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redit: National Weather Service)
이번 세기 말까지 지구 평균 기온이 섭씨 3도 정도 오를 경우 미국에서 온도와 관련된 사망 건수가 지금의 5배 이상 증가할 것이라는 연구가 발표됐습니다.
일리노이 대학의 기상 과학자인 이장호 (Jangho Lee, a climate scientist at the University of Illinois)가 이끄는 연구팀은 미국 인구의 65%가 거주하는 106개 도시의 기후 관련 사망자 수를 분석해 미래 사망자 수를 예상했습니다.
연구팀에 따르면 1987년에서 2000년 사이 미국에서 추위와 더위 때문에 추가로 사망한 사람의 숫자는 연간 36,444명에 달했습니다. 이들 중 85%는 추위로 인한 사망이었으며 75% 이상이 75세 이상 노인이었습니다.
기본적으로 폭염보다 한파로 인한 사망자가 더 많기 때문에 기온이 오르면 관련 사망자가 줄어들 것으로 생각할 수 있으나 연구팀은 한 가지 중요한 변수가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바로 인구 고령화입니다. 지금은 미국 인구의 5%인 75세 이상 노인 인구는 이번 세기 말에는 크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인구 노령화와 잦아진 폭염은 기후 관련 사망자 숫자를 연간 20만 명까지 늘릴 것으로 예상됩니다. 평균 온도 3도는 많아 보이지 않지만, 육지의 온도는 바다보다 더 오르고 극단적인 폭염이 찾아올 가능성은 크게 높아지기 때문입니다. 사실 이미 유럽과 미국은 살인적 폭염이 체감할 수 있을 정도로 늘어나고 있습니다.
물론 사람도 이런 변화에 적응해 나갈 것입니다. 연구팀은 북부주에서 에어컨을 더 적극적으로 도입하는 등 변화가 있다면 예상 사망자가 28% 정도 줄어들 수 있다고 예측했습니다. 남부는 이미 에어컨이 많이 보급되어 있으나 북부 주들은 아직은 보급율이 낮은 편입니다. 그러나 기후 변화에 적응하기 위해서 결국 에어컨 보급률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기후 변화를 막기 위한 노력에도 현재까지 인류는 막대한 양의 온실가스를 대기 중으로 방출하고 있으며 의미 있는 배출량 감소는 수십 년 후에나 가능할 것입니다. 따라서 21세기 중반이나 그 이후까지 지구 온도는 계속 상승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 파장에 대한 예측과 대비가 필요한 이유입니다. 유래 없는 고령화를 겪는 우리 나라 역시 예외가 아닐 것입니다.
참고
Jangho Lee et al, Future Temperature‐Related Deaths in the U.S.: The Impact of Climate Change, Demographics, and Adaptation, GeoHealth (2023). DOI: 10.1029/2023GH0007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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