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aked mole rat Credit: Meghan Murphy, Smithsonian’s National Zoo, on Flickr)
벌거숭이 두더지쥐 혹은 벌거숭이뻐드렁니쥐(Heterocephalus glaber, Naked mole rat)은 매우 독특한 특징을 지닌 설치류로 과학자들의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벌거숭이두더지쥐는 다른 설치류와 달리 저산소 환경에 매우 강하며 화학적 통증에 대한 감각이 없고 수명이 매우 깁니다. 또 다른 특이한 사실은 암이 생기는 경우가 거의 없다는 것입니다.
케임브리지 대학 암 연구소의 파잘 하디 (Fazal Hadi, Cancer Research UK Cambridge Center,)가 이끄는 연구팀은 벌거숭이두더지쥐가 오랜 수명에도 불구하고 암이 잘 생기지 않는 이유를 알기 위해 인위적으로 암을 유발하는 유전자를 담은 바이러스를 주입했습니다. 연구팀 11마리의 벌거숭이두더지쥐의 5가지 장기 (장, 신장, 췌장, 폐, 피부)에서 추출한 79개의 세포주 (cell line)를 배양한 후 여기에 암을 유발하는 유전자를 주입하자 예상과는 달리 세포 증식과 암이 발생하는 것이 확인되었습니다. 비교를 위한 대조군인 쥐의 세포주와 동일한 반응이었습니다.
연구팀은 예상과는 달리 사실 벌거숭이두더지쥐의 암 내성이 세포 자체가 아닌 주변 미세 환경 (microenvironment) 때문이라고 해석했습니다. 면역 시스템을 포함한 미세 환경이 정상 세포가 무한 증식해 암 세포로 전이하는 것을 막거나 혹은 이미 변화를 일으킨 세포를 제거해 암이 생기지 않게 막아준다는 이야기입니다. 덕분에 최장 37년이라는 긴 수명에도 불구하고 암이 잘 생기지 않는 것입니다. 비슷한 크기의 설치류에 비해 놀랄 만큼 긴 수명을 지닌 벌거숭이두더지쥐가 장수할 수 있는 비결입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 결과가 암의 발생 기전을 이해하고 이를 예방하거나 치료하는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다만 그렇게 되기 위해서는 더 상세하고 정확한 기전에 대한 이해도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참고
https://medicalxpress.com/news/2020-07-secrets-naked-mole-rat-cancer-resistance.html
Fazal Hadi et al. Transformation of naked mole-rat cells, Nature (2020). DOI: 10.1038/s41586-020-2410-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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