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 콘텐츠로 건너뛰기

바이러스를 무기로 사용하는 박테리아



(The virus SW1 is carried by cells so that related bacteria may recognize other SW1 carriers and kill bacteria that do not have the virus, giving bacteria with SW1 a competitive advantage when foraging for food. Credit: Sooyeon Song and Missy Hazen/Penn State)


 바이러스는 박테리아나 다른 진핵세포에 침투한 후 다른 세포의 자원을 활용해 증식하고 마지막에는 숙주 세포를 뚫고 나와 다른 세포를 감염시킵니다. 따라서 일반적으로 바이러스는 세균의 천적처럼 생각됩니다. 하지만 모든 세포가 죽는 것은 아니며 일부 세포는 바이러스를 활용하는 경우도 있을 수 있습니다. 최근 펜실베니아 주립 대학의 연구팀은 바이러스를 이용해서 경쟁자들을 제거하는 독특한 대장균 균주를 발견했습니다. 


 일부 바이러스의 경우 세균에 침투한 후 세균의 DNA와 결합해 오랜 시간 같이 사는 경우가 드물지 않습니다. 장속에 사는 대장균의 경우에도 마찬가지인데, 이 균주 가운데 연구팀은 SW1 이라는 매우 독특한 바이러스 유전자를 발견했습니다. 이 바이러스는 본래 대장균을 사멸시키는 것이지만, 세포를 뚫고 나가 다른 세포를 감염시키는 데 필요한 단백질인 YfdM 유전자를 오래전 잃어버려 평소에는 얌전히 있습니다. 


 그러나 만약 경쟁 세균이 나타날 경우 숙주 대장균은 YfdM 단백질을 활성화시켜 다른 세포를 공격하기 시작합니다. 일종의 세균간의 생물학전이라고 할 수 있는 셈입니다. 숙주 세포는 이 바이러스에 대한 내성이 있지만, 그렇지 못한 다른 세균의 경우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 밖에 없습니다. 박테리아가 바이러스를 무기로 이용하는 경우지만, 반대로 바이러스 입장에서 생각하면 박테리아를 이용해서 새로운 숙주를 찾는 셈이 될 수도 있습니다. 


연구팀은 이런 독특한 메커니즘이 새로운 박테리아 치료법 개발에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하고 연구를 계속하고 있습니다. 좀처럼 상상하기 어려웠던 바이러스와 박테리아의 독특한 공생 관계라고 하겠습니다. 


 참고 




댓글

이 블로그의 인기 게시물

100 테슬라급 자기장 도달

 미국의 로스 알라모스 국립 연구소 (Los Alamos National Laboratory) 에서 과학자들이 지금까지 인간이 개발한 가장 강력한 자기장을 발생시키는 장치 개발에 도전하고 있습니다. 자기장의 세기를 나타내는 방법으로 자기력선의 밀도를 나타내기 위해 단위 면적당 자기력선의 수를 표시하는 단위인 테슬라 (T) 가 있습니다. (1T = 1Wb/㎡  웨버 (Wb) 는 자속의 단위)   의료용으로 사용되는 초전도체를 이용한 MRI 의 경우 1.5 - 3 테슬라급의 강력한 자기장으로 인체 내부를 볼 수 있게 만들지만 과학 연구용으로 이보다 더 강력한 자기장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최근에 등장한 90 테슬라급 자기장에 이어 이번에 로스 알라모스 국립 연구소에서는 100 테슬라급인 100.75 T 를 실현 했다고 합니다.   이를 구현한 것은 18000 파운드 (8.16 톤 정도) 의 코일과 여기에 에너지를 공급할 1200 메가줄 (Megajoule) 급 모터 제네레이터등의 설비입니다.  (   The 1,200-megajoule motor generator that powers the magnetic pulse.  )  이와 같은 연구를 통해 알아내고자 하는 것은  Quantum Phase transitions and new ultra high field magnetic states Electronic Structure determination Topologically protected states of matter  로 요약할 수 있다고 합니다.   아무튼 수 T 급 MRI 만 해도 자기장의 힘이 엄청난데 100 T 라니 엄청난 자기장이네요. 이는 지구 자기장 세기보다 200만배 강력한 (물론 좁은 범위에서 작용하는 자기장이라 지구 전체...

