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redit: Andrew Higley/UC Marketing + Brand)
뱀은 옆으로 크게 벌어지는 턱뼈와 유연한 피부 덕분에 자기 몸통보다 더 큰 먹이를 삼킬 수 있습니다. 비단뱀과에 속하는 버마왕뱀 (Burmese pythons)의 경우 돼지도 통째로 삼키는 능력으로 유명합니다. 하지만 몸 크기 대비 삼킬 수 있는 먹이의 크기로 따지면 버마왕뱀이나 다른 대형뱀도 아프리카에 살고 있는 알뱀 (egg eater)을 따라잡을 수 없습니다.
서아프리카에 살고 있는 간스 알뱀 (Gans' egg-eater, Dasypeltis gansi)은 이 가운데서도 몸 크기 대비 가장 큰 먹이를 삼킬 수 있는 뱀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신시네티 대학의 브루스 제인 (Bruce Jayne) 교수(사진)는 간스 알뱀의 비결을 연구했습니다.
이 뱀이 특별한 재주는 알을 삼키는 것만이 아니라 알을 내부에서 부수고 내용물만 소화시키는데 있습니다. 입을 크게 벌려 어떻게 알을 삼킨다고 해도 이 알껍질은 뱀의 장을 통과하기에는 너무 큽니다. 따라서 일단 삼킨 후 안에서 척추를 이용해서 알을 깨고 내용물을 삼킨 후 나머지는 뱉어 버립니다. (사진 참조)
이런 특별한 능력이 진화한 것은 주로 먹는 먹이인 알이 크기 대비 열량이 낮기 때문이라는 것이 연구팀의 설명입니다. 영양만점 달걀을 생각하면 의외의 이야기 같지만, 사실 같은 크기의 쥐나 개구리에 비해서 알은 수분이 많고 열량은 적은 편입니다. 따라서 알을 먹고 살려면 상대적으로 더 큰 크기의 먹이를 삼킬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한 것입니다. 간스 알뱀은 0.9-1.2m 정도의 길고 가느다란 뱀이지만, 비슷한 크기의 다른 뱀보다 3-4배 큰 먹이를 먹을 수 있게 진화했습니다.
아무튼 전문적인 알 도둑인 셈이기 때문에 새들에게는 천적일 수밖에 없겠다는 생각이 드는 뱀입니다. 만약에라도 외래 침입종으로 우리나라나 혹은 다른 지역에 유입되지 않게 주의할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참고
https://newatlas.com/biology/gans-eat-eater-swallowing-snake/
https://zslpublications.onlinelibrary.wiley.com/doi/full/10.1111/jzo.13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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