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병 관리 본부 및 국립보건연구원 면역병리센터 신경계바이러스과가 밝힌 '2012년도 국내 일본뇌염바이러스의 활동' 에 의하면 2012 년 확인된 일본 뇌염 환자는 총 20 명으로 2011 년의 3 명에 비해서 상당히 증가한 것으로 되어 있습니다. 이를 다시 일본 뇌염이 유행하는 것으로 보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으나 주의할 필요는 있습니다. (이전 일본 뇌염 관련 포스트는 http://blog.naver.com/jjy0501/100165187803 )
일본뇌염은 Flavivirus속 일본뇌염 바이러스에 의한 인수 공동 감염병으로 주로 작은빨간집모기(Culex tritaeniorhynchus) 를 비롯한 매개 곤충에 의해 매개되는 바이러스 뇌염입니다. 주로 동아시아와 태평양 연안 지역을 중심으로 발병하며 연간 3-5 만명이 감염되고 일단 뇌염이 발병하면 치사율이 20 - 30 % 에 이르며 회복 하더라도 1/3 정도는 신경학적 휴유증을 보이는 심각한 바이러스 질환입니다. 연간 사망자는 전세계 적으로 1 만명 정도로 추정됩니다.
(일본 뇌염 바이러스의 유행 지역. 최근 지구 온난화와 더불어 점차 매개 곤충인 Culex 모기의 서식지가 넓어질 수 있어 주의를 요함. Centers for Disease Control and Prevention, United States Department of Health and Human Services)
일본 뇌염이라고 하면 이제는 백신의 보급으로 국내에서는 사라진 것으로 오해하는 분들도 있으나 한국은 여전히 일본 뇌염 감염이 꾸준히 보고되고 있는 유행지역입니다. 이 바이러스가 백신의 보급에도 자연계에서 쉽게 사라지지 않는 이유는 바로 인수 공통 감염이기 때문입니다. 자연에서의 대표적인 증폭숙주는 돼지로 (이외에 왜가리도 숙주 가운데 하나) 돼지에서 감염되면 심각한 증상을 일으키는 경우는 별로 없더라도 이 돼지를 문 모기는 일본 뇌염 바이러스를 가지고 되며 다른 돼지에 이를 전파시켜 증폭시키게 됩니다.
2012 년 7 월에서 10 월 사이 국내에서 백신 접종을 받지 않은 돼지 1926 마리를 조사한 결과 11.8% 인 228 마리에서 항체 양성 결과를 확인했다고 합니다. 돼지와 야생 동물이 계속해서 자연계에서 숙주가 되기 때문에 이를 문 집모기들이 계속해서 감염 능력을 가지게 되는 것입니다. 다만 백신의 보급과 모기에 대한 방역 대책으로 인해 과거에 비해 감염된 모기 개체수 자체는 크게 감소했습니다.
실제로 작년에 보건 환경 연구원이 채집한 빨간 집모기 샘플 약 13000 마리에서 한건의 일본 뇌염 바이러스 양성 반응도 나오지 않았습니다. 다만 모기의 개체수는 우리 나라 인구 수와도 비교가 안될 만큼 많기 때문에 전체를 반영한 결과가 아니며 일본 뇌염 바이러스를 지닌 모기는 분명히 주변 환경에 존재하고 있습니다. 이 모기가 사람을 물면 감염될 수 있습니다.
일본 뇌염은 대개 감염이 되더라도 250 명 중 1 명 정도가 뇌염 증상을 보이게 되며 나머지는 모르고 넘어가는 불현성 감염입니다. 대부분의 환자는 소아에서 발생하며 1/2 이 4 세 미만이나 최근에는 백신이 널러 접종되면서 국내 에서 보고되는 환자는 성인이 더 많습니다. 2012 년의 경우 40 대 이상이 17 명, 30 대가 1 명, 3세 미만 (백신 접종을 받지 않음) 이 2 명이었습니다. 발생 시기는 발병일 기준으로 8월 중순에서 10 월 하순까지였습니다.
일본 뇌염이 심각한 문제를 일으키는 것은 특히 소아에서입니다. 만약 백신을 접종 받지 않았다면 뇌염 자체도 소아에서 잘 생기지만 사망할 가능성도 소아에서 훨씬 높습니다. 그러나 백신을 통해 효과적인 예방이 가능하므로 국가필수 예방 접종 사업에 이를 포함시켜 대부분이 취약 연령대의 소아들이 이를 접종받고 있습니다. 면역은 평생 유지되므로 백신을 접종 받은 후 추가 접종은 일반적으로 권장되지 않습니다. 불활성화 백신의 표준 접종 방법 (2011) 은
가) 불활성화 백신 표준 접종방법
◦ 생후 12~23개월에 해당하는 모든 소아에게 7~30일 간격으로 2회 접종
◦ 2차접종 12개월 후 3차접종
◦ 추가접종은 만 6세와 만 12세에 각 1회 접종
나) 기초접종이 지연된 경우
◦ 지연된 경우 처음부터 다시 접종하지 않고 남은 횟수만 접종
다) 4세 이후에 3차 접종을 하는 경우
◦ 12세에 1회만 추가접종
라) 10세 이후에 3차 접종을 하는 경우
◦ 더 이상 추가접종 하지 않음
마) 11세 이후에 처음 접종하는 경우
◦ 나이에 관계없이 기초 3회만 접종
입니다. 대개는 15 세 이상에서는 백신 접종으로 항체가 있든지 불현성 감염으로 인해 면역을 가진 경우가 많습니다.
국내에서 일본 뇌염은 1949 년 5616 명의 환자가 발생해서 이중 2729 명이 사망했으며 1958 년에 6897 명의 환자가 발생하여 2177 명이 사망하는 대유행이 있었습니다. 60 년에도 매년 1000 - 3000 명이 환자가 발생 이중 300 - 900 명이 매년 사망하는 등 국내에서도 과거 꽤 문제가 되던 감염병이었으나 1971 년 백신이 처음으로 보급되고 이후 모기에 대한 방역 사업이 진행되면서 현재는 거의 환자를 볼 수 없게된 질환입니다. 하지만 없어진 것은 분명 아닙니다.
2010 년에도 26 명이나 환자가 보고되어 보건 당국이 긴장한 바 있었고 2011 년에는 3 명으로 예년 수준을 유지했다가 2012 년 다시 20 명으로 증가되어 보건 당국이 계속해서 이를 감시하고 있습니다. 대유행의 재발 조짐이라곤 할 수 없지만 대개 10 명 미만이던 환자수가 늘어난 것은 반갑지만은 않은 소식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기본적으로는 어렸을 때 부모님이 자녀들의 예방 접종에 신경을 써서 반드시 접종을 받도록 해야 하며 가능하면 모기에 물리지 않도록 - 특히 여름철 야간에 야외 활동에 주의하는 - 자세가 필요합니다. 위에 있듯이 만약 기초 접종이 지연되었다고 해도 접종을 포기할 필요가 없으며 남은 횟수만 접종하면 됩니다.
참고
2012 년도 국내 일본 뇌염 바이러스 활동. 국립 보건 연구원 면역병리 센터 신경계 바이러스과
2011 예방 접종 대상 감염병의 역학과 관리 : 예방 접종 실시 기준 및 방법. 질병 관리 본부/대한 의사 협회/ 예방 접종 전문 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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