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 콘텐츠로 건너뛰기

사해 바닥에 있는 소금 기둥 같은 화이트 스모커

 



(In situ images of the chimney clusters. Solitary "needle" at Darga spot (a); Most chimneys exhibit pronounced growth in girth and a clubbed, sinter-like crown (b); chimneys smoke due to buoyancy of chimney brine, whose density is lower than that of the Dead Sea brine, resulting in schlieren, the colorless smoke (c); chimneys in Jake's Bay grow up to 7 m height, older parts are covered by suspended brownish sediments, while white parts are fresh developments (d); Assemblage of youngest chimneys of decimetre length, showing abundantly spiky dendritic crystallizations (e). Credit: Science of The Total Environment (2024). DOI: 10.1016/j.scitotenv.2024.176752)



(An individual submarine chimney at a depth of roughly 30 m. Credit: UFZ)




(Entrance area to Mineral Beach on the Dead Sea. The sinkhole formed overnight and fortunately no one was injured. Credit: UFZ)

이스라엘, 요르단, 팔레스타인 서안 지구 사이에 위치한 사해 (Dead Sea)는 사실 서울시 면적의 호수로 세상에서 가장 짠 호수로 유명합니다. 고도가 해수면보다 438m나 낮고 강수량이 적은 건조지대에 있다보니 들어온 물이 나가지 못하고 계속 증발해 염도가 높아진 것으로 염도가 바닷물의 10배인 34%에 달합니다.

이렇게 염분이 많는 환경이다보니 주변에는 소금 기둥이 발견되는데, 이중 하나가 성경에 나오는 롯의 아내라는 전설이 있고 본래 소돔과 고모라가 있던 장소라는 전설도 있습니다.

그런데 사해에 대해서 잘 알려지지 않은 사실 중 하나는 호수 아래에 자라나는 소금 굴뚝이 있다는 것입니다. 이 소금 굴뚝은 상대적으로 염분이 낮은 지하수가 뿜어져 나오는 곳으로 호수가 마르면서 이들 중 일부가 육지로 드러난 것이 소금 기둥의 정체 중 하나로 보입니다.

독일 헬름홀츠 환경 연구소 (Helmholtz Centre for Environmental Research (UFZ)) 크리스티안 시버트 박사 (Dr. Christian Siebert)가 이끄는 연구팀은 이 소금 굴뚝에 대해 조사했습니다.

연구팀에 따르면 이 소금 굴뚝에서 나온 물은 주변에서 흘러들오오는 지하수입니다. 이 지하수가 암염층에서 막혀 위로 올라오는데, 역시 짠물이지만, 증발에 의해 염도가 더 올라간 사해의 물보다 염도가 낮다보니 밀도가 낮아 위로 상승합니다. 그러면 염분 결정이 이 상승류에는 침착하지 못하고 주변으로 쌓이면서 기둥이 만들어집니다.

이 구조는 마치 심해에 있는 열수분출공 (블랙 스모커)와 비슷한데, 흰색이기 때문에 화이트 스모커로 불리고 있습니다. 화이트 스모커 주변에는 상대적으로 염도가 낮아 좀 다른 미생물 생태계가 존재한다고 합니다.

하지만 블랙 스모커와 달리 화이트 스모커는 위험을 경고하는 존재이기도 합니다. 화이트 스모커가 많이 생긴다는 것은 지하수가 땅속에 있는 대수층에서 그만큼 많이 빠진다는 것으로 싱크홀 위험도가 커진다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주변에 위험한 싱크홀이 생기기도 했습니다. 특히 최근에는 사해의 수위가 매년 1m 씩 하락하면서 싱크홀 위험도는 그만큼 더 커지고 있습니다.

화이트 스모커는 하루에 수 cm 씩 자랄 수 있으며 대개는 1-2m 정도 높이지만, 아주 큰 것은 7m나 자랄 수 있습니다. 만약 고대인들이 이 사실을 알았다면 더 다양한 신화와 전설이 생기지 않았을까 생각해 봅니다.

참고

https://phys.org/news/2024-11-white-smokers-lake-floor-spectacular.html

C. Siebert et al, A new type of submarine chimneys built of halite, Science of The Total Environment (2024). DOI: 10.1016/j.scitotenv.2024.176752

댓글

이 블로그의 인기 게시물

통계 공부는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까?