고대 양서류 이야기 (2) - 악어를 닮은 거대 양서류들

  페름기에는 다양한 양막류가 진화해서 앞서 소개한 육상형 템노스폰딜리는 점차 설 자리를 잃게 됩니다. 하지만 양서류는 본래 자신의 서식지인 물과 습지에서 여전히 번성을 누렸습니다. 당시에는 악어류 같은 대형 양서형 파충류도 없던 시절이었기 때문에 이와 비슷한 생태학적 지위는 여전히 양서류의 몫이었습니다. 이들에 대한 이야기는 제 책인 포식자에서 비교적 간단히 다뤘는데, 오늘은 여기에 대한 보충 설명입니다.  책 정보:  http://book.naver.com/bookdb/book_detail.nhn?bid=13347200 Yes 24:  http://www.yes24.com/24/goods/58772859 11번가:  http://books.11st.co.kr/product/SellerProductDetail.tmall?method=getSellerProductDetail&prdNo=1977867160 알라딘:  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134877825 교보문고:  http://www.kyobobook.co.kr/product/detailViewKor.laf?ejkGb=KOR&mallGb=KOR&barcode=9788970447988&orderClick=LAG&Kc= 인터파크 :  http://book.interpark.com/product/BookDisplay.do?_method=detail&sc.prdNo=279593764&sc.saNo=003002003&bid1=search_auto&bid2=detail&bid3=prd_img&bid4=001 영풍문고:  http://www.ypbooks.co.kr/book.yp?bookcd=100843205&gubun=NV ...

이빨이 다시 진화한 개구리

  ( CT scans of Gastrotheca guentheri skulls revealed what appeared to be identical rows of teeth on both the upper and lower jaws, which researchers later confirmed through dissection. Credit: Florida Museum/Daniel Paluh )  개구리는 2억년 전 진화 과정에서 이빨을 잃어버리고 큰 턱과 혀를 이용해 곤충 같은 작은 먹이를 잡아 먹는 방향으로 진화했습니다. 파충류나 포유류 같은 다른 사지류와의 경쟁에서 밀려 양서류가 쇠퇴하고 멸종하던 시기에도 개구리는 여전히 생존할 수 있었던 비결입니다.   이빨이 없는 덕분에 큰 혀를 발사하기 편해졌을지는 모르지만, 이빨이 없으면 종종 불편할 때가 있습니다. 씹는 대신 삼키기 때문에 음식을 씹을 수 없다는 점은 문제되지 않지만, 필사적으로 달아나려는 먹이를 잡기 힘들기 때문입니다. 이런 이유 때문에 일부 개구리는 이빨 같이 보이는 엄니 (fang)을 지니고 있으나 이는 사라진 이빨이 다시 난 것이 아니라 다른 부분이 진화한 것입니다.   이는 돌로의 법칙 ( Dollo's Law )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진화 과정에서 퇴화한 부분이 다시 생겨나지 않으며 대신 필요하면 다른 부분이 진화해 그 역할을 대신한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아가미가 사라진 사지 동물은 다시 물에 들어온다고 해도 아가미가 다시 생기진 않습니다. 대신 고래처럼 폐가 커져서 그 기능을 대신하게 됩니다.   하지만 모든 법칙엔 예외가 있기 마련입니다. 남미에서 발견된 멸종 위기 개구리 중 하나인 구엔터 유대류 개구리 ( Gastrotheca guentheri, Guenther's marsupial frog, dentate marsupial frog)는 완전한 형태의 이빨을 지니고 있습니다. 참고로 유대류 개구리라는 명칭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