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microscope image of the nanoparticles. Credit: UC San Diego)
토양의 살고 있는 작은 벌레인 선충 (nematodes)는 대부분 사람에 무해합니다. 하지만 이 가운데는 사람에 기생하지 않고도 우리에게 피해를 주는 종류도 있습니다. 바로 뿌리혹선충 같은 식물 기생충입니다. 뿌리혹선충들이 기생하는 식물은 2,000종에 이르는데, 하필이면 그 가운데 인간이 키우는 작물이 여럿 포함되어 전 세계 작물 생산량의 5%를 줄일 정도로 큰 피해를 입힙니다. 눈에 보이지 않지만, 보이는 해충 만큼 큰 피해를 입히는 셈입니다. 따라서 과학자들은 이를 물리치기 위해 여러 가지 연구를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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캘리포니아 대학 샌디에고 캠퍼스의 니콜 스테인메츠 교수 (Prof. Nicole Steinmetz, University of California-San Diego)가 이끄는 연구팀은 바이러스를 이용한 선택적 선충 제거 기술을 연구했습니다. 선충을 죽이는 살선충제의 문제점은 선충이 식물 표면이나 땅 위가 아닌 땅 속에 숨어 있다는 데 있습니다. 토양에 뿌린 살선충제의 대부분이 토양으로 흡수되고 정작 목표인 선충에 도달하는 양은 별로 없어 막대한 양의 살선충제를 뿌려야 합니다. 불행하게도 이 살선충제는 여러 토양 생물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뿐 아니라 물과 함께 씻겨 나가 환경을 오염시킵니다.
연구팀은 선충만 공격하는 나노 입자를 개발하기 위해 자연적으로 존재하는 식물 바이러스를 선택했습니다. TMGMV (tobacco mild green mosaic virus) 바이러스는 이름처럼 담배에 감염되는 식물 바이러스이지만, 연구팀은 RNA를 조작해 식물에 감염될 수 있는 기능은 삭제하고 대신 대표적인 살선충제인 이버멕틴 (ivermectin)을 담는 그릇으로 사용했습니다.
RNA가 제거된 바이러스 입자는 열을 가해 가공한 후 RNA 대신 내부에 이버멕틴을 지닌 입자로 다시 태어 났습니다. 이 입자는 10% 정도가 살선충제로 주변 토양으로 퍼지는 대신 표적인 선충에 살선충제를 전달하는 목적으로 개조됐습니다.
토양에서 테스트했을 때 이 나노 입자는 의도한 대로 주변 환경으로 퍼지지 않았으며 다시 회수해서 실험용 선충에 투여했을 때 절반 정도를 제거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연구팀은 실제 환경에서 선충 구제에 효과적인지 테스트할 계획입니다.
바이러스를 표적 세포에 유전자를 전달하는 벡터로 사용하거나 혹은 백신에 사용하는 경우는 많았지만, 해충 구제를 위한 스마트 나노 입자로 사용하는 연구는 이제 시작 단계입니다. 살선충제 분야에서 획기적인 결과를 가져올 수 있을지 결과가 주목됩니다.
참고
https://newatlas.com/science/plant-virus-nonoparticles-nematod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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