 사실 저도 통계 전문가가 아니기 때문에 이런 주제로 글을 쓰기가 다소 애매하지만, 그래도 누군가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해서 글을 올려봅니다. 통계학, 특히 수학적인 의미에서의 통계학을 공부하게 되는 계기는 사람마다 다르긴 하겠지만, 아마도 비교적 흔하고 난감한 경우는 논문을 써야 하는 경우일 것입니다. 오늘날의 학문적 연구는 집단간 혹은 방법간의 차이가 있다는 것을 객관적으로 보여줘야 하는데, 그려면 불가피하게 통계적인 방법을 쓸 수 밖에 없게 됩니다. 이런 이유로 분야와 주제에 따라서는 아닌 경우도 있겠지만, 상당수 논문에서는 통계학이 들어가게 됩니다.   문제는 데이터를 처리하고 분석하는 방법을 익히는 데도 상당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는 점입니다. 물론 대부분의 학과에서 통계 수업이 들어가기는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대학 학부 과정에서는 대부분 논문 제출이 필요없거나 필요하다고 해도 그렇게 높은 수준을 요구하지 않지만, 대학원 이상 과정에서는 SCI/SCIE 급 논문이 필요하게 되어 처음 논문을 작성하는 입장에서는 상당히 부담되는 상황에 놓이게 됩니다.  그리고 이후 논문을 계속해서 쓰게 될 경우 통계 문제는 항상 나를 따라다니면서 괴롭히게 될 것입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간혹 통계 공부를 어떻게 하는 것이 좋겠냐는 질문이 들어옵니다. 사실 저는 통계 전문가라고 하기에는 실력은 모자라지만, 대신 앞서서 삽질을 한 경험이 있기 때문에 몇 가지 조언을 해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1. 입문자를 위한 책을 추천해달라  사실 예습을 위해서 미리 공부하는 것은 추천하지 않습니다. 기본적인 통계는 학과별로 다르지 않더라도 주로 쓰는 분석방법은 분야별로 상당한 차이가 있을 수 있어 결국은 자신이 주로 하는 부분을 잘 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학과 커리큘럼에 들어있는 통계 수업을 듣는 것이 더 유리합니다. 잘 쓰지도 않을 방법을 열심히 공부하는 것은 아무래도 효율

150년 만에 다시 울린 희귀 곤충의 울음 소리

  ( The katydid Prophalangopsis obscura has been lost since it was first collected, with new evidence suggesting cold areas of Northern India and Tibet may be the species' habitat. Credit: Charlie Woodrow, licensed under CC BY 4.0 ) ( The Museum's specimen of P. obscura is the only confirmed member of the species in existence. Image . Credit: The Trustees of the Natural History Museum, London )  과학자들이 1869년 처음 보고된 후 지금까지 소식이 끊긴 오래 전 희귀 곤충의 울음 소리를 재현하는데 성공했습니다. 프로팔랑곱시스 옵스큐라 ( Prophalangopsis obscura)는 이상한 이름만큼이나 이상한 곤충으로 매우 희귀한 메뚜기목 곤충입니다. 친척인 여치나 메뚜기와는 오래전 갈라진 독자 그룹으로 매우 큰 날개를 지니고 있으며 인도와 티벳의 고산 지대에 사는 것으로 보입니다.   유일한 표본은 수컷 성체로 2005년에 암컷으로 생각되는 2마리가 추가로 발견되긴 했으나 정확히 같은 종인지는 다소 미지수인 상태입니다. 현재까지 확실한 표본은 수컷 성체 한 마리가 전부인 미스터리 곤충인 셈입니다.   하지만 과학자들은 그 형태를 볼 때 이들 역시 울음 소리를 통해 짝짓기에서 암컷을 유인했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그런데 높은 고산 지대에서 먼 거리를 이동하는 곤충이기 때문에 낮은 피치의 울음 소리를 냈을 것으로 보입니다. 문제는 이런 소리는 암컷 만이 아니라 박쥐도 잘 듣는다는 것입니다. 사실 이들은 중생대 쥐라기 부터 존재했던 그룹으로 당시에는 박쥐가 없어 이런 방식이 잘 통했을 것입니다. 하지만 신생대에 박쥐가 등장하면서 플로팔랑곱

9000년 전 소녀의 모습을 복원하다.

( The final reconstruction. Credit: Oscar Nilsson )  그리스 아테나 대학과 스웨덴 연구자들이 1993년 발견된 선사 시대 소녀의 모습을 마치 살아있는 것처럼 복원하는데 성공했습니다. 이 유골은 그리스의 테살리아 지역의 테오페트라 동굴 ( Theopetra Cave )에서 발견된 것으로 연대는 9000년 전으로 추정됩니다. 유골의 주인공은 15-18세 사이의 소녀로 정확한 사인은 알 수 없으나 괴혈병, 빈혈, 관절 질환을 앓고 있었던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이 소녀가 살았던 시기는 유럽 지역에서 수렵 채집인이 초기 농경으로 이전하는 시기였습니다. 다른 시기와 마찬가지로 이 시기의 사람들도 젊은 시절에 다양한 질환에 시달렸을 것이며 평균 수명 역시 매우 짧았을 것입니다. 비록 젊은 나이에 죽기는 했지만, 당시에는 이런 경우가 드물지 않았을 것이라는 이야기죠.   아무튼 문명의 새벽에 해당하는 시점에 살았기 때문에 이 소녀는 Dawn (그리스어로는  Avgi)라고 이름지어졌다고 합니다. 연구팀은 유골에 대한 상세한 스캔과 3D 프린팅 기술을 적용해서 살아있을 당시의 모습을 매우 현실적으로 복원했습니다. 그리고 그 결과 나타난 모습은.... 당시의 거친 환경을 보여주는 듯 합니다. 긴 턱은 당시를 살았던 사람이 대부분 그랬듯이 질긴 먹이를 오래 씹기 위한 것으로 보입니다.   강하고 억센 10대 소녀(?)의 모습은 당시 살아남기 위해서는 강해야 했다는 점을 말해주는 듯 합니다. 이렇게 억세보이는 주인공이라도 당시에는 전염병이나 혹은 기아에서 자유롭지는 못했기 때문에 결국 평균 수명은 길지 못했겠죠. 외모 만으로 평가해서는 안되겠지만, 당시의 거친 시대상을 보여주는 듯 해 흥미롭습니다.   참고  https://phys.org/news/2018-01-teenage-girl-years-reconstructed.html