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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용 코로나 백신 개발 필요성을 역설한 과학자들

 



 현재 코로나 19 백신 접종이 전 세계적으로 이뤄지고 있지만, 변이 바이러스에 대한 우려가 여전한 상태입니다. 남아공에서는 변이 바이러스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거의 무력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에 따라 다른 백신으로 접종을 진행 중입니다. 백신 개발과 접종으로 올해 코로나 19가 완전히 종식되는 것이 아니라 앞으로 끊임 없는 백신 개발이 필요하다는 이야기입니다. 



 그런데 일부 과학자들이 코로나 19 백신의 업데이트에만 집중해서는 안된다고 주장하고 나섰습니다. 세계백신면역연합 (Gavi, The Vaccine Alliance)을 이끄는 웨인 코프 (Wayne Koff, head of the Human Vaccines Project)와 세스 버클리(Seth F. Berkley, chief executive officer of Gavi, The Vaccine Alliance)는 저널 사이언스에 기고한 글에서 범코로나바이러스 백신 (universal coronavirus vaccine)의 개발 필요성을 역설했습니다. 



 연구팀은 지난 20년 간 인류를 위협한 코로나 바이러스가 코로나 19만이 아니었다고 지적했습니다. 2002/2003년 사이 치명률 10%로 8000명의 생명을 앚아간 사스 (SARS-CoV-1)나 2012년부터 보고되어 무려 34%의 치명률을 보인 메르스 (Middle East respiratory syndrome coronavirus (MERS-CoV)) 도 박쥐에서 건너온 베타 코로나 바이러스의 일종입니다. 연구팀은 코로나 바이러스가 자연계에 매우 흔하다는 점과 종을 뛰어넘을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앞으로 새로운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이 생기지 말라는 법이 없다는 점을 경고했습니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미래에 등장할 코로나 바이러스까지 포함한 범용 코로나 바이러스 백신 개발이 쉬운 것은 아닙니다. 사스나 메르스의 경우 다행히 현재 유행하지 않기 때문에 역설적으로 백신 개발이 어렵습니다. 백신을 개발해도 임상 시험을 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아직 인간으로 전파되지 않은 잠재적 코로나바이러스 백신 역시 마찬가지 이유로 백신 개발이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현재 동물에 있는 코로나 바이러스의 유전자 지도를 만들고 여러 가지 코로나 바이러스에 대한 항체를 조사해 광범위한 코로나 바이러스에 대한 중화 능력을 지닌 항체를 찾아낼 수 있을지 모릅니다. 이런 기반 연구를 통해 앞으로 유행할 코로나 바이러스에 대한 백신과 치료제를 미리 개발하거나 혹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가 등장했을 때 지금보다 더 빨리 백신을 개발할 수 있을지 모릅니다. 



 연구팀은 이번 코로나 19 팬데믹으로 8-16조 달러의 경제적 손실이 발생했다면서 다음 번 대유행을 예방하는데, 1/500 이하의 비용만이 들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면서 지금부터 연구 데이터의 축적과 공유가 필요함을 역설했습니다. 사실 이는 당연한 이야기로 앞으로 다음 번 대유행을 막기 위해 국제 적인 연구 협력 및 공조가 적극적으로 이뤄질 것으로 예상합니다. 



 다음 번 대유행은 필연적으로 찾아오겠지만, 결국 인류는 이를 모두 극복할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참고 


https://medicalxpress.com/news/2021-02-scientists-universal-coronavirus-vaccine.html


https://science.sciencemag.org/content/371/6531/759


A universal coronavirus vaccine, Science,  19 Feb 2021: Vol. 371, Issue 6531, pp. 759, DOI: 10.1126/science.abh0447 , science.sciencemag.org/content/371/6531/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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