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렘데시비르는 인공 호흡기 치료가 필요한 환자 등 중증 코로나 19 환자의 치료제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다만 공급이 부족해서 갑자가 중증 코로나 19 환자가 늘어날 경우 수급 문제가 불거질 수밖에 없습니다. 따라서 이를 중등도 코로나 19 환자 (경증이나 무증상은 당연히 치료가 필요없거나 대증 요법 정도) 사용한다는 것은 지금 당장에 급한 연구는 아니지만, 나중에 수급량이 많아지고 가격이 낮아질 때를 생각하면 의미 있는 연구 결과입니다.
렘데시비르 제조사인 길리어드 사이언스의 다아애나 브레이너드 박사 (Dr. Diana Brainard of Gilead Sciences)는 병원에 입원이 필요했던 중등도 코로나 19 환자 584명을 렘데시비르 5일, 10일 투여 실험군과 위약을 투여한 대조군으로 나눠 임상 경과, 사망 등 중요한 합병증 발생 등에서 차이를 보이는지 조사했습니다. 연구 대상자의 40% 이상은 당뇨 같은 만성 질환이 있었으며 평균 연령은 57세였습니다.
연구 결과 대조군의 2%, 5일 투여군의 2%, 10일 투여군의 1%가 사망했으나 사망자 수가 4명, 3명, 2명 정도로 통계적 차이를 판단하기에는 사망자 수가 적어 결론을 내리기 어려웠습니다. 연구팀은 5일 투여군에서 임상 경과가 다소 호전되는 것을 판단했으나 10일 투여군에서는 통계적 차이를 검증할 수 없었습니다. 결론적으로 말해 중등도 코로나 19 환자에서 렘데시비르 투여는 확실한 임상적 이득이 없었습니다.
5일 투여량만 해도 가격이 3120달러라는 점을 감안할 때 중등도 환자에서 렘데시비르 투여는 설령 공급이 원활하다고 해도 적절한 치료법이 아닌 것으로 판단됩니다. 더구나 지금처럼 공급이 불안해 중증 환자 투여 물량 확보가 아쉬운 상황에서는 말할 것도 없습니다. 이번 연구는 렘데시비르보다 효과가 뛰어나면서 저렴한 차세대 항바이러스 치료제의 필요성을 다시 보여준 것으로 생각됩니다.
여담이지만 FDA에 의해 긴급 승인된 혈장 치료제는 항바이러스 약물보다는 항체를 수혈하는 개념으로 사람마다 항체가 조금씩 다르고 인체에 들어가 보이는 반응도 크게 달라 궁극적인 치료제로 보기는 어렵습니다. 더구나 렘데시비르처럼 대조군과 실험군을 비교한 대규모 연구도 없다는 점이 큰 약점입니다.
다만 현재 개발 중인 단클론항체를 비롯해 효과적인 항체를 대량 생산하는 방식으로 개발되는 치료제는 보다 강력하고 일정한 치료 효과를 지닐 것으로 기대되고 있습니다. 또 렘데시비르처럼 기존 약물을 새로운 치료제로 발굴해 사용하거나 렘데시비르의 2세대에 해당하는 약물을 개발하는 등 여러 가지 시도가 이어지고 있어 시간이 지나면 더 많은 치료제가 개발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합니다.
참고
https://medicalxpress.com/news/2020-08-remdesivir-modest-benefit-moderate-covid-.html
댓글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