은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만약 성공적인 결과가 나오면 한국을 포함한 미국의 동맹국에서 도입을 검토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는 생각입니다.   참고  https://newatlas.com/bell-v-280-valor-maiden-flight/52663/

100 테슬라급 자기장 도달

 미국의 로스 알라모스 국립 연구소 (Los Alamos National Laboratory) 에서 과학자들이 지금까지 인간이 개발한 가장 강력한 자기장을 발생시키는 장치 개발에 도전하고 있습니다. 자기장의 세기를 나타내는 방법으로 자기력선의 밀도를 나타내기 위해 단위 면적당 자기력선의 수를 표시하는 단위인 테슬라 (T) 가 있습니다. (1T = 1Wb/㎡  웨버 (Wb) 는 자속의 단위)   의료용으로 사용되는 초전도체를 이용한 MRI 의 경우 1.5 - 3 테슬라급의 강력한 자기장으로 인체 내부를 볼 수 있게 만들지만 과학 연구용으로 이보다 더 강력한 자기장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최근에 등장한 90 테슬라급 자기장에 이어 이번에 로스 알라모스 국립 연구소에서는 100 테슬라급인 100.75 T 를 실현 했다고 합니다.   이를 구현한 것은 18000 파운드 (8.16 톤 정도) 의 코일과 여기에 에너지를 공급할 1200 메가줄 (Megajoule) 급 모터 제네레이터등의 설비입니다.  (   The 1,200-megajoule motor generator that powers the magnetic pulse.  )  이와 같은 연구를 통해 알아내고자 하는 것은  Quantum Phase transitions and new ultra high field magnetic states Electronic Structure determination Topologically protected states of matter  로 요약할 수 있다고 합니다.   아무튼 수 T 급 MRI 만 해도 자기장의 힘이 엄청난데 100 T 라니 엄청난 자기장이네요. 이는 지구 자기장 세기보다 200만배 강력한 (물론 좁은 범위에서 작용하는 자기장이라 지구 전체...

고대 양서류 이야기 (2) - 악어를 닮은 거대 양서류들

  페름기에는 다양한 양막류가 진화해서 앞서 소개한 육상형 템노스폰딜리는 점차 설 자리를 잃게 됩니다. 하지만 양서류는 본래 자신의 서식지인 물과 습지에서 여전히 번성을 누렸습니다. 당시에는 악어류 같은 대형 양서형 파충류도 없던 시절이었기 때문에 이와 비슷한 생태학적 지위는 여전히 양서류의 몫이었습니다. 이들에 대한 이야기는 제 책인 포식자에서 비교적 간단히 다뤘는데, 오늘은 여기에 대한 보충 설명입니다.  책 정보:  http://book.naver.com/bookdb/book_detail.nhn?bid=13347200 Yes 24:  http://www.yes24.com/24/goods/58772859 11번가:  http://books.11st.co.kr/product/SellerProductDetail.tmall?method=getSellerProductDetail&prdNo=1977867160 알라딘:  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134877825 교보문고:  http://www.kyobobook.co.kr/product/detailViewKor.laf?ejkGb=KOR&mallGb=KOR&barcode=9788970447988&orderClick=LAG&Kc= 인터파크 :  http://book.interpark.com/product/BookDisplay.do?_method=detail&sc.prdNo=279593764&sc.saNo=003002003&bid1=search_auto&bid2=detail&bid3=prd_img&bid4=001 영풍문고:  http://www.ypbooks.co.kr/book.yp?bookcd=100843205&gubun=NV